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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7동(덕천마을) 재개발이 난항에 빠졌다. 지난 2월9일 시행사인 주택공사는 토지 및 건물 감정 평가 금액과  아파트 분양 예정 금액을 발표했다. 발표가 나자마자 주민들은 감정 평가 금액이 현 매매 시세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금액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주공은 이러한  분위기를 의식한 듯 16일 오전 11시, 안양시청 1층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주공 황모 도시재생1팀장은 “감정평가 방식과 분양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불만을 품고 있는 주민들이 있어, 이해를 돕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말했다.

 

주공은 보도자료에서 2009년 2월16일부터 본격적으로 분양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또, 분양신청을 하지 않으면 분양신청 기간이 만료된 날로부터 150일 이내에 토지, 건축물 또는 그 밖의 권리에 대하여 현금으로 청산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도중 7동 주민들이 난입했다. 주민들은 “누구를 위한 기자회견이냐? 그 돈 받고 나가라는 것이 말이 되느냐? 그 돈 가지고는 전세도 못 들어간다” 며 주공 직원들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이 돈 가지고는 전세도 못 얻어"

 

기자회견이 끝난 후, 덕천마을 에서 주민들을 만나 감정평가 금액에 어떤 문제가 있나 들어봤다. 가장 큰 문제는 현 시세에 비해서 감정평가 가격이 너무 낮다는 것이다. 주민들에 다르면 실제 매매가격 대비 감정 평가 금액은 50~60%밖에 되지 않는다.

 

감정 평가 금액이 낮아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자금이 없어서 입주를 할 수 없는 저 소득층 주민이다. 이들은 현금 청산을 받고 이사를 해야 하지만 평가 금액이 너무 적어서 딱히 이주할 곳이 없는 실정이다.

 

“실제 매매가가 재작년에 평(3.3m²)당 2000만원 였습니다. 그런데 800만원 받고 나가라니......이게 말이 됩니까? 땅 지분 고작 10평정도 갖고 있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로 갑니까? 이 돈 가지고는 안양에서 전세도 못 얻어요. 또, 일률적이지도 않아요. 어떤 곳은 높고 어떤 곳은 이유도 없이 낮고......사람 차별 하는 건지!”

 

전 추진 위원장 이철우(60)씨는 이렇게 말하면 분통을 터뜨렸다. 이씨에 따르면 재개발을 추진한 주민대표가 사는 아파트는 평가 금액은 높고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는 이유도 없이 평가 금액이 낮다. 더군다나 공시지가는 이 씨가 살고 있는 아파트가 더 높은데도.

 

“주민대표가 사는 아파트 공시지가는 평당 198만원 입니다. 그런데 평가 금액은 약 1100만원 수준입니다. 그런데 제가 사는 아파트는 공지지가가 253만원인데 감정가격은 약 960만원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주공에서 주민들에게 제시한 감정 평가 금액은 3.3m²당 단독주택(대지기준)이  865만원, 연립주택(건평기준) 798만원 수준이다. 또, 분양 예정 아파트 가격은 59m² 크기가 3.3m²당 1015만원, 84m² 크기가 1068만원, 114m² 가 12477천원, 139m²가 13395천원이다.

 

주민들은 분양가도 믿을 수 없다고 한다. 관리 처분 할 당시 바뀔 가능성이 크다는 것. 주민 이용훈 씨는 3.3m² 분양가가 낮게  책정된 것은 주공이 주민들 반발을 무마 시키려는 고육지책일 가능성이 높다며 의구심을 표현했다.

 

주민들은 이런 식이라면 재개발을 계획 자체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재개발 백지화를 위해 16일부터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비상 대책위원회 소속 권모(44세)씨에 따르면 토지 소유자 3분의 2이상이 반대하면 사업 시행자 지정과 주민 대표 회의 지정을 취소 할 수 있다. 곧 재개발 사업 자체를 취소시킬 수 있다는 것. 권 씨는 3분의 2이상 주민동의를 받아서 재개발 계획 자체를 전면 취소시키겠다고 밝혔다.

 

덕천마을은 지난 2008년 12월31일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재개발 사업지구다. 25만7천m²부지에 아파트 4250세대가 건설되며 2008년 3월 삼성건설 컨소시움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공공임대 아파트는 729가구로 전체의 17%가량을 차지한다. 임대아파트는 전용 39㎡와 49㎡로 각각 423가구, 306가구씩 건립될 예정이다. 또한 재개발 지분 소유자가 3410명이어서 약 390여 가구의 일반분양 물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정비를 통한 기반시설로는 단지 중앙부에는 광장 1개소(1,456㎡), 완충녹지 4개소(6,201㎡), 어린이공원 2개소(5,899㎡, 4,034㎡) 등이 마련되고 단지를 가로질러 안양천과 연결되는 소하천 1개소(3,414㎡)도 조성되는 등 친환경 수경시설도 조성할 계획이다

 

덕천 지구는 공영개발방식이다. 사업 시행자가 주민 대표 기구인 ‘조합’ 이 아닌 주택공사가 되고 의견조율 및 수렴을 위해 주민대표회의를 둔다. 각종 인허가 및 행정 절차, 공사 감독·감리 등은 주공이 맡아 진행한다. 덕천마을은 공영개발을 원하는 주민과 민영개발을 원하는 주민들 간에 심한 갈등을 빚어왔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안양뉴스 유포터 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재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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