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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 여대생 살인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용의자의 증거인멸시도가 도리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말하고 "논란이 됐던 네티즌 수사는 활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현재까지는 추가 범행이 나온 것이 없으며 용의자가 새로 포맷한 하드 디스크를 복구중"이라면서 "용의자가 증거 인멸을 위해 불태운 차량에서 해머와 쇠사슬 목장갑 테이프 등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경찰은 사건 발생 37일만인 24일 오후 유력한 용의자 강아무씨(38)를 검거해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으며, 실종됐던 여대생은 25일 오전 8시 안산시 본오동의 한적한 논두렁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의 한 관계자는 25일 오후 안산 상록경찰서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여죄를 추궁중이지만 현재까지 특별히 나온 것은 없다면서 범행동기에 대해 용의자는 우발적으로 벌인 일이라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죽일 생각이 없었으나 신고가 두려워 살해했다고 증언하고 있다는 것.

 

또 범행 후의 증거를 인멸하려는 행동은 매우 치밀했지만 현재로서는 범행을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은 군포 보건소에서 용의자가 현금을 인출했던 은행 주변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고 CCTV에 찍힌 7000여대의 차량을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 중에서 1200여대로 대상을 압축해 대면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용의자를 검거하게 됐다는 것이다.

 

용의자 강씨는 1월 22일 경찰이 찾아가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본인 진술과 행적에 대한 신빙성이 의심되면서 강력한 용의자로 부상했다고 한다. "군포에서 아는 사람을 만난 후 못 만나고 돌아왔다"고 했는데, 알리바이가 의심되는 부분이 많았다는 것.

 

이에 따라 경찰은 23일 수색영장을 신청, 압수수색을 하려는 과정에서 24일 용의자가 집 옆에 세워둔 차량을 불태우면서 더욱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수사 과정의 어려움에 대해 "실종사건은 범행 현장이 없기 때문에 범인을 구속 후 재구성을 해야 한다며 공개수사로 전환했지만 제보가 없었고, CCTV 화질이 떨어지거나 기한이 지나 화면이 없어진 부분도 있어 힘들었다"고 전했다.

 

포털에 군포 여대생 실종 사건을 검색어로 입력한 네티즌 수사 논란에 대해서는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 제한적으로나마 엄격한 법 절차에 따라 수사할 수 있는 부분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인권 사생활 침해 논란 있지만 폐쇄회로 TV 늘려야"

 

다음은 수사 실무자인  경기 경찰청 폭력계장 나원오 경정과의 일문 일답

 

- 용의자를 조사 중인데 이번 사건 외 여죄는 더 나온 것이 없나?

"아직까지 추가 범행에 대해 나온 것은 없다. 1차 조사는 죽인 것 맞느냐, 어디다 묻었냐?를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고 여죄 부분은 계속 수사해 봐야 할 부분이다."

 

- 컴퓨터 하드 디스크 및 범행 차량 방화 등 증거인멸 시도가 있었는데?

"하드 디스크는 현재 복구 중이다. 그런데 본인이 지운 것은 아니라고 한다. 아들이 지웠을 것이라 이야기하고 있다. 용의자는 상처 후 아들 둘과 함께 살고 있으며 아들은 15~16세 정도의 나이다.

 

용의 선상에 오른 사람이 차량 방화를 통한 증거 인멸을 시도한 것은 우리로서는 고마울 수밖에 없었던 부분이다. 차 안에서는 해머와 쇠스랑 쇠사슬 테이프 목장갑 등이 발견됐다."

 

- 용의자 조사 및 검거하게 된 과정은?

"예상 이동 시간과 거리, 장소 등 범행 가능한 차량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범행 예상 지역 주변을 지나간 7000여대의 차량을 대상으로 했다. 그 중에서 1200여대에 대해 중점적인 확인 작업을 벌였다. 용의자가 범행에 사용한 차(에쿠스)는 어머니 소유라 1차 대상에서는 제외됐었다. 용의 선상에 오른 사람들을 대상으로 형사들이 직접 찾아가 이야기를 듣는 대면조사를 진행했다. 그런데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졌다. 그래서 1월 23일 수색을 신청했는데, 24일에 차를 불태운 것이다. 머리카락 등 단서가 될 만한 것들을 없애려는 목적이었던 것 같다."

 

- 금품을 목적으로 벌인 범행은 아니었나? 범행 동기는 무엇이라 말하고 있는지.

"여자를 보고 마음이 생겨서 범행했다고 한다. 신용카드를 보니 돈 욕심도 생겼던 것 같다. 그렇다고 범인이 하루하루 먹고 살기 힘든 사람은 아니다. 일부 공과금 밀린 것도 있고 빚도 있지만 억대 재산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피해자의 카드로 은행서 인출한 70만원도 특별히 쓰지 않았다고 한다. 소지하고 있는 현금만 해도 몇 백만 원 정도 됐다. 본인은 우발적이라고 이야기한다. 처음에는 죽일 의도가 없었는데 신고가 두려워 죽였다고 한다. 피해자가 착용하고 있던 목걸이나 팔찌 등은 발견 당시 그대로 있었다."

 

- 성폭행 흔적이 있는 것인가?

"그런 질문은 고인의 명예와 관련돼 있는 사안이기에 답변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본다."

 

- 범행을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한 흔적은 없는지?

"계속 조사해 봐야 할 부분이지만 현재까지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다만 범행 후에는 치밀하게 대처한 것이 분명하다. 돈을 찾을 때 쓴 가발은 몇 년 전에 주웠다고 하는데, 아직 확인은 안됐다. 계속 수사해야 될 사안이다. 영장은 오후 중 신청된다."

 

- 수사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실종 사건이라는 것이 범행 현장이 없는 것이라 범인 구속 후 재구성을 해 봐야 한다. 공개 수사로 전환했음에도 아무런 제보가 없어 힘들었고, CCTV들도 화질이 떨어지거나 시일이 많이 지나 기억이 안 돼 있는 경우도 많았다. 인권과 사생활 침해 논란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범죄예방을 위해서라도 CCTV를 많이 늘렸으면 한다."

 

- 네티즌 수사와 관련해 논란이 많았는데, 그런 수사기법을 계속 활용할 것인가.

"필요한 경우 네티즌 수사를 하려고 했지만 이번에 활용하지는 않았다. 다만 제한적으로나마 법적으로 엄격하게 적법절차에 따른 수사는 할 수 있을 것이다."


#군포 여대생 실종#경찰#수사#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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