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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기는 쌍팔년도에나 쓰던 구닥다리. 또 요즘 철제 캐비넷은 누가 쓰나? 내가 다른 시군을 다녀 봐도 우리 아산시 같은 곳은 못 봤다. 이거 원… 뭐가 그렇게 말들이 많은지."

 

아산시의회 김준배 의장이 의원사무실의 소파, 책상, 전화기, 캐비닛 등 가구교체를 반대하는 일부 의원들에게 집기교체의 정당성을 열거하는 말이다.

 

이에 대해 반발하는 조기행 의원의 목소리가 다소 격앙됐다.

 

조 의원은 "좀 아껴 쓰자는데 뭐가 나쁜가. 아직 쓸만 한 물건들이다. 내 돈 같으면 그렇게 할 수 있겠는가"라며 따져 물었다. 조 의원은 이어 "내가 못할 소리 하는가. 지금 가뜩이나 경제상황이 안 좋아 시민들은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하는데, 시의원들이 멀쩡한 집기나 바꾼다면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다. 사무실 전화기도 통화만 잘되면 좋은 거지, 첨단기기로 바꾼다고 일을 더 잘하는가"라고 덧붙였다.

 

김준배 의장도 목소리 톤이 올라갔다.

 

김 의장은 "아산시는 충남의 두 번째 도시다. 그만한 위상을 갖춰야 하지 않는가. 연기군도 의사동이 따로 있다. 서천군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가 뭘 그렇게 큰 걸 한다고 … 아산시의회 의원님들은 나한테 고맙다고 해야 한다"며 조 의원의 말을 되받았다.

 

이에 이한욱 의원은 "의장실이 아닌 의원들의 집기를 교체하는 일인데 왜 의장 마음대로 하는가. 나는 전혀 알지도 못했다. 사전에 의원들과 상의라도 하는 것이 옳지 않았나"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자 김준배 의장은 "일일이 의원들과 상의하면서 무슨 일을 하겠는가. 이런 일은 그냥 의장단이 직원들과 협의해서 처리해도 되지 않는가. 이미 예산도 있고, 조달청에 의뢰해 추진 중이라 되돌릴 수 없다. 모두 의원들을 위한 일"이라고 말했다.

 

2월17일(화) 오후 3시 아산시의회 의장실 의원회의에서 있었던 일이다. 김준배 의장과 설전을 벌이던 조기행 의원은 먼저 자리를 떴다. 이어 이한욱 의원도 자리를 비웠다.

 

교체하려는 집기예산은 얼마며, 조기행 의원이 아직 멀쩡하다고 말한 집기는 어디로 가는걸까?

 

아산시에서 모 업체에 의뢰한 사무가구 견적서에는 5011만6600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리고 아직 멀쩡하다는 집기는 전직 아산시의회 의원들의 모임인 의정동우회 사무실로 지원될 예정이다.

 

이날 아산시의회 김응규 의원은 "의정동우회 회원들이 의회에서 쓰던 물건을 준다고 기분 나빠 하지는 않겠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김준배 의장은 "의정동우회에 집기라고 할 만한 것이 없어 오히려 고마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충남시사> 2월21일, <주간/충남시사> 2월24일, 생활정보신문 <교차로> 2월23일자 송고.


태그:#아산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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