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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가 왔다. 그 기원을 살펴보면 3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할 만큼 오래된 전통이지만 실질적으로 보편화된 것은 17세기 정도 영국에서였다. 그러나 그때도 초콜릿을 주었다는 이야기는 아무리 노력해도 찾을 수가 없다. 많은 사람들이 초콜릿 회사의 상술에서 시작되었다고 이야기하고 본 기자도 그렇게 믿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성직자였던 밸런타인의 정신을 이용하였다는 것에 대하여 비난하고자하는 생각은 없다. 다만 초콜릿을 주고받을 때 그 초콜릿이 어떤 경로로 만들어지고 있는지 한 번 생각해보자는 것뿐이다.

 

초콜릿의 원료는 다 알다시피 코코넛이다. 아프리카 서남부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으며, 다국적 기업의 횡포로 정당한 이윤을 취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윤을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해 농장주는 상대적으로 값 싼 노동력을 찾게 되었고, 그 노동력이 바로 아동이다. 학교에서 학업에 열중해야하는, 그렇진 않더라도 뛰고 놀아야 될 나이의 아이들이 적절한 보호 장비도 갖추지 못한 채 중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가난한 아프리카의 부모들도 먹고 사는 것 앞에서 어쩔 수 없이 자신들의 삶을 위해 아이들을 내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혹자는 초콜릿의 달콤한 맛 속에 숨어있는 그 씁쓸함이 바로 아이들의 땀과 피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공정무역 제품이 대안으로 나오고 있으며, 이것을 '착한 초콜릿'으로 요즘 신문 지상에 소개하고, 공정거래무역위원회에서도 그것을 '착한'이란 말을 붙여 광고하고 있다. 그러나 말 그대로 대안일 뿐이지 근본적 해결책은 되지 않는다. 초콜릿을 먹는 사람들이 초콜릿을 만드는 다국적 기업에 불공정 거래, 혹은 무역으로 인해 얻는 막대한 이윤을 적정선에 유지하고 나머지를 코코아를 생산하는 농장에 돌려주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공정거래도 자신이 만드는 제품들이 '착한' 제품이라는 것으로 포장하여 판로를 늘리려고만 하지 말고, 공정거래가 이루어지면서도 적정선에서 가격이 정해지도록 기업을 설득하고, 소비자들이 공정거래의 중요성을 깨닫도록 널리 알리는데 더 치중해야 할 것이다.

 

많은 제과점 안과 밖에는 예쁘게 포장된 초콜릿이 오고가는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초콜릿을 지닌 마법의 힘을 이용하여 사랑을 전하라고 말이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것은 초콜릿이 사랑을 전하는 수많은 방법 중에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다. 진정한 마음이 들어간 편지 한 장이 더 마음을 움직일 수 있지 않을까? 조용히 상대방의 손을 잡고, 눈을 응시하며 낮게 '사랑해'라고 한다면 더 낭만적이지 않을까?

 

물질로 사랑을 대신할 순 없을 것이다. 물질로 몸을 잡아둘 순 있어도, 마음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마음을 잡는 것은 바로 마음이다. 무슨 초콜릿을 살까 고민하고 있다면 잠시 그 마음을 접고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태그:#발렌타인데이, #초코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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