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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20명 희망퇴직, 신입사원 초임 30% 삭감 추진.

대한지적공사 402명 감축, 신입사원 초임 삭감 추진.

남동발전, 236명 감축, 인턴 85명 배정.

한국시티은행 298명 희망퇴직, 신한카드 350명 희망퇴직, 중부발전 508명 감축….

 

민주노총 비대위 간부들은 27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유지는커녕 현장에서는 벌써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노동시간 단축 등으로 인해 임금도 이미 깎일 만큼 깎였다"며 반발했다. 

 

대기업 신입사원 초임 깎으면 대리·과장들은?

 

임성규 민주노총 비대위원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전경련이 대졸초임 삭감계획을 내놓으면서 고용유지와 신규채용 계획을 제시하지 않은 것은 노사민정 합의가 사기였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합의에 참여한 한국노총에 대해서도 "현찰 주고 공수표 받아온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지난해 주식배당에서 정몽준 의원(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은 410억원,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271억원,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148억을 받았다"며 "재벌은 돈잔치를 벌이면서 대졸 초임을 깎는 것은 강도적 발상"이라면서 고통분담을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특히 대졸 초임 삭감과 관련 "사회 전체의 임금 하향화를 불러올 게 뻔하다"고 비판했다. 같은 사업장내 상위 직급 노동자들이나 중소기업의 노동자의 임금도 함께 삭감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용건 사무금융연맹위원장은 "신입사원 초임을 깎으면 바로 위 직급인 대리와 임금이 2배 이상 차이난다, 회사가 생산성을 감안해서 대리 임금도 깎지 않겠냐"면서 "결국 단계별로 줄줄이 임금이 삭감되고 (높은 임금을 받는) 임원급 노동자들은 구조조정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 위원장은 "대기업 신입사원 초임이 줄어들면 중소기업 신입사원 초임은 더 줄어드는 게 당연하다"며 "처음 신입사원 초임을 깎는 사업장을 타깃으로 산별노조 차원에서 대대적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남택규 금속노조수석부위원장은 "현장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잔업과 특근이 사라져 사실상 임금이 40만~50만원 줄었다, 휴업까지 하면 100만원 가까이 삭감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금속노조 조사에 따르면, 소속 사업장 242곳 중 152곳이 휴업을 했고 129곳이 잔업·특근을 축소했다. 그렇다고 고용이 유지된 것은 아니다. 59곳이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남 부위원장은 "이미 임금은 깎일 대로 깎였는데 여기서 더 삭감한다면 노조가 투쟁을 조직하지 않아도 노동자들의 분노가 폭발한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말 전국노동자대회... 그러나

 

이날 민주노총은 정부에 대해 ▲ 공공 및 민간부문 일자리 감축과 구조조정 중단 ▲ 200만 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 전환 ▲ 공공서비스 분야 등에서 250만 좋은 일자리 창출 ▲ 해고회피 및 노동시간 단축 사업장 지원을 골자로 하는 '고용안정특별법' 제정 등을 요구했다.

 

기업들에 대해서는 ▲ 노동시간 상한제, 교대제 개편, 고용유지 확대협약 등을 통한 241만개 일자리 창출 ▲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소득저하의 임금보전 ▲ 임금삭감 금액 공개 및 그에 따른 고용창출 계획 제출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같은 요구가 정부 고용정책에 반영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노총은 두 차례 정부에 대화를 제안했지만 정부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민주노총은 "정부 쪽에서 요청이 들어오면 대화할 수 있지만, 더 이상 우리가 매달릴 이유는 없다"는 입장이다.

 

개별 노조의 임단협 교섭을 얼마나 통제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미 사업장별로 노사화합선언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임성규 위원장은 "화합을 선언하면 손해를 덜 본다고 기대하는 노조가 있겠지만, 최근 몇 년동안 노사화합 선언한 사업장에서 임금삭감이나 구조조정이 줄어든 사례는 없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후 민주노총은 오는 28일 오후 3시 30분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반 이명박투쟁'을 선포한다. 또한 시민사회단체와 야3당과 고용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학생단체나 각 대학 총학생회와도 간담회를 열고 '노학연대' 방안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스펙은 높이고 눈높이는 낮추라고?"

[현장] 대학생들, 전경련 방침에 항의 기자회견

27일 오전 10시,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대학생 10여 명이 '대졸 신입사원 초임 삭감'에 항의하기 위해 여의도 전경련회관 앞에 섰다.

 

이들은 "대학졸업생은 과도한 등록금으로 인해 학자금을 대출받아 어렵게 학업을 마쳤다, 신입사원 초임을 깎겠다는 전경련 방침은 벼룩의 간을 빼먹는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이원기 한대련 의장(부산대 총학생회장)은 "30대 기업 뿐 아니라 모든 기업에 초임 삭감이 확산되고 대학생의 일자리는 아르바이트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면서 "기업들이 정말 고통분담을 원한다면 전경련 간부들 임금부터 줄이고 일자리를 늘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해선 서울대련 의장(숙명여대 총학생회장) 역시 "사회가 대학생들에게 토익·토플 등 높은 '스펙'을 요구하고서는 이제와서 눈높이를 낮추라고 한다"면서 "그런데도 이명박정부는 마치 취업자들 눈이 높아서 실업이 증가하는 것처럼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이후 민주노총 등 노동단체와 간담회를 열고 공동 모색방안을 찾겠다는 방침이다.


태그:#고용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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