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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경북 지역의 유일한 대안학교인 달구벌 고등학교(2004년 3월 인가)가 교사 징계로 몸살을 앓고 있다.

 

ㄱ 교사(국어)는 지난해 촛불정국이 한창 뜨거워질 무렵 촛불시위를 조사해 온 학생들에게 5점에서 많게는 10점까지 가산점을 부여했다. 이로 인해 달구벌고는 지난해 11월 21일 교육청 특별장학지도를 받고 교사 임의대로 성적처리를 한 것에 대해 시정하라는 조치를 받았다.

 

ㄱ교사는 ▲ 촛불시위에 참가한 학생들에게 가산점을 부여한 점 ▲ 시험을 치르기 싫다는 학생들에게 학력평가 시험지를 주지 않은 점 ▶ 불온서적을 읽어보고 판단하자는 취지의 글을 자유게시판에 올린 점 등을 이유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뒤 파면됐다.

 

이 학교 ㄴ교사(도덕)도 국민공통기본교과인 도덕 교과서를 사용하지 않고 부교재만으로 수업(인권수업, 소수자에 관련된 수업 등)을 한 것이 문제가 되어 해임됐다.

 

ㄱ교사는 "촛불에 대한 찬반논란이 한창일 때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의 수행평가 성적이 부진하여 촛불에 대한 찬반을 스스로 결정하도록 수행평가를 내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ㄴ교사는 교과서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은 점에 대해 "교과서를 사용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2005년 당시 교장 선생님과 수업협의를 해 인권과 소수에 대한 배려라는 수업을 중점적으로 해온 것"이라면서 "이런 수업이 해임 사유가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이 학교 홈페이지에서 끊임없는 논쟁을 벌이고 일부 학생들은 교사 징계 철회를 요구하며 교문 앞에서 연좌농성을 하기도 했다.

 

이사회로부터 최종 징계 통보를 받은 두 교사는 "우리의 잘못은 인정하나 징계 수위가 너무 가혹하고 소명조차 제대로 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학교측 관계자는 "촛불집회에 참석한 학생들에게 가산점을 부여한 것은 촛불집회에 참석하지 않은 학생들의 권리를 박탈한 것"이라 강조하면서 "학기 초에 계획에도 없던 수행평가를 치르고, 촛불집회 참석 유무를 떠나 줄 수 없는 점수를 주었기에 고의적인 성적조작(불공정한 성적평가)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학교측 관계자는 이외에도 ▲ 전국시도연합학력평가(소위 일제고사) 시험 감독 소홀 ▲ 학교장 명령거부·복무지침 위반(근무·연수 불이행 건) ▲ 교사회 불참 및 홈페이지 게시글 건 등도 문제라고 말했다.

 

징계에 찬성을 한 한 학부모는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처음에는 교사의 파면, 해임까지 고려한 것은 아니었으나 두 분 교사들이 반성함이 없이 자신들의 주장만 고집하고 있어 불가피하게 징계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징계 일지

2008년

 

10월 27일  학교장이 이사회에 징계신청

12월  9일  징계의원회 개최

12월 19일  징계의결요구 결의/징계 대상자에게 징계사유서 송부

12월 24일 징계위원회 개최- 징계대상자 심문 및 의결

 

2009년

 

1월 9일 이사회 개최 및 징계의결

1월 12일 징계처분 사유서 배달증명(징계대상자)

1월 14일 징계처분 교원현황 교육청 보고

한 학생회 간부는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두 분 교사들은 저희들에게 가장 존경받는 선생님들인데 왜 학교가 나서서 징계를 하려고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걱정했다.

 

비상대책위원회 학부모 백 아무개씨는 "두 명의 교사를 직접 만난 자리(1월 17일)에서 설명을 충분히 들었다"라면서 "선생님들이 복직되도록 끝까지 구명활동을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일부 학부모들과 학생회를 중심으로 교사 징계를 철회할 방법을 강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교사에 대한 학교측의 징계가 과하다고 여긴 일부 학부모들은 가칭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교사들의 구명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달구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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