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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위기와 민의 대안 토론회 모습
경제위기와 민의 대안 토론회 모습 ⓒ 고두환

 

지난 4일(수), 서울 장충동 만해 NGO 교육센터에서는 녹색사회연구소, 모심과살림연구소, 생명평화공명(준) 주관하고 경향신문과 아름다운재단이 후원하는 경제위기와 민(民)의 대안 토론회(자립과 연대의 민생경제를 위하여)가 열렸다.

 

성황을 이룬 토론회는 100명을 훌쩍 넘기는 참석자들로 인해 의자가 모자라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발표에 나선 토론자들은 "토론회 이렇게 성황인 것은 경제 위기를 반증한 것이 아닐까 싶다"는 말로 입을 모았다.

 

격려말에 나선 김규복 녹색연합 공동대표는 "현재 우리에게 닥친 위기는 경제가 아닌 삶, 생명, 문명의 위기가 아닐까 싶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정책이 소망을 주는게 아닌 소망을 짓밟는 것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원자력 비율 높이고 대운하 추진, 저탄소 녹색성장은 사기"

 

기조 발표에 나선 박승옥 시민발전 대표는 "이전에도 없고, 이후에도 없을 역사상 풍요로운 시대는 곧 붕괴될 것"이라며 "석유자원이 고갈되지 않아 녹색뉴딜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석유정점은 그리 멀지 않은 미래"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대해 "원자력 비율을 높이고 대운하를 추진하는데 '녹색'이란 단어가 들어가는 것은 사기"라며 "지역의 공동체가 형성되어 공동체 경제가 뿌리내리고 국가 권력이 공동체 권력으로 바뀌는 것이 녹색경제"라고 말했다.

 

주요섭 대화문화아카데미 연구위원은 가수 장기하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서로도와 편익을 주는 '호혜' 개념을 강조했다.

 

"장기하는 제작사를 만들어 공시디를 직접 굽는 수공업적 방식으로 음반을 제작해 시장에 내놓는다. 일종의 '자립의 경제학'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작품을 예약하고 기다린 후 찾아가 듣고 구입하는 팬들이야 말로 '연대의 경제학'을 구현하고 있는지 모른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공동체 건설"

 

기조 발표 후 7개의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들은 '대안적 민생경제의 탐색'이라는 주제로 각각의 대안을 제시했다.

 

임윤옥 한국여성노동자협의회 정책실장은 "현 경제위기에 직격탄을 맞은 계층은 다름아닌 여성"이라며 전국가정관리사협회(여성노동자 경제공동체 건설)와 빈곤 아동 및 가족을 돌보는 가정보육사를 소개했다.

 

생협이 운동아닌 웰빙으로 인식되는 것 역시 활동가들에겐 고민이었다. 조완형 한 살림서울 상임이사는 '생산자는 소비자의 생명을 책임지고 소비자는 생산자의 생활을 책임진다'는 구호로 시작된 생협운동이 "지역살림운동, 통합물류시스템과 지역거래시스템 등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의 생협운동이 국산과 유기농을 이야기할 때, 일본의 생협운동은 식량자급과 자치에 관심을 가진 것 같다"며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식량자급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식량안전보장정책'을 요구하는 운동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밖에 지역통화 운동을 진행하는 김성훈 한밭레츠 대외협력실장, 공동체를 강조한 김용우 원주협동조합운동협의회 지역농업위원장, 도시속 마을경제 모델 '성미산 마을의 이경란 사람과마을 이사는 모두 "지역 내의 공동체 건설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마지막으로 발표에 나선 차광주 전국귀농운동본부 귀농연구소장은 "농촌의 대안은 귀농하는 것"이라며 "귀농자들끼리 서로 모여 생각을 공유하고, 농민들과 마을을 만드는 등 마을을 되살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강의실에 준비된 의자와 책상이 모잘라 옆 벽으로 의자가 빼곡히 깔렸다.
강의실에 준비된 의자와 책상이 모잘라 옆 벽으로 의자가 빼곡히 깔렸다. ⓒ 고두환

 

"현재 경제위기, 대중들 역시 전환의 시기로 인식할까?"

 

이어서 각 참여자의 발제가 끝나고 종합토론이 시작됐다.

 

조치원 신안1리 마을이장으로 유명한 강수돌 고려대 교수는 경제위기에 대안에 대해 "흙과 자연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농심, 권력 출세의 욕망을 버리고 사고하는 풀뿌리, 외형적 모습보단 내면의 깊은 곳으로 돌아가기"등을 방법으로 제시했다. 그리고 농담반 진담반이라며 "운동을 대단하게 진행하기 보단 위에 나온 여러 대안들을 뜻 맞는 이들과 함께살 수 있는 '소한민국'이라는 공화국을 만드는 것은 어떠냐?"고 제안했다.

 

최승국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위에 나온 여러 대안들을 공감하고 동의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답답한게 사실이다"라며 "운동을 진행하는데 있어 우리끼리의 운동이 아닌 모두가 함께하는 운동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4대강 정비사업에 대해 운을 띄우며 "일용직이 아닌 재생에너지 산업, 단열재나 이중창 설치, 에너지절약 컨실팅 등이 녹색경제에 이바지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병수 수도권생태유아공동체 생활협동조합 이사장은 "지난 10년간 경제는 항상 위기였고, 불황이었다. 지금은 위기의 고점이라는데 고통을 받을만큼 받아서인지, 내성이 생겨서인지 감성적 위기감은 그리 심한 편은 아닌 것 같다"며 "녹색경제로의 전환을 위해 보나르도 운동을 제안하기엔 현실의 문제가 IMF 금융환란 때보다 심각하지 않은가 싶다. 현재 경제의 전환이 대중적 전환이 필요하다면 일반 대중들이 경제체제에 대해 자율적 인식 전환과 실천의 전기가 될 것이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오후 1시부터 시작된 이날 토론회는 참여자들이 함께 토론에 참가하면서 마감시간인 6시 30분을 훌쩍 넘겼다. 주최 측은 "추후 같은 주제를 가지고 몇몇 지역에서 토론회를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casto와 푸타파타의 세상바라보기(http://blog.daum.net/casto)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경제위기#저탄소 녹색성장#녹색경제#공동체#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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