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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라도 진실이 밝혀져 속이 시원합니다."

 

김해 국민보도연맹 사건에 대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원회)에 조사를 신청한 유족은 총 73명(중복자 제외). 이번 진실규명결정서가 누구보다도 반가운 이들이다.(관련기사: '김해 보도연맹 사건', 민간인 272명 희생)

 

김해 보도연맹 유족회 총무로 이번 사건 신청에서부터 자료수집, 현장조사 등을 도우며 사건의 전모를 밝히기 위해 누구보다 애써왔던 송유승(53년생)씨는 "드디어 '빨갱이' 소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며 "후련하고 시원하다"고 말했다.

 

송유승씨는 양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을 규명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왔다. 그는 "양아버지가 실은 백숙이시다"면서 "장손으로 아들을 낳지 못하고 돌아가셔서 양자로 들어가 살아왔다"고 밝혔다.

 

그는 "공무원이나 군인 등 없는 사람들이 출세할 수 있는 직업은 '빨간줄 아닌 빨간줄'이 그어져 꿈꿔볼 수조차 없었다"면서 "1950년대 있었던 일을 1970년에 가족사항 등을 재조사 해 장부로 남겨두었으니 얼마나 무섭고 끔찍한 일이냐"고 반문했다.

 

유족들은 이번 결정서를 받아 보고 대체로 진실이 밝혀져 잘됐다는 반응들이지만 그 중 몇몇은 아직도 못믿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오랜 피해를 겪어온 사람들이라 정부기관이나 언론에서 발표를 해야 겨우 믿을 것"이라고 내내 조용한 목소리로 설명하던 그는 "진실도 밝혀졌으니 국가에서 빨리 나서 사과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김해는 북한군의 비점령지역이었는데도 80여 일간 검거, 처형하는 등 체계적으로 학살이 이뤄졌다"면서 "이것은 국가나 기관에서 시키지 않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니 국가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유승씨는 앞으로 유족회를 재정비 해 국가의 사과를 받아내고, 보상문제 등 남은 여러 문제를 해결해 나갈 계획이다.

 

그는 "이번 진실규명결정서는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며 "우선 억울하게 돌아가신 분들을 위로하고 그간 너무 많은 피해를 받아 온 유족들을 위해서도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남매일에 게재됐습니다


태그:#김해 보도연맹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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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지 경남매일 편집국에서 정치.사회.경제부 기자를 두루 거치고 부국장 시절 서울에서 국회를 출입했습니다. 이후 2013년부터 2017년 8월6일까지 창원일보 편집국장을 맡았습니다. 지방 일간지에 몸담고 있지만 항상 오마이뉴스를 좋아하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공유하고 싶은 뉴스에 대해 계속 글을 올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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