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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과외 전단지이다. 이런 전단지들은 과외 알선 업체에서 붙이는 것이다.
▲ 과외 전단지 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과외 전단지이다. 이런 전단지들은 과외 알선 업체에서 붙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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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 알선업체를 통해 아르바이트를 구했다가 과외비를 받지 못해 학생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학부모로부터 카드로 과외비를 받은 업체가 이를 학생들에게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D업체(서울 서대문구 소재)는 '카드건'이라는 독특한 결제 방식을 운영하고 있다. 카드건은 학부모가 일정 기간의 과외비를 미리 카드로 결제하면 업체측에서 일정 금액의 수수료를 떼고 과외 아르바이트생에게 사례비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학부모가 한달에 30만원씩 6개월치 과외비 180만원을 카드로 계산하면 업체측에서는 아르바이트생에게 수수료 10%를 제외한 27만원을 매달 입금해 주는 것이다. 

업체측은 이 방식의 장점으로 기본 6개월 이상 과외 아르바이트를 계속 할 수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 

늦어지는 과외비 지급... 업체는 변명 급급

하지만 문제는 업체측이 약속된 날짜에 과외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것. 최근 몇 달 동안 과외비 지급이 예정일보다 2~3주씩 미뤄지기 시작하더니 심지어 2~3달 동안 아예 과외비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생겼다.

게다가 항의하는 학생들에게 업체측은 "기다리라"는 답변을 내놓을 뿐이었다. 대학교 2학년 김아무개(24)씨는 "처음에는 담당자가 바뀌는 바람에 컴퓨터에 저장했던 파일이 날아갔다고 하다가 '정산 담당자가 자리에 없다'고 하는 등 전화할 때마다 말을 바꾸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연락을 주겠다던 업체에서 소식이 없자 참다 못한 학생들은 업체에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대학교 3학년인 박아무개씨는 "회사에 전화를 하면 계속 다시 연락 준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이상하다 싶어서 인터넷에 검색을 해 보니 저 같은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다"며 "함께 항의 방문한 사람 중에는 3개월분인 100여만원을 못 받은 사람도 있었다"고 밝혔다.

피해 학생들 모여 인터넷 까페 개설... 법적 대응 논의

업체에서 돈을 받지 못한 피해 학생들이 쓴 글들이 까페에 매일같이 올라오고 있다.
▲ D모 업체 피해 사례 까페 업체에서 돈을 받지 못한 피해 학생들이 쓴 글들이 까페에 매일같이 올라오고 있다.
ⓒ 김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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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사례가 점점 늘어나자 포털사이트에는 D업체 피해자 모임 카페가 개설됐다. 지난 1월 4일 개설된 후 카페의 회원은 110명을 넘어섰다. 이 카페에는 피해를 입었다는 이들의 글이 매일 올라오고 있다. 

그렇다면 업체 측의 입장은 무엇일까. 업체 측은 과외비 입금과 관련된 회사 내부 정보가 훼손돼 부득이하게 입금이 늦어졌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정산담당 송아무개씨는 "부모들이 결제한 카드 값들이 수수료와 세금처리 등의 과정을 거쳐서 학생들에게 지급되는데 이 과정을 관리하던 직원이 그만 두면서 입금 명단이 손상돼 복구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며 "지난달 20일에 담당자가 바뀌었고 순차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2월에 들어서도 돈을 받지 못했다는 사람들의 글이 피해자 카페에 올라오고 있다. 그나마 돈을 지급받은 사람들 중에서도 일부만 받은 사례가 있어 업체측이 제대로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피해자 모임 카페를 만든 박아무개(26)씨는 "2월이 되었는데도 회사 상황을 보니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 않다"며 "1~2주 내로 회원들끼리 모임을 갖고 회사와 최종 협의를 하고 해결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면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김하진 기자는 <오마이뉴스> 9기 인턴기자입니다.



태그:#과외알선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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