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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서도 촛불이 다시 모였다. 경남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는 21일 저녁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하루 전날 새벽 희생된 서울 용산 철거민들을 추모하기 위해 50여 명이 모여 촛불을 들었다.

 

이곳에서 촛불문화제가 열리기는 지난 해 10월 16일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창원시민들은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외치며 이곳에서 36차에 걸쳐 촛불집회를 열었다. 석 달만에 든 촛불은 용산 철거민 참사와 관련된 것이다.

 

민생민주주의창원회의는 이날 오후 6시부터 1시간가량 '용산 철거민 투쟁 희생자 추모 및 이명박 정부 규탄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당시 현장을 담은 영상물을 상영하자 지나가거나 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리던 시민까지 모여 들어 구경하기도 했다.

 

이날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을 한 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따라 불렀다. 자유발언에 이어 송경동 시인이 쓴 "살인폭력정권 이명박은 당장 물러나라"는 제목의 시를 낭송했다.

 

참가자들은 "철거민 폭력진압 위해 만든 경찰 특공대", "가난한 사람들 죽음으로 내모는 이명박의 법과 원칙 : 경찰폭력", "서민 불태워 죽이는 MB정권 반대한다", "가난이 죽을 죄인가"라고 쓴 종이피켓을 들고 있었다.

 

이날 사회를 본 장성국씨는 "철거민들은 생존권을 보장해 달라는 요구를 했는데도 정부와 경찰은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서민들을 폭도로 규정하고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지난해 광우병 파동 때부터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았고, 그 결과 국민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말했다.

 

 

이병하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사람을 죽이는 경찰이 있으면 군인이 나와서 싸워야 한다는 말까지 하고 싶을 정도"라며 "철거민들은 협상을 하자고 하는데도 경찰은 강제진압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경찰은 설이 지나고 나면 은근슬쩍 넘어갈지 모르며, 신원도 밝혀지지 않았는데 현장을 정리하고, 유가족도 없이 부검을 했다"면서 "심지어 서민을 불에 태워 죽인 그 책임자를 찾아내서 불에 태워 죽여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덧붙였다.

 

 

김대하씨는 "처참한 사건이 새해 벽두부터 벌어졌는데, 이명박 정부는 국민과 전쟁을 선포하고 있다"면서 "자기 집에서 살아보겠다고 하는 서민들에게 물대포를 쏠 수 있나. 더 이상 희생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민생민주경남회의는 22일 저녁 이곳에서 촛불문화제를 연다. 이 단체는 설날 연휴를 마친 뒤에도 촛불문화제를 계속 열 것인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한편 부산 서면에서도 20일 저녁에 이어 21일 저녁 상당수 시민들이 모여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태그:#용산철거민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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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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