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대체 : 10일 새벽 0시 58분]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장하나 기자 =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가 10일 용산 재개발지역 농성자 사망사고에 대한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김 내정자가 공식 사의를 표명할 경우 당장은 아니더라도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경찰청장 내정을 철회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내정자가 오늘 오전 11시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용산 참사'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면서 "김 내정자로부터 기자회견을 한다는 사실을 언론에 알리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김 내정자가) '나중에 얘기하자'고만 말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의 기자회견에 대해 여권 및 경찰조직 안팎에선 사퇴 입장을 밝히는 자리로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검찰이 비록 용산 참사와 관련, 경찰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렸지만 여권 내부에선 법적 책임과 무관하게 6명의 인명이 사망한 데 대해 최고 지휘라인이 책임을 져야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왔기 때문이다.
청와대도 그간 이번 사태와 관련해 법적 책임 못지않게 도의적 책임도 중요한 판단의 근거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김 내정자는 이미 9일 저녁 청와대에 사의표명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김 내정자가 어제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만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김 내정자가 자진사퇴 형식을 밟는 쪽으로 정리가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김 내정자의 기자회견 소식을 들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모른다"면서 "청와대와 사전 협의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김 내정자가 사퇴할 경우 차기 경찰청장에는 조현오 경기경찰청장이 가장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부산 출신인 조 청장은 부산고와 고려대를 나왔으며 서울 종암경찰서장과 경찰청 감사관, 경찰청 경비국장, 부산지방경찰청장 등을 지냈고 집회와 시위에 대처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경북 성주 출신인 강희락 해양경찰청장도 후보로 거론되나 해양경찰청장이 경찰청장으로 이동하는 전례를 찾기 힘들다는 점에서 확률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서울경찰청장으로 승진 내정된 주상용 대구경찰청장과 이길범 경찰청 차장, 김정식 경찰대학장 등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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