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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토), MBC에서는 장장 12시간에 걸쳐 특집 생방송을 진행했다. 주제는 다름아닌 '일자리'였다. 아마도 그만큼 '일자리'가 없다는 소리일 것이고, 그만큼 우리 경제가 어렵다는 현실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에 맞춰 <무한도전>(무도) 역시, '일자리가 미래다'는 주제로 멤버들이 일자리 현장에 투입되는 과정을 그렸다.

이번 무한도전은 젊은이의 일자리에 대한 일종의 편견을 깨고 싶었던 것 같다. 일자리로 제시된 곳 중 요즘 각광받는 대기업 혹은 공무원 등의 사무직 일자리는 볼 수 없었다. 대신 전문직(아쿠아리스트, 무형문화재, 소방공무원)과 우리 일상과 가까이에 있는 일자리(식당종업원, 김치공장 직원)가 소개되었다.

거기에 대부분 조금은 모자라거나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무도 멤버들이 특별한 재주없이 일자리 현장에 뛰어드는 상황이 연출됐다.

 물고기 공포증이 있는 노홍철, 일자리가 수족관으로 잡히자 수다스런 노홍철은 이런 상황을 연출한다.
물고기 공포증이 있는 노홍철, 일자리가 수족관으로 잡히자 수다스런 노홍철은 이런 상황을 연출한다. ⓒ MBC 무한도전

취업의 공포를 대비시킨 '노홍철'의 물고기 공포증

요즘 대학생들은 취업을 위해 이력서를 수십통씩 쓰는 것은 기본이라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 젊은이들의 취업 성적은 그리 좋지 않다. 경제위기에 발맞춰 줄어드는 일자리, 그리고 이 속에서 우왕좌왕 댈 수밖에 없는 젊은이들은 졸업을 하지 않고 대학에서 버티거나, 해외연수 혹은 아르바이트 등으로 사회에 나갈 기한을 연장시키고 있다.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취업'이라는 단어가 하나의 공포로 자리잡은 것이다.

물고기를 무서워하는 노홍철은 이 공포를 깨기 위한 주자로 이날 무도에 나섰다. 일터에 도착한 노홍철, 물고기에 대한 절대공포를 가지고 있는 그는 자신이 수족관에서 일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기겁을 한다. 처음엔 '죽어도 못한다'를 외치지만 동료들의 도움과 몇 번의 시행착오, 그리고 익숙해짐을 통해 결국 그 일터에 적응하게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마지막 떠나올 때 동료에게 하루 평가 점수로 10점 만점에 4점밖에 받지 못했지만, 그 근성을 인정받은데에서 그는 내일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사실 취업에 대한 공포가 형성된 것은 취업 자체가 어려운 점도 있지만, 취업 후 고용안정에 대한 불안 혹은 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작용하는 것도 사실이다. 자신이 가장 어렵고 두려운 일은 처음부터 잘 해낼 수 없지만 근성을 보여주며 해나가면 충분히 내일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물론 현실이 어떨런지는 시청자가 판단할 몫이겠지만.

 남대문 시장 한 식당에서 종업원 활동을 하는 박명수, 일이 부실할 때마다 그는 유재석과 항상 비교당하곤 했다.
남대문 시장 한 식당에서 종업원 활동을 하는 박명수, 일이 부실할 때마다 그는 유재석과 항상 비교당하곤 했다. ⓒ MBC 무한도전

자존심을 버리라고 강조된 '박명수' 캐릭터

치킨집 사장님, 개그맨과 가수, 그리고 MC로 활약 중인 박명수. 더군다나 무도에서 그의 캐릭터는 안하무인격으로 비쳐진다. 그런 그가 식당의 종업원으로 일자리를 잡게 된다. 치킨집 사장님 그리고 그의 성격이 묘하게 오버랩되는 순간이다.

박명수는 식당에서 제법 성실하게 일하고 예쁨도 받지만 시종일관 유재석과 비교당하고, 일을 못한다고 혼나기 일쑤였다. 더군다나 사장님이 데리고 다니면서 손님들을 위해 여기저기서 춤을 춰야 했다. 어찌보면 가장 냉정하게 사회의 현실을 보여준 캐릭터 였다. 노홍철은 그의 워낙 부산스러운 모습이 강조되기도 했고, 유재석을 비롯한 다른 멤버는 현실보단 그 본연의 모습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는데 박명수는 주변 상황이 확실하게 눈에 들어왔다.

결국, 그는 몇 번은 호통도 치고 몇 번은 할 말도 하지만, 자존심을 버리고 일에 순응하며 종업원으로 거듭나기 시작한다. 결국 자신이 어떤 처지에 있었건, 어떤 눈높이를 가지고 있었건 현실에 맞춰가며 살아야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일자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다. 12시간 대장정의 생방송을 한 MBC 역시 뚜렷한 대안을 이야기하기보단 각자의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수준에서 방송 내용이 진행되었다. 무도는 그것을 예능프로그램에 접목시켜 이야기하려 했다.

주변에 둘러보면 일자리가 꽤 있다는 것, 일자리에 공포심을 하나씩 깨가며 적응해가면 어느샌가 따뜻한 손길과 시선들이 자신을 도와줄 것이라는 것. 그것이 이번 무도의 일자리 편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주제 아닐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casto와 푸타파타의 세상바라보기(http://blog.daum.net/casto)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무한도전#일자리가 미래다#일자리#취업#실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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