청와대가 공직사회와 친인척 관리를 강화하는 쪽으로 대통령실을 개편한다.
21일 청와대가 내놓은 대통령실 조직개편안에 따르면, 각각 민정1비서관과 민정2비서관 아래에 있던 감사팀과 공직기강팀을 민정수석 직보 체제로 바꾸고, 민정1비서관의 친인척 관리 기능도 강화한다.
이러한 개편은 지난해 대통령 부인의 사촌 언니인 김옥희씨가 비례대표 공천을 대가로 거액의 돈을 받고, 최근 한상률 전 국세청장을 둘러싸고 그림·인사 로비 의혹이 불거진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왕비서관'으로 불릴 정도로 권력핵심 실세인 박영준 전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에 임명함으로써 관료사회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바 있다.
지역발전비서관 신설은 '4대강 살리기'용?또한, 국정기획수석실에 지역발전비서관을 신설한다. '지역발전 정책을 강화하겠다'는 명분을 내걸고 있지만, 이 대통령이 '녹색뉴딜정책'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살리기'에 역점을 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청와대도 지역발전비서관의 업무 중 하나로 '4대강 살리기 정책'을 적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비상경제상황실과 금융팀을 신설한다. 한시조직으로 운영될 비상경제상황실장에는 지난 7일 이수원 기획재정부 재정업무관리관이 임명된 바 있다. 금융·구조조정·G20 등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할 금융팀은 경제수석실 아래 설치한다.
청와대는 "비상경제상황실의 경우 6개월 후 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부 비서관실의 명칭도 바뀐다. 경제금융비서관은 경제비서관으로, 국책과제비서관은 국정과제비서관으로, 과학비서관은 과학기술비서관으로, 대변인실의 부대변인1은 부대변인으로, 부대변인2는 춘추관장으로 바뀐다.
대통령실 개편과 관련, 청와대는 "경제위 등 상황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새로운 국정 아젠다 추진 등 국정운영을 원활히 보좌하기 위해 대통령실 조직을 일부 개편한다"며 "대대적인 조직개편보다는 꼭 필요한 부분만 신설 또는 기능을 강화하고 일하는 방식 개선 등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경제-임종룡, 국정과제-김동연, 지역발전-오정규한편, 청와대는 전날(20일)에 이어 3개 청와대 비서관 인사를 단행했다.
경제비서관에 임종룡(50)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을, 국정과제비서관에 김동연(52)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을, 지역발전비서관에 오정규 국가균형발전위 기획단장을 각각 임명했다.
임종룡 비서관(연세대 경제학과 졸)은 재경부 금융정책심의관·경제정책국장, 김동연 비서관(국제대 법학과 졸)은 기획예산처 재정정책기획관과 청와대 재정경제비서관, 오정규 비서관(서울대 경영학과 졸)은 지식경제부 무역정책관과 청와대 국책과제2비서관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