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고령군과 성주군 일대의 불교 문화유적을 찾아 나섰다. 행정구역상으로 접경지역을 오가며 석조물 중 불상과 탑 당간지주 등을 둘러본다.
분위기 있는 대평리 석불
고령읍 운수면 대평리에 있으며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359호로 지정된 이 석불은 주변에 고목 한 그루가 서 있어 더욱 운치가 있다. 만약 이 고목이 없었다면 무엇인가 또 다른 분위기를 엿 볼 수 있을 듯도 하다.
둥근 민머리는 왼쪽부터 앞 이마까지 깎여 팽팽하게 되었고 눈 부위는 비교적 얕게 새겨져 있으며 입가에는 미소가 보이고 두 볼은 아주 풍만하다. 고령지역에서는 외곽에 있으면서 다소 보기 어려운 양식이 나타나는 불상이다. 비까지 많이 내리니 더욱 운치가 있는 장소이다.
보물급에 가까운 석탑
행정 구역상 성주군 보월동 탑안에 있는 삼층석탑은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119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절의 이름이 전하여 지지 않는다. 예전부터 사방에 흩어져 있던 부재들을 1979년 12월 지대석 위에 상ㆍ하의 이중의 기단을 쌓고 그 위에 다시 3층 석탑을 올려 복원하였다.
경주지역에 있는 탑과 거의 유사한 형식으로 보물급이라 해도 빠지지 않는 훌륭한 석탑이다. 주변은 도로변에 있으나 경치는 좋은 곳에 위치해 있다.
화려한 광배가 있는 곳
이제 가야산 국립공원 지역내에 있는 심원사를 찾았다. 대대적인 불사로 옛 모습은 변형이 많이 이루어졌다. 지금도 한참 공사가 진행 중에 있었다.
고려시대 말 이미 이숭인의 시에 가야산 속에 있다는 기록이 보이는 고찰이다.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116호로 지정된 삼층석탑은 현재 예전 위치에서 옮겨져 복원되어 있다.
석탑 기단에는 화려한 불상 광배가 있는데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525호로 지정되어 있다.
특이하게 향로가 새겨진 광배로 그 조각 수법이 아주 우수하고 화려하다. 잘 만들어진 작품으로 누구나 다 보면 알 수 있을 정도이다.
더 넓은 영광은 자취를 남긴 곳
심원사를 둘러보고 조금 떨어진 곳에 도로변을 보면 삼층석탑이 있다. 신라 애장왕 3년(802) 창건된 법수사는 합천 해인사와 더불어 거찰이었다고 한다. 삼층석탑은 이제 폐사지 의 미학을 알 수 있게 조망이 좋다.
주변에는 불상의 대좌와 각종 석조물들이 흩어져 있어 당시의 절 규모를 연상케 하며, 아래 마을에는 당간지주가 큰 나무와 함께 홀로 남아 오랜 세월을 같이 하고 있다.
당시의 화려한 모습은 그 어디론가 사라지고 이제는 정말 상상속의 사찰로만 남은 법수사지에서 신라 불교의 이면을 또 다시 엿볼 수 있었다.
홀로 남은 당간지주
고령읍내로 돌아오는 길에 지산동 당간지주를 본다. 동 서쪽으로 마주보고 서 있으며 바깥쪽 면에 양 모서리를 줄인 후 가장자리와 가운데에 세로띠를 도드라지게 새겨 두었다. 단아한 조각 솜씨를 엿볼 수 있어 통일신라시대 작품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부 구조를 발굴 조사하여 밝혀진 곳으로 보물 제54호 지정되어 고령을 찾으면 꼭 한 번씩은 둘러보는 문화재이다. 비가 많이 오는 궂은 날씨 속에 답사 여정길이었지만 역시나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운다. 날씨와 상관없이 늘 답사길은 많은 것을 얻는 수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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