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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연예인들의 구설수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가수 겸 방송인 신정환은 본인이 진행하는 KBS 2TV <상상플러스>에서 다른 출연자에게 '개XX'라는 욕설을 내뱉는 장면이 여과없이 전파를 탔다. 이에 제작진과 신정환은 상상플러스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시청자들의 비난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가수 이효리는 본인이 출연하는 SBS <패밀리가 떴다>에서 때 아닌 발음 논란으로 홍역을 치뤘다. 제작진은 소리공학 전문가에게 의뢰하였고 '좀 더'라는 발음으로 판명이 되었지만, 논란의 여지가 될 만한 부분의 미흡한 편집은 씁쓸함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거침 없는 독설로 자신만의 이미지 메이킹에 성공, 공중파에 진출하여 인기를 모으고 있는 김구라의 발언 또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MBC <명랑 히어로>의 '명랑한 토론회'라는 코너에서 성적 소수자를 비하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을 샀고, SBS <절친노트>에서는 자신의 아들과 배우 김동현의 이름이 같은 점을 거론하면서 '개나 소나 동현이냐'라는 발언을 해 20살 이상 연로한 김씨를 놀라게 했다.

 

이런 연이은 연예인들의 구설수는 현재 방송가의 트렌드가 품고 있는 태생적인 문제점에 기인한다. 집단 MC 체제와 리얼이라는 두 가지 형식을 취하고 있는 요즈음 버라이어티는 그야말로 출연자들에게는 전쟁터와 같다.

 

많은 MC들 사이에 자신이 부각되기 위해서는 모든 이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에피소드나 발언을 필요로 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소재에 고개를 돌리게 된다. 또한, 리얼을 표방하며 대본 없이 순간 순간의 순발력에 의해 전개가 되는 방식이다보니 여과 되지 못한 돌출 발언들이 나올 소지가 충분하다.

 

하지만, 이는 단지 연예인들에게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논란의 여지가 될만한 발언을 하는 연예인도 연예인 이거니와 이 모든 것을 관리하고 제작하는 제작진의 편집행태에도 문제가 있다. 논란의 여지가 될만한 발언과 행동을 사전에 편집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논란이 일어날 때 마다 모든 비난은 그런 발언을 뱉은 해당 연예인에게만 쏟아지지 정작 편집권을 갖고 있는 제작진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당하는 사람도 즐거워야 개그다

 

1980~90년대 개그계를 주름잡던 올드보이들이 돌아왔다. 최양락, 이봉원을 필두로 김정렬, 양원경등 그 당시 상당한 인기를 누렸던 개그계의 올드보이들이 돌아왔다. 혹자는 '왕의 귀환'이라고까지 표현한다.

 

최양락은 김구라가 진행하는 MBC <명랑히어로>의 코너 '명랑회고전' 이봉원편의 초대손님으로 출연해 김구라식 독설 개그에 대해 '당하는 사람도 즐거워야 진정한 개그다'고 지적했다.

 

독해야하고 빨라야만 살아 남는 현 버라이어티계에서 느림의 미학을 보여주고 있는 이들의 개그는 상대방을 깎아 내리고 온 가족이 시청하기엔 상당히 거북한 비난과 욕설수준의 독설은 찾아볼 수 없다. 깨끗하다 못해 순결한 그들의 입담은 불혹을 넘겨 지천명을 바라보는 나이에서 우러나는 연륜 또한 느껴진다. 인기의 최정상에서 벗어나 연이은 사업 실패 굴곡진 인생 그래프를 통해 쏟아내는 삶의 페이소스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내기에 충분하다.

 

돌아온 그들의 개그는 분명 현재의 트렌드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하지만 연이은 구설수와 '막말 방송'의 염증 속에서 느끼는 뜻밖의 신선함과 상쾌함은 그 당시를 추억하는 연령대의 시청자를 TV앞에 모이게 만들고 온 가족이 모여 시청하기에도 충분히 건강하다.

 

그래서 그들의 귀환이 더 반갑게 기다려지는 것이고, 이는 현 방송가의 버라이어티가 절대적으로 배워야할 부분이기도 하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개인 블로그 (http://blog.naver.com/ygmature)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연예인 구설수, #최양락, #이봉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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