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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교섭위원 해고한 덕산 대표이사는 포스코 노무부장 출신입니다, 광양시민 여러분! 부당하게 해고된 포스코 하청노동자가 작업현장으로 돌아가게 도와주세요, 포스코는 노사평화선언 운운하지 말고 해고된 사내 하청노동자를 복직시켜라."

 

햇볕은 생각보다 따뜻했지만, 도로 아스팔트는 그래도 차가웠다. 마음만은 따뜻해야 할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을 앞두고 일곱 걸음에 한번씩 절을 하는 노동자들의 마음 또한 잔뜩 굳어 있는 듯 했다. 일곱 걸음마다 "해고자를 복직하라"고 외치는 그들의 얼굴만은 점점 붉게 달아올랐다.

 

"1년 6개월만에 복직, 다시 이틀만에 해고"

 

민주노총 금속노조 광양지회 노동자들이 22일 광양시에서 '포스코 사내 하청 해고자 원직 복직 촉구를 위한 7보 1배' 행진을 벌였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협력사 노동자 등 40여명은 광양시청 앞에서 '부당 해고와 노조 말살 중단'을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갖고, 포스코 하청회사인 (주)덕산과 (주)이레코의 해고노동자들을 즉각 복직시키라고 요구했다.

 

"(주)DSC(덕산)의 김상철 분회장 외 노조간부 2명은 2007년 사측이 요구한 기업노조 전환과 항구적인 교섭권 위임,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기본권 포기 선언을 조합에서 거부하여 이를 빌미로 부당하게 해고되었고, (주)이레코에서 해고된 권재현 분회장은 2007년 3월 해고통보를 받은 뒤 1년 6개월만에 현장으로 복직되었지만, 다음날인 25일 복직된 지 이틀만에 해고라는 비인간적인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날 7보 1배 행진에 나선 노동자들은 오는 2010년 복수노조 금지가 풀리는 것을 앞두고 사측에서 금속노조 탈퇴를 요구하고 있으며, 그 배후에는 단체교섭권 위임과 단체행동을 포기하는 내용이 담겨있는 노사산업평화선언을 하청업체에 강요하는 포스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진성 금속노조 광양지회 조직부장은 "덕산이나 이레코 위에는 노조를 관리하고 탄압했던 포스코라는 거대 공룡자본이 있으며, 이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10년 넘게 자행되고 있다"면서 "포스코가 이렇게 하는 이상, 이곳의 노동자들은 계속적으로 탄압 받을 수밖에 없다. 포스코의 잘못된 만행을 전국에 알리기 위해 투쟁을 계속해나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스코 주도 노사산업평화선언, 사실상 노조 말살 요구"

 

안지훈 금속노조 광양지회 지회장은 "포스코가 주도하고 있는 노사산업평화선언은 최근 노동부 주도 선언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라며 "그 이면에는 민주노총 탈퇴, 단체교섭권 위임, 단체행동 포기 등 사실상 노조를 말살시키는 요구 내용이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안 지회장은 "이와 같은 포스코 측 요구를 계약상의 불이익을 고려해야 하는 하청회사로서는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사내 하청업체들과의 계약과정에서 평가항목에 기존 20% 비중을 차지했던 노사관계를 작년부터 30%로 상향조정하면서 이와 같은 상황이 훨씬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안 지회장은 "이와 같은 노조 말살 정책으로 인해 지역지회 조합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삼화산업의 경우 한때 2백명에 이르렀던 노조원이 불과 1년 만에 80명밖에 남지 않았다"며 "지난 1년 동안 법적 투쟁과 구제 신청 등을 통해 복직을 요구했으나, 앞으로는 상경투쟁 등 전국적인 선전전을 통해 투쟁 강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로케트전기 해고노동자들의 복직투쟁을 총괄하고 있는 안병주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지회장도 이날 7보 1배에 참석하여 "한쪽은 11년 일한 노동자를 2시간만에 해고시킨 자본이고, 또 한쪽은 평생을 바쳐 일한 50세가 넘는 노동자를 이틀만에 해고시킨 자본이란 점에서 로케트와 너무 닮았다"며 "비인간적인 자본에 맞서 함께 투쟁해 나가자"고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태그:#포스코, #해고, #제철소, #금속노조, #광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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