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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감사합니다. 저어새를 지키고 싶어하는, 여러분의 진심 어린 메시지를 잘 읽어보았습니다. 여러분이 걱정하시고 있는 저어새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자면 …."

 

일본 후쿠오카시 요시다 히로시 시장이 부산 대명여자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보낸 편지다. 대명여고 교사로 있는 박중록 습지와새들의친구 운영위원장은 최근 후쿠오카시장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며, 5일 그 내용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저어새는 천연기념물(제205호, 1968년 지정)로, 전 세계에 1700여 개체만 서식하는 희귀 철새다. 저어새는 1980년대까지 낙동강 하구에서 간혹 발견되었고, 중국 북동부와 일본·타이완·하이난섬·인도차이나 등지에서 분포하고 있는 철새다.

 

후쿠오카 시장이 이들에게 답장을 보낸 것은 지난달 습지와새들의친구와 대명여고 학생들로부터 편지를 받았던 것에 연유한다. 박중록 운영위원장과 이슬·이지나(대명여고 3년)양은 지난 달 3일 김해공항 국제선 의전실에서 후쿠오카시 마치모토 사토루 국제과장을 만나 수십통의 편지를 전달했다.

 

편지에는 저어새가 일본에서 겨울을 무사히 보낸 뒤 봄에 우리나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후쿠오카시 하카다만 인공습지를 잘 보존해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일본 환경단체인 습지포럼(wetland forum)이 하카다만 개발로 저어새의 서식지 파괴 우려의 내용을 담은 <저어새 푸의 약속>이라는 책자 100부를 습지와새들의친구에 보내왔고, 이에 이들이 후쿠오카시장한테 편지를 쓴 것.

 

후쿠오카 시장은 답장을 통해 매립지인 '아일랜드시티'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매립지에도 저어새는 날아오고 있지만, 여기는 사람이 만든 인공적 현장으로, 저어새에 있어서도 일시적인 서식지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후쿠오카 주변으로 날아오는 저어새는, 이마즈 간척지와 다타라강 하구 간척지, 와지로 간척지 그리고 아일랜드시티의 공사 현장 등 하카타만과 그 준변의 넓은 지역을 날아다니며 서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그는 "후쿠오카시에서는 후쿠오카현 등과 협력하여, 자연의 서식지를 보전하는 등, 앞으로도 저어새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해나갈 것이므로 안심하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공사중인 아일랜드시티는, 많은 컨테이너를 실은 큰 배들도 대응이 가능한 근대적인 항구의 정비와 새로운 도시조성 등을 실시하기 위한 사업"이라며 "예전의 항구 정비계획에서는, 와지로 간척지를 매립하여 육지로 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지만 아일랜드시티를 계획할 때에 많은 야조들이 날아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요시다 히로시 시장은 "후쿠오카시는 새로운 항구나 도시의 정비와 자연환경의 보전을 잘 양립시키면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이해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자연을 사랑하는 여러분의 마음이 후쿠오카시와 부산광역시의 우정을 보다 한층 깊게 한 점에 대해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한 뒤 답장을 끝맺었다.

 

박중록 위원장은 "후쿠오카만의 저어새를 보호해 달라는 학생들의 메시지를 담은 편지에 대한 답장이 온 것"이라며 "생각지도 못한 뜻밖의 선물을 받았으며, 한국어로 번역까지 해주시는 고마움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태그:#저어새, #후쿠오카, #습지와새들의친구, #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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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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