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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신종 금융 사기수법인 '메신저 피싱'이 활개를 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타인의 메신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해킹해 지인 행세를 하며 급한 일이 생겼다고 돈을 보내달라고 하는 수법이지요.

제 주변에도 메신저 피싱을 경험했다는 이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속아서 송금을 해준 경우도 있고 계좌이체 해주려다가 미심쩍어 확인을 한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로 같이 살고 있는 처제의 경우 친구가 보낸 문자메시지가 일면식도 없는 제3자의 휴대폰으로 동시에 전해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처제 친구의 문자를 동시에 받은 사람(제 3자)이 최근에 메신저를 해킹 당한 적이 있었고 메신저로 문자를 보내는 과정에서 뭔가 잘못 된 것 같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결국 제 3자의 메신저 해킹 여파로 처제 친구의 문자가 제 3의 인물에게도 보내진 것 같다며 처제와 처제 친구에게도 해킹당하지 않도록 주의하라며 연락을 줬다고 합니다. 고마운 분이죠.

메신저 해킹은 이처럼 금융사기와 함께 개인정보와 사생활까지 침해받는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 지인이 급하다며 송금을 요구하는 경우 사람들은 어떻게 대처를 할까요? 제 메신저 지인들을 통해 초동대처를 어떻게 하는지 지난 3일 실험해봤습니다.

먼저 아래와 같이 가상 상황을 설정했습니다.

제 가족 중에 한명이 병원에 입원했는데 들어놓은 보험도 없고 병원비가 많이 나와 파산직전이라는 상황을 설정했습니다. 그래서 급하게, 형편 되는대로 돈을 빌려달라는 내용으로 지인들과 메신저를 해봤습니다.

이 실험은 메신저 피싱에 대해 어떻게 초동대처를 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함입니다. 알아야 당하지 않기 때문이죠. 상황종료 후 곧바로 이번 실험을 하게 된 목적과 의도를 충분히 밝혔으며 정중하게 양해를 구했습니다.

아이디와 대화명, 사진 등 개인정보가 될 수 있는 부분들은 모두 모자이크 처리한 후 익명으로 대화 부분만 인터넷에 올려도 된다는 동의와 허락을 받았습니다.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고 협조해 주신 지인분들께 다시한번 감사말씀드리고 그 내용을 소개하겠습니다.

 가상 메신저 피싱 실험1
가상 메신저 피싱 실험1 ⓒ 네이트온 캡쳐

'이쁜 하늘에 상처날까 날지 못한 날'이 기자의 메신저 대화명입니다. 가상의 사정이야기와 함께 돈 빌려줄 것을 부탁하자 이 지인은 바로 기치를 발휘했습니다. '이용철 기자님 맞으시죠?'라며 요즘 금융사기가 극성이라며 선수를 치셨습니다.

물론 이용철 기자는 그 지인분이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입니다. 실제 제가 맞는지 아닌지 떠보는 것이죠. 상황이 종료된 후 양해말씀을 구하는 과정에서도 이 지인은 일명 '확인사살'을 하는 철저함을 보였습니다. 제가 어디에 사는지를 묻더군요. 이야기 들어보니 이 지인 주변에도 메신저 피싱을 경험했다는 경우가 워낙 많아 돈 빌려줄 것을 요청할 경우 이런 식으로 대처방안(엉뚱한 이름으로 떠 보는 것)을 마련했다고 하더군요. 슬기롭게 초동대처를 하는 분이었습니다.

 메신저 피싱 실험 2
메신저 피싱 실험 2 ⓒ 네이트온 캡쳐

두 번째 지인입니다. 제가 일부러 맞춤법을 틀리게 보내봤습니다. 장문의 글을 정신없이 쓰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런 메신저에서는 오탈자를 잘 내지 않는데요. 약간 의심의 여지를 남겨봤습니다. 병원비 빌려줄 것을 요청하자 처음에는 동조를 해주더군요. 계속해서 요청하자 지인은 "알아보고 전화준다"며 메신저를 잠시 중단한 다음 곧바로 제게 전화를 했습니다. 저는 휴대폰 멘트를 '회의중'으로 돌려놨고 지인은 100% 메신저 피싱으로 생각했는지 더 이상 메신저에서 글이 오가지 않았습니다. 이 지인분도 확실하게 대처를 하고 있었습니다.

 메신저 피싱 실험 3
메신저 피싱 실험 3 ⓒ 네이트온 캡쳐

세 번째 지인은 거의 완전하게 넘어가는 분위기였습니다. 사람이 아프다는 어떤 감정적인 부분을 애절하게 호소하니 마음이 약해졌고 돈 빌려달라는 부탁을 거절하기 힘들어보였습니다. 만약 계속 이런 분위기에서 이 지인에게 여윳돈이 있었다면 즉시 계좌로 이체할 분위기였습니다. 사람을 잘 믿고 순진, 순박한 면이 있는 분이죠. 여성분입니다.

 메신저 피싱 실험4
메신저 피싱 실험4 ⓒ 네이트온 캡쳐

이 분도 마찬가지 입니다. 아내의 절친한 친구인데 사정 이야기를 하니 "어떻게 돈 나올 구멍이 있는지 정리좀 한다"고 하더군요. 이대로 나가다간 곧 돈을 구해올 것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더 이상 안되겠다 싶어 제가 메신저 피싱임을 알 수 있는 멘트를 보냈습니다. 아내가 시골 친정에 가서 연락도 안되고 급하다고 그랬지요. 친정은 영등포이고 숟가락 개수까지 아는 친구이니 바로 이 대목에서 메신저 피싱임을 감지하고 아내에게 즉시 전화를 해서 확인을 하더군요.

이 밖에 익명으로도 자신의 대화내용이 나가는걸 원치 않은 지인이 계셨는데 사정상 빌려줄 형편이 안 된다며 미안해했습니다.

공공장소에서 메신저 로그인 하지 말고 이성적 판단 중요

이번 메신저 피싱 가상 실험을 종합해보면 이렇습니다. 더 주의를 기울여야한다는 것이죠. 초동대처를 슬기롭고 정확하게 하시는 분이 있는가 하면 인정상, 분위기상 속아 넘어가는 듯한 경우도 반반이었기 때문입니다.

메신저 통한 금융사기가 극성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속아 넘어가는 것이죠. 감성적, 감정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이성적으로 판단을 해야 합니다. 아무리 가족, 형제라도 메신저를 통해 금전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다면 즉시 전화로 목소리를 확인해야 합니다.

더불어 메신저 비밀번호를 자주 바꾸어야 하고 해킹 차단프로그램 등을 설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도서관, 공공기관, 은행 등 공용으로 컴퓨터를 사용하는 곳에서 함부로 메신저를 연결해서도 안됩니다. 다른 것 검색하다가 깜빡 잊고 메신저를 로그아웃 안하고 나가는 경우도 허다하거든요.

어떤 사례가 어떻게 발생하는지 알아야 대처를 할 수 있고 또 본인이 직접 경험하면 이에 대한 대처방법은 확실해집니다.

이제부터는 감성이 아닌 이성적으로 접근하시길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다음블로거뉴스에 송고했습니다



#메신저피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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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통과 대화를 좋아하는 새롬이아빠 윤태(문)입니다. 현재 4차원 놀이터 관리소장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며 착한노예를 만드는 도덕교육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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