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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강을 넘지 못하고 강은 산을 넘지 못한다. 예전엔 강을 건너지 않고도 한반도 어디서든 걸어서 산으로만 백두산에 이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차가 다니는 길이 산을 갈라 그렇게 하려면 강을 건너는 것이 아니라 도로를 건너야한다.

 

백두대간에서 뻗어 나온 산줄기가 인천에 이른 것이 한남정맥이다. 이 한남정맥을 따라 걷다 보면 원적산에서든 계양산에서든 걸어서 백두산에 이를 수 있지만 이제는 도로를 건너야만 가능하다.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우리나라의 산줄기를 각각 1개의 대간(大幹)과 정간(正幹) 그리고 13개 정맥(正脈)으로 나누었고, 이 산줄기와 그에 따른 물줄기를 통해 마을이 형성되고 역사와 문화적 특성이 생겨났다. 인천만 보더라도 원적산을 경계로 인천도호부와 부평도호부가 자리했음을 통해 이를 알 수 있는데, 지금도 부평사람들은 외지에 나갔을 때 인천이라 하지 않고 부평이라 말한다.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시작해 동해 해안선을 따라 남으로 맥을 뻗어 내리다가 태백산과 속리산을 거쳐 남서쪽의 지리산에 이르는 한반도의 큰 줄기를 이루는 산줄기다. 인천의 산줄기는 백두대간의 속리산에서 갈라져 나온 한남정맥에 뻗어 나온 산줄기다.

 

 

한남정맥은 속리산에서 나와 안성 칠현산ㆍ용인 석성산ㆍ수원 광교산ㆍ시흥 수리산ㆍ인천 계양산을 거쳐 김포 문수산에 이르는 한강 남쪽의 산줄기다. 이 한남정맥은 인천에서 성주산~만월산~원적산~계양산~가현산으로 이어져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천을 부평과 인천(주안ㆍ동인천 등) 생활권으로 나누는 등 이 고장 문화와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은 녹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수도권 서남부지역의 중요한 생태축이자 야생동식물의 터전으로 자리하고 있는 귀중한 우리 모두의 자산이다. 특히, 계양산의 경우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보호종인 맹꽁이와 생태환경의 척도를 판가름 하는 도룡농의 서식지로 인천의 진산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렇듯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한남정맥을 바로알기 위한 시민산행이 매년 개최되고 있다. 인천녹색연합은 산줄기로부터 비롯된 인천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인천의 자연환경을 바로 알기 위한 ‘한남정맥 시민산행’을 2월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인천녹색연합 장정구 사무처장은 “인천의 주요 녹지축이 만월산·원적산·계양산인데, 이 모두가 한남정맥의 산줄기다. 시민산행의 취지는 백두대간으로부터 뻗어 나온 산줄기가 어디서 발원됐는지 알게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요한 것은 계양산 골프장 조성ㆍ경인운하 개발ㆍ조력발전 사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산하를 발로 직접 걸어보며 신음하는 이 산하에 미안함을 전하고 사람에게는 소중함을 나누고자한다”며 “언젠가는 계양산에서 시작해 걸어서 백두산에 이르는 날도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남정맥 시민산행은 2월부터 12월까지 10번에 걸쳐 진행되며 매달 네 번째 일요일에 출발한다. 2월 강화도 혈구산에서 시작해, 3월 인천 가현산ㆍ4월 계양산ㆍ5월 성주산ㆍ6월 시흥 수리산ㆍ8월 용인 석성산ㆍ9월 안성 칠현산ㆍ10월 청원 선도산ㆍ11월 보은 속리산ㆍ12월 강원 태백산에서 마무리 짓는다.

 

인천녹색연합은 시민산행 참가자를 2월 20일까지 모집키로 했으며, 모집인원은 30명 내외다. 참가비는 2만원 내외로 산행 장소에 따라 다소 달라질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백두대간, #한남정맥, #인천녹색연합, #계양산, #시민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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