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 지난 해 18대 총선을 앞두고 출마 여부를 고민해온 이 전 의원이 3월 25일 서울 은평구 구산동 자택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뒤 떠나고 있다.(자료사진)
 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 지난 해 18대 총선을 앞두고 출마 여부를 고민해온 이 전 의원이 3월 25일 서울 은평구 구산동 자택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뒤 떠나고 있다.(자료사진)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박항구

관련사진보기


"귀국하면 한국의 미래에 대해 본격 연구하려고 한다."

3월초 귀국할 예정인 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의 말이다. 이 전 의원은 지난 19일 자신의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에 이같은 구상을 적었다.

'3월 초 귀국' 이재오 "돌아가 '한국의 미래' 연구하겠다"

이 전 의원의 팬클럽인 '재오사랑' 홈페이지에 공개된 편지글에서 그는 "한국의 미래는 크게 세 가지에서 결정된다. 첫째는 남북통일이 어떻게 이루어지느냐고, 둘째는 동북아 즉 한국·중국·일본 간의 3국 정립을 이루어 내는 것이고, 셋째는 한국에서 아시아-유럽-아프리카로 연결하는 '아시아 지역 공동체'를 구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전 의원은 "귀국하면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연구하려고 한다. 이것이 한국의 미래이고 아버지의 꿈"이라고 썼다.

지난 11일 베이징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당분간 현실정치와 거리를 둘 것"이라고 한 말과 맥을 같이한다. 그의 귀국을 달갑잖게 여기는 당내 일부의 시각을 의식한 메시지로 들린다.

현재로선 이 전 의원이 3월초 귀국한다는 게 정설이다. 그의 한 측근은 22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다음 달 9일에 들어온다는 일정에는 변함이 없다"며 날짜까지 박아 전했다.

그의 귀국이 임박하면서 '친박' 진영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오는 4월 당협위원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당협 18곳에서 복당한 친박 현역 의원과 원외 위원장 간에 갈등을 빚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원외 당협위원장 협의회가 구성되자, 친박 쪽은 그 배경에 이 전 의원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전 의원과 친박간 여전한 긴장관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달갑잖은 '친박'... 허태열 최고 "이재오, 당분간 당내활동 자제해야"

박근혜계는 '한국에 있을 때 사사건건 파열음을 빚었는데, 귀국하면 가만히 있겠느냐'며 이 전 의원의 귀국에 곱지 않은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박근혜계의 한 의원은 "해외에 체류하면서도 (정치에) 관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현실정치와 거리를 두겠다는) 그런 다짐을 누가 믿겠느냐"며 "이 전 의원의 말이 제발 현실이 되길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박근혜계의 중진인 허태열 최고위원도 지난 19일 KBS 라디오와 한 전화인터뷰를 통해 견제에 나섰다. 허 최고위원은 "이 전 의원이 당분간 당내 활동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네"라면서 "이 전 의원의 귀국으로 당내 화합에 영향이 전혀 없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허 최고위원은 이 전 의원을 향해 "이 전 의원이 원외라는 한계가 있을 것이고, 모든 행동기준이 이 대통령한테 도움이 되느냐, 자기가 몸담고 있는 한나라당에 도움이 되느냐가 기준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이명박 대통령도 그의 '조기 귀국'에 난색을 표했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 대통령을 독대한 뒤 정두언 의원이 이 전 의원을 만나 이런 우려를 전했다는 설이다.

이재오계 "죄짓고 망명한 것도 아닌데" 펄쩍

'이재오계'는 펄쩍 뛰었다. 이 전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억측"이라며 "두 분이 오랜만에 만나 인사를 나누는 자리였다"고 일축했다.

'귀국 후 파장'을 우려하는 시각에 대해서도 이재오계 의원들은 "이재오가 무슨 죄를 짓고 한국을 떠나 망명한 사람이냐"며 "미국 체류 일정이 정리되면 한국에 오는 건 당연하지 시기를 가지고 왜 이러쿵 저러쿵 하느냐"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이 전 의원이 돌아오면 몸이 '여의도'에 있지 않더라도 여권의 구심 역할을 하리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친이직계의 한 의원은 "작년 말부터 그간 모래알처럼 흩어져있던 친이가 똘똘 뭉쳐가고 있고 이 전 의원의 귀국도 이런 움직임(을 가속화하는 데)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친박과 당장 충돌이 없더라도 한시적인 휴전이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 전 의원이 오는 10월 자신의 지역구인 은평을 재·보선에 재도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전 의원의 팬클럽 '재오사랑'도 오는 28일 전남지부 발대식을 여는 등 전국적인 조직 재정비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태그:#이재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