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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 목천ic에 도착하면 태극기의 물결이 인다.
▲ 독립기념관 입구 충남 천안 목천ic에 도착하면 태극기의 물결이 인다.
ⓒ 민종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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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시 목천 톨게이트를 빠져 나가면 태극기의 물결이 일렁입니다. 3·1절을 앞두고 기념행사를 알리고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서입니다. 이곳 흑성산에는 독립기념관이 있고 우측 진천방향으로 가면 유관순열사기념관 및 생가가 있습니다.

유관순 열사가 항거했던 아우내 장터
▲ 아우내 장터 유관순 열사가 항거했던 아우내 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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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내장터는 대한독립만세운동의 숨결이 숨쉬는 곳입니다. 90년 전인 1919년 3월 1일 서울에서 시작된 만세 운동을 이어, 이곳 아우내장터에서도 장날을 기해 만세운동이 일어났습니다.

봄을 파는 장터
 봄을 파는 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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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에는 봄이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봄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저마다 꽃 앞에서 머물러 봄을 마시고 있습니다.

초장인데도 장사가 되지 않아 감자나 굽고 있다.
 초장인데도 장사가 되지 않아 감자나 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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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불경기라서 초장인데도 장사가 안되어 감자만 구워먹을지라도 어서 따뜻한 봄이 오길 기다리는 마음은 한결같습니다.

칼을 가는 생선장사
 칼을 가는 생선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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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파는 아저씨도 칼만 갈아대고 있습니다. 손님이 찾으면 잘 드는 이 칼로 생선을 멋들어지게 토막을 내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요즘은 지난 IMF때보다도 더 장사가 안된다고 합니다.

번데기 흥정
 번데기 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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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데기 파는 곳에서는 한되박에 3천 원 하는 번데r기를 흥정하고 있습니다. 번데기를 어디서 생산하느냐고 물었더니 번데기도 수입산이지 국내산은 없다고 합니다. 어렸을 때 누에치고 명주뽑던 모습의 기억이 썰렁해져버렸습니다.

김혜순(74)할머니
 김혜순(74)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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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천면 아우내초등학교 뒤에 사는 김혜순(74) 할머니는 튀밥을 튀기러 장에 나왔습니다. 우리네 살림살이도 튀밥처럼 커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부푼 꿈을 모든 사람이 이루었으면 좋겠습니다.

튀밥이 터지고 있다.
 튀밥이 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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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 동광초등학교 3학년인 유하린 어린이는 엄마 아빠(유윤상 32) 따라서 장터에 나왔습니다. 두부, 청국장, 콩나물을 파는 엄마 아빠의 일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이렇게 해맑은 어린이가 구김살 없게 살아갈수 있도록 세상이 맑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유하린 어린이
 유하린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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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내장터에서 진천방향으로 한 정거장 거리 가다 보면 유관순 열사 기념관이 있습니다. 이곳도 3·1절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유관순열사 사우 입구
 유관순열사 사우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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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순열사 상
 유관순열사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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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하늘 가만히 우러러보며 유관순 누나를 생각합니다. 옥속에 갇혀서도 푸른하늘을 그리다가 숨이 진' 그 누나의 하늘은 어떤 하늘이었을까요. 2002년 미군 장갑차에 깔려 죽어간 효순 미순양은 어떤 하늘을 그리다 죽어갔을까요. 또 지난해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반대하며 촛불을 든 촛불 소녀들의 하늘은 어떤 하늘일까요. 유관순 누나한테 질문을 해봅니다.

청소년들이 유관순열사 추모각을 방문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유관순열사 추모각을 방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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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차에서 한 무리의 학생들이 내리더니 유관순 열사 추모각으로 오르고 있습니다.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더니 대구에서 왔다고 합니다. 80여 명의 이 학생들은 "대구 청소년 철학교육연구소"에서 수련온 것이라고 합니다.

철학연구소에서 청소년들이 수련왔다는 말을 들으니 왜 그렇게 반가운지요. 사실 요즘 실용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이나 어른이나 '돈' '성적'이 아니면 관심을 두지 않는 세태인데 청소년들이 철학을 공부하고 그들한테 철학을 가르치는 것이 반가웠습니다.

이들을 인솔한 고현숙 철학박사한테 어떤 동기로 왔느냐고 질문을 했습니다. 고 박사는 청소년 철학 교육과정 중 우리 역사를 바르게 알게 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그 중 '전쟁과 민중의 역사'라는 주제가 있어서 현장으로 답사를 오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내친 김에 건국 60주년 논쟁, 식민지 근대화론, 금성출판사 역사교과서 문제 등 요즘 민감한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문해 보았습니다. 이에 고 박사님은 개인적인 생각은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을 아이들한테 주입을 시키는 것보다는 아이들한테 역사적 사실을 보여주고 알게 하고 그 사실에 입각해서 아이들이 토론을 통해서 스스로 자신의 역사관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타임캡슐
 타임캡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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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순 열사 기념관 앞에는 타임캡슐이 있습니다. 그 앞에 섰습니다. 오늘의 우리 모습을 100년 후 우리 후손들은 어떻게 기억하고 해석할 것인가.  두려운 역사 앞에 촛불 하나 켜들고 엄숙하게 되돌아볼 일입니다.


태그:#아우내장터, #유관순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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