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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의 전 세계적 경제위기를 몰고 온 주범으로 자신의 이름이 오르내리자 발끈하고 나섰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세계경제를 무너뜨린 25명의 인물들'이라는 주제로 클린턴 전 대통령을 포함한 명단을 발표한 뒤 독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클린턴 전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16일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8년간 내가 대통령으로서, 나의 경제팀이 경제를 이끌었다면 지금의 위기가 일어났을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며 "대답은 '아니다(No)'라는 것을 그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빌 클린턴 '나는 경제위기 주범 아니다'

 

<타임>이 클린턴 전 대통령을 경제위기의 주범으로 지목하게 된 이유로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분리한 은행법, 이른바 '글래스-스티걸법(Glass-Steagal Act)'의 폐지를 들었다.

 

지난 1933년 제정된 이 법은 경제대공황의 주요 원인으로 상업은행들의 방만한 경영이 지적되자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분리함으로써 금융위기의 피해가 다른 분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미국 금융기관들의 성장을 가로막는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금융시스템 개혁의 일환으로 1999년 폐지되었다.

 

또한 신용-파산 스와프(CDS) 등 고위험 파생금융상품의 규제를 금지하는 상품선물현대화법에 서명한 것과 대출관련 규제를 완화해 은행들의 저소득층 주택대출 확대를 유도한 것도 클린턴 정부의 실패한 정책으로 꼽았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난주 CNN과의 인터뷰에서 "파생금융상품의 규제를 엄격히 할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글래스-스티걸법의 폐지와 주택대출 규제 완화가 경제위기의 원인이라는 지적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타임>이 선정한 25명의 인물들은 누구?

 

<타임>은 이번에 발표한 25명의 인물들 중에서 필 그램을 1위로 꼽았다. 1995~2000년까지 미국 상원의 금융위원장으로 활동했던 그램은 글래스-스티걸법을 포함한 금융 규제들의 폐지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2위에는 크리스토퍼 콕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전 위원장이 올랐고 3위는 안젤로 모질로 컨트리사이드 전 최고경영자(CEO)가 차지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15위),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17위), 핸리 폴슨 전 재무장관(18위) 등도 이름을 올린 가운데 '미국의 소비자들'이 16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번 발표에 불만을 나타낸 클린턴 전 대통령은 23위를 차지했고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가 24위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설문조사에서 독자들은 부시 대통령에 이어 미국의 소비자들을 2위로 꼽았다. <타임>은 미국의 소비자들에 대해 '무분별한 대출과 소비를 일삼았다'며 '경제위기가 본격화된 지난 가을에서야 소비를 줄이기 시작했다'고 꼬집었다.


태그:#빌 클린턴, #경제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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