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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29일 오후 6시 20분]

 

KBS PD협·기협 "재심 결과 받아들일 수 없다"

"법적 소송 할 것"... 제작거부는 잠정 중단

 

"오늘은 이겼다. 내일도 이기자!"

"아직도 배고프다. 다음 달에 각오하라!"

"싸움은 안 끝났다. 2월에 두고 보자!"

 

전면 제작거부 투쟁 반나절 만에 거둔 '작은 승리'에 KBS 본관 2층 '민주광장'에 모인 PD·기자 300여 명이 환호했다. 그러나 투쟁은 종료되지 않았다. KBS PD협회와 기자협회는 특별인사위원회의 재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언했다. 단지 제작거부 투쟁은 29일 오후 6시부터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김덕재 KBS PD협회장은 "사측이 징계 수위를 낮췄지만 우리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앞으로 이 투쟁을 부당징계 백지화투쟁으로 전환하고 징계 당사자들과 함께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 협회장은 이어 "우리가 요구했던 것은 징계 완전 철회와 책임자 문책, 그리고 회사의 사과였다"며 "제작거부는 잠정 중단하고 다른 방식으로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말하고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오늘 얻은 것 역시 작은 승리로 볼 수 있지만 이것은 종착점이 아니다. 이번 투쟁으로 얻은 가장 큰 승리는 어쩌면 우리 자신이다. 그동안 회사에 억눌려 있던 우리가 우리 자신을 변화시키고 이렇게 모여 위험을 무릅쓰고 전선에 나서는 것. 회사와 방송장악을 꿈꾸는 이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다. 이제 이 힘을 바탕으로 계속 싸울 것이다. 더불어 2월에 있을 방송법 개악, 방송장악의 헛꿈을 꾸는 이들이 감히 범접치 못하도록 싸울 것이다."

 

민필규 KBS 기자협회장은 "목적은 이루지 못했지만 이병순 사장 취임 이후 자율성을 옥죄어오던 사측의 일방적인 독주를 막아냈고, 우리가 이만큼 싸울 수 있다는 자신감과 투쟁동력을 확인했다"며 이번 제작거부 투쟁을 평가했다.

 

민 회장은 이어 "이번 투쟁을 통해 향후 투쟁을 이어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비대위 체제를 유지하고 KBS를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회사로 만들어가는 데 전력하겠다"고 밝혔다.

 

 

"재심 받아들일 수 없어... 다시 파면·해임당해도 양심과 영혼 팔지 않겠다"

 

김현석 기자, 양승동 PD, 성재호 기자 등 징계 당사자들도 이번 재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법적 소송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특별인사위원회가 이날 결론을 내놓으면서 사측이 배포한 보도자료가 조작됐다고 지적했다. KBS는 이날 오후 이들의 징계 수위를 대폭 낮추며 "(재심을 청구한 이들이) 불상사에 대해 책임을 느끼고 유감 표명과 재발방지 노력 등 원심과 달리 개전의 정을 보였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 문구는 징계 당사자들의 항의 직후 "이들이 지난해 8월, 이사회 개최 방해 집회과정 등에서 벌어진 폭력행위 등 불상사에 대해 책임을 느끼고 유감을 표명했고"로 수정됐다.)

 

김현석 기자는 "회사가 '반성한다', '잘못된 일이었다', '앞으로 이러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선처를 부탁한다'는 문구를 재심청구서에 넣으라고 요구할 때부터 이럴 줄 알았다"며 "우리는 '개전의 정'을 표시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김 기자는 "오히려 재심청구서를 통해 이사회는 최악의 이사회가 될 것이라고 썼다"며 "우리는 정직 4개월이든 1개월이든 받아들일 수 없다, 법적 소송을 할 것이다"고 밝혔다.

 

양승동 PD 역시 "우리는 '개전의 정' 전혀 없다"며 "그런 상황이 다시 온다면 열 번이고 백번이고 여러분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하고 다음과 같이 밝혔다.

 

"우리가 양심에 따라 행동했기 때문에 정직 4개월,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다시 해임되고 파면되는 한이 있더라도 언론인의 양심과 영혼을 팔지 않을 것이다. KBS인들은 결코 죽지 않았다. 이번 투쟁을 통해 앞으로 정권에서 KBS를 장악하려는 시도가 있을 때나 사장 이하 경영진이 KBS 뉴스와 프로그램의 자율성을 훼손하고 엉망으로 만들려고 할 때 얼마든지 KBS인들이 일어설 수 있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줬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투쟁은 승리한 것이다."

 

 

[1신 : 29일 오후 4시]

 

파면은 정직 4개월로, 해임은 정직 1개월로

KBS 특별인사위원회, 징계 수위 대폭 낮춰

 

KBS 특별인사위원회가 29일 오후 파면·해임 등 중징계를 받았던 8명의 KBS 사원들에 대한 재심 결과를 내놓았다.

 

파면 처분을 받았던 양승동 PD와 김현석 기자는 정직 4개월, 해임 처분을 받았던 성재호 기자는 정직 1개월로 징계 수위가 낮춰졌다. 이외 정직, 감봉 등의 조치를 받았던 5명의 사원들 역시 감봉, 경고로 징계 수위가 대폭 낮춰졌다.

 

이에 대해 김덕재 KBS PD협회장은 "여기까지는 분명한 우리의 승리다, PD와 기자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제작거부 투쟁 단 하루만에 이 정도면 감히 승리라 말해도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작거부 투쟁이 계속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과감하고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김 협회장은 "우리의 몸을 내던지는 싸움을 했는데 고작 여기서 만족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만족한다면 정직·감봉 이런 것을 승인하는 꼴이 될 것"이라며 "애초에 우리는 ▲ 징계 주범 문책 ▲ 회사의 공식적인 사과 ▲ 부당징계 완전철회를 요구해 왔다"고 말했다.

 

현재 KBS PD협회·기자협회 소속 기자와 PD 300여명이 KBS 본관 2층 '민주광장'에서 연합집회를 열고 있는 가운데 양 협회 비상대책위원들은 이번 재심 결과와 제작거부 투쟁의 계속 여부 등을 놓고 논의 중이다.


태그:#KBS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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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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