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이 26일 오전 6시부로 총파업을 재개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1월 6일 승리를 선언했던 1차 파업 때보다 수위를 더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언론노조는 이날 오후 총파업 결의대회를 마친 후 곧바로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파업지침 15호를 확정했다.
언론노조는 26일 오전 6시부터 MBC 본부를 필두로 전면 파업에 돌입하고, 26일과 27일 사이 사업장별로 조합원 비상총회를 열어 결의를 다진 후 참여 수위와 규모를 점차 늘려가겠다고 밝혔다. 또 26일 저녁 7시부터는 전국 80개 지부 사업장 앞에서 동시다발적인 촛불집회를 개최하겠다고 했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한나라당 고흥길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이 언론악법 상정을 불법적으로 시도한 것만으로도 국민에 대한 도전이고, 전체 언론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오는 3월 2일에는 여의도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최상재 위원장 "거리에서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이 염원 반드시 지키겠다"
한편 한나라당의 미디어 관련 법안 직권 상정 시도는 시민들을 다시 여의도로 불러들였다.
당초 서울 명동에서 촛불국민대회를 개최하려던 용산철거민범국민대책위원회, 촛불시민연석회의, 인권운동사랑방, 미디어행동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과 누리꾼 300여 명은 계획을 바꿔 언론노조의 총파업 촛불문화제에 결합해 함께 촛불을 들었다.
용산 참사 희생자 고 이성수씨의 부인 권명숙씨는 "이번 참사를 겪으면서 정부가 자기한테 불리하면 언론을 조작해서 보도를 막으려 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며 "진실이 규명되고 책임자가 처벌돼 고인의 명예가 회복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이 진실의 촛불을 계속 밝혀달라"고 말했다.
정연주 전 KBS 사장 해임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KBS 이사직에서 해임됐던 신태섭 전 동의대 교수는 "MB 정부가 각종 악법으로 구조를 바꿔 절차적 민주주의의 핵심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며 "미디어 관련 법안까지 직권상정하려는 이때 온 국민이 다시 한 번 일어나 (투쟁을) 시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업을 앞둔 MBC, OBS, <한겨레> 등 언론노조 각 지·본부장들은 연단에 올라 다시 모인 촛불시민들의 연대와 지지를 호소했다.
노중일 전국언론노조 OBS 지부장은 "악한 구조는 선한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며 "악을 심으려 하고 구조를 곪아터지게 하는 한나라당과 MB정부를 우리와 함께 막아달라"고 말했다. 노 지부장은 또 "현재 YTN에 이어 MB 특보가 사장으로 내려온 저희 OBS는 어린 방송사다"며 "촛불을 밝힌 민주시민 여러분이 YTN을 지켜주셨듯 저희 OBS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김보협 <한겨레> 지부장은 "언론악법이 통과되면 촛불시민 여러분은 전문시위꾼, 불순한 테러리스트가 되고 말기 때문에 우리가 나서 싸우는 것"이라며 "언론 노동자의 힘이 그렇게 크진 않다, 여러분이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최상재 위원장은 촛불 시민들 앞에서 지난해 12월 했던 약속을 다시 한 번 지키겠다고 밝혔다.
"더 이상 용산참사에서처럼 무고한 희생자들이 나오지 않게 언론노동자들이 앞장서 싸우겠다. 저들은 참된 언론을 지키고 약한 사람들을 지키겠다는 이 염원에 손끝 하나 대지 못할 것이다. 거리에서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지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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