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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치닫는 농촌의 현실, 지금 농촌은 빠르게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다양한 농촌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다. 각 지역마다 특산품 및 지역에 전해져 내려오는 전통문화를 연구 개발하여 농촌체험학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농촌이 시대에 맞게 발 빠른 변화를 추구하는 일이며 앞으로 계속 발전시켜 나가야할 과제기도 하다.

7일 충남 연기군 서면 청라 1리(나리정보화 마을)에서는 농촌체험학습의 일환으로 정월대보름행사인 달집태우기가 펼쳐졌다. 연날리기로 시작된 대보름행사는 저녁 달집태우기로 이어져 밤 10시가 넘어서야 행사를 끝낼 수 있었다.

마을 주민 전체가 나서서 준비한 이 행사는 단순히 구경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가족과 함께 직접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다양한 추억과 건강한 시간을 만들 수 있는 매우 뜻 깊은 자리다. 어른들에게는 고향의 옛 추억을 떠올리며 향수를 불러오고, 어린 자녀들에게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정월 대보름 행사를 직접 체험하며 가족 간 화합의 장은 물론 멋진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체험학습장이다.

주요 행사로는 낮에 연날리기와 제기차기가 펼쳐지며, 나리마을에서 준비한 따끈한 떡국으로 맛있는 저녁을 먹는다. 그리고 나서 본격적인 달집태우기와 쥐불놀이가 펼쳐진다.

마을 앞 논배미는 이곳을 찾아온 사람들로 떠들썩하다. 연을 날리기 위해 논배미를 신나게 달리는 아이, 연을 날리다 전깃줄에 걸려 씨름을 하고 있는 아이, 제기를 차기 위해 열심히 헛발질을 해대는 아이, 즐거움으로 모두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아이들과 함께 연날리기도 하고 제기를 차던 어른들은 김치 삼겹살에 술 한 잔을 들고는 옛 추억에 젖어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마을 앞 넓은 논에서 펼쳐지는 달집태우기 체험학습장에서는 연기군수를 비롯한 많은 분들의 축하 속에 참석자들이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는 소원문을 달아 달집을 태우며 밤하늘을 환하게 수놓았다.

이곳에는 어제 마을에서 주민들이 직접 잡은 돼지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도록 바비큐 장치가 여럿 설치되어 있어 참석자 누구나 담백하고 맛있는 돼지 바비큐를 즐겨 먹을 수 있다. 또 직접 재배한 고구마, 밤 등을 구워먹을 수 있도록 화로를 배치해 놓았는데, 사람들에게 인기 최고다.

달집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활활타고 있다
▲ 달집태우기 달집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활활타고 있다
ⓒ 임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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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물패의 흥겨운 장단에 맞추어 참석자들이 소원을 빌고 있다.
▲ 달집태우기 풍물패의 흥겨운 장단에 맞추어 참석자들이 소원을 빌고 있다.
ⓒ 임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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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달집태우기 행사에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다. 논둑과 마을길에 서있던 많은 사람들이 달집을 둘러싸고, 연기군수(유환식)의 축사가 끝나자 달집태우기가 시작되었다. 마을 이장님의 신호로 솜방망이를 든 사람들이 달집에 불을 붙인다. 그러자 달집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훨훨 타오른다.

이곳 사람들의 환호성이 이어지고 힘차게 타오르는 달집처럼 서면 자치센타 풍물패의 흥겨운 가락이 펼쳐진다. 그 뒤를 따라 사람들은 어깨춤을 추며 대열에 합류한다. 활활 타오르는 달집은 사람들의 마음을 축제의 마당으로 몰아넣는 가운데, 마을 앞 논배미에서  한마당 정월 대보름 축제가 벌어진다.

시간이 흐르자 달집은 더 요란한 소리를 낸다. 아마 올해는 악귀가  멀리 물러가 나타나지 못 하리라. 탁탁 경쾌한 소리를 내며 타오르는 대나무와 커다란 나무는 어두운 밤하늘을 환히 비춘다.

달집이 거의 다 탈 무렵이 되자 아이들은 쥐불놀이를 하기 위해 달집주변으로 모여 든다. 달집 속에서 빨간 불덩이를 꺼내 깡통에 넣으려는 것이다. 장작불을 넣은 아이들은 깡통을 돌리며 쥐불놀이를 시작한다. 신이 난 아이들은 깡통을 힘껏 돌려보지만 생각만큼 잘 안 되는 모양이다. 이를 본 아빠가 달려가 시범을 보이자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함께 쥐불놀이를 한다. 

논배미에서 쥐불놀이를 준비하는 아이들
▲ 쥐불놀이 하는 아이들 논배미에서 쥐불놀이를 준비하는 아이들
ⓒ 임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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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블놀이를 하기위해 모여든 아이들
▲ 아이들 쥐블놀이를 하기위해 모여든 아이들
ⓒ 임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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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요즈음 시골마을에서 이런 큰 행사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모든 행사를 준비하는 것은 모두 주민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금의 농촌은 젊은이들이 도회지로 나가고 노인인구가 대부분이다.

달집을 만드는 아름드리나무와 대나무 그리고 새끼를 꼬와 달집을 만들고 체험행사에 쓰일 물건들을 손수 제작해야 하는 어려움도 크다. 돼지를 잡아 바비큐를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일과 홍보물, 초대장을 만드는 일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모든 일들이 순전히 마을사람들의 손으로 이루어진다. 마을 주민 모두 집안일을 제쳐두고 며칠씩 매달려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이곳 나리마을 사람들은 기꺼이 시간과 노력봉사를 함으로써 보람을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 마을 주민인 김동학씨는 적자를 무릅쓰고 정월대보름행사를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예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 나아가 점점 어려워지는 농촌에 변화와 발전을 추구하기 위해 달집태우기 체험학습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 나리정보화마을에서 펼치는 정월 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에 참석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풍물패의 장단에 맞춰 사람들이 흥겹게 어깨를 흔드는 모습
▲ 달집태우기 풍물패의 장단에 맞춰 사람들이 흥겹게 어깨를 흔드는 모습
ⓒ 임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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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아직 충분이 홍보가 되지 않고 준비도 미흡하지만 앞으로 더 연구하고 발전시켜 도시 사람들이 농촌을 이해하고 가깝게 느낄 수 있는 문화체험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도 전한다

어려운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농촌을 지키려는 나리마을 사람들, 그들이 어렵게 준비하는 과정만큼 나리정보화마을 달집태우기 체험학습이 큰 효과를 발휘하기를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 http://nari.invil.org 나리 정보화마을 홈페이지를 보시면 자세한 안내를 받으실수 있습니다.



태그:#나리정보화마을, #달집태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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