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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후愛> 홈페이지.
 <4주후愛> 홈페이지.
ⓒ i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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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부부가 합의 또는 재판에 의하여 혼인 관계를 인위적으로 소멸시키는 일'이란 뜻인 이 단어가 현실에 적용됐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과 마음으로 아파한다. 또 일부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게 되기도 한다.

매일 평균 946쌍이 결혼을 하지만 341쌍이 이혼(2007년 통계)을 해 세계 이혼율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대한민국. 이런 현실을 반영한 듯, 지상파와 케이블 할 것 없이 이혼 관련 프로그램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혼을 조명해보고 해결책을 마련하려고 노력하는 프로그램은 적었다. 시청자들이 지난 1월 28일과 2월 4일, 2주에 걸쳐 방송된 MBC <4주후愛>에 주목한 이유는, 이 프로그램이 대안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단 2회만 방송된 파일럿 프로그램(편성이 확정되기 전에 견본용으로 만든 프로그램)이었지만 반응은 뜨거웠다. <4주후愛> 홈페이지 '시청자 의견'란에는 공감을 표하는 시청자들의 댓글과 섭외 문의, 제보를 알리는 글들이 줄줄이 이어졌다.

시청자들 성원으로 정규 편성된 <4주후愛>

시청자들의 바람대로 오는 18일 정규 편성돼 방송되는 <4주후愛>(매주 수요일 저녁 6시 50분 방송).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큰 특징은 '리얼'을 표방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부갈등을 그리는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이 드라마 형식으로 에피소드를 풀어내거나, 본인이 출연한다고 해도 모자이크 처리를 하는 것을 생각하면 대단한 파격이 아닐 수 없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신선한 시도다.

이에 대해 <4주후愛>를 기획한 MBC 김영호 피디(PD)는 "부부갈등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드라마 형식으로 현존하는 문제들에 대한 간접적인 해결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며 "그러나 실제 위기를 맞이한 부부들에게는 현실적으로 와 닿지 않는다는 한계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4주후愛>에서는 부부들에게 4주의 시간 동안 경제적 제약에 구애를 받지 않고 직접적인 솔루션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장르를 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피디는 폭발적인 시청자들의 반응에 대해 "방송으로 본 부부들의 모습 역시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가정에서도 있었던, 혹은 생길 수 있는 문제이기에 시청자들의 공감을 더 많이 얻어냈던 것 같다"며 "<4주후愛>의 부부들은 실제 4주에 걸친 제작기간 동안 충실한 솔루션 과정을 보내면서 진심 어린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청자들 역시 그런 모습에 더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별도의 마케팅이나 유명연예인의 출연 없이도 정규 편성된 <4주후愛>. 이 프로그램을 기획·제작하고 있는 김영호 피디에게 프로그램 제작과정에서 겪은 에피소드와 기획의도에 대해 들어봤다. 이 인터뷰는 이메일로 진행됐다.

"기존 부부갈등 프로, 현실적으로 와 닿지 않아"

딱딱한 응어리가 풀어진 부부의 모습을 보는 것은 고된 촬영일정을 이겨낼 수 있는 활력소이기도 하다.
 딱딱한 응어리가 풀어진 부부의 모습을 보는 것은 고된 촬영일정을 이겨낼 수 있는 활력소이기도 하다.
ⓒ 김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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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주후愛> 기획의도가 궁금하다.
"2007년 통계에 의하면 하루 평균 946쌍이 결혼을 하고 341쌍이 이혼을 한다. 특히 경기불황 속에 이혼과 가출이 늘면서 가정 해체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주변에는 갈등을 겪고 있는 부부들이 많다. 관계를 회복하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는 부부들에게, 그들의 문제를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조언자가 있다면 부부들이 더 쉽게 행복을 찾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더불어 부부의 갈등에 맞추어진 적절한 솔루션은 참여하는 출연부부는 물론, 비슷한 갈등을 겪는 TV 시청자에게도 커다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장르는 현장감이 있는 반면, 그만큼 부담요소도 만만치 않다. 굳이 이 장르를 택한 이유가 있나.
"기존 부부 갈등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드라마 형식으로 현존하는 문제들에 대한 간접적인 해결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형식은) 실제 위기를 맞이한 부부들에게는 현실적으로 와 닿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4주후愛>에서는 부부관계 회복이 절실히 필요한 실제 부부들에게 4주의 시간 동안 경제적인 제약에 구애받지 않고 직접적인 솔루션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장르를 택하게 되었다. 있는 그대로, 가감 없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도 공감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파일럿 첫 방송(1월 28일)이 나간 뒤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예상했나?
"사실 어느 가정이건, 크건 작건 문제가 있기 마련이다. 남들에겐 다정해 보이는 부부라도 갈등하며, 다투지 않고 살기란 어려운 일이다. 방송으로 본 부부들의 모습 역시, 남들의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가정에서도 있었던, 혹은 생길 수 있는 문제이기에 시청자들의 공감을 더 많이 얻어냈던 것 같다. 또 <4주후愛> 부부들은 실제 4주간의 제작기간을 거치며 충실한 솔루션 과정과 제작기간을 보냈기에, 부부들의 진심 어린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시청자들 역시 그런 모습에 더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큰소리로 싸웠던 부부도 몰래 데이트 즐기며 '방긋'

- 타 방송국의 비슷한 프로그램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4주후愛>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4주후愛>에서는 갈등을 겪고 있는 실제 부부들이 직접 출연, 얼굴을 공개한다. 우리 이웃, 우리 가족의 이야기가 꾸밈없이 리얼한 감정을 가지고 보인다. 특히 '조정' 시간에서는 서로 이해하고 다시 하나의 가정으로 돌아가는 부부, 결국 각자의 길을 선택한 부부 등 실제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예정이다. 이를 통해 4주간의 솔루션이 가족해체를 막는 데 의미가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출연자 섭외는 어떻게 하나. 어떤 과정을 거쳐 뽑게 되는지 궁금하다.
"파일럿 첫 방송 후, 전화와 홈페이지 제보란을 통해 신청하는 분들이 많다. 1차 전화 인터뷰를 통해 사연과 출연의사를 확인하고, 실제 가정을 방문하여 최종 출연을 확정한다. 그러나 대부분 남편과 아내, 어느 한쪽의 의사로 신청하기 때문에 실제 만남에서 신청자의 배우자를 설득하는 과정이 이어진다. 최종적으로 남편과 아내 양쪽 모두 참여의사를 보이면 출연을 확정한다."

- 부부마다 안고 있는 문제가 다를 텐데 출연 0순위에 두는 기준이라도 있나?
"<4주후愛>를 통해 보이는 부부들의 갈등은 외도나 시댁갈등, 성격차이, 육아문제, 경제적인 어려움 등 한 가정의 남편과 아내로서 살고 있다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것들이다. 가정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노력할 의사가 있는 부부라면 참여의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 파일럿 제작과정 중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사실 방송을 준비하면서 가장 염려했던 부분은 오래도록 부부라는 이름으로 살았고, 관계가 멀어진 기간 역시 여러 해인 부부들의 묵은 갈등이 4주간의 솔루션만으로 회복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그런데 펜션 입소 전까지만 해도 큰소리로 싸웠던 부부가 솔루션을 마치고 퇴소하는 날 아침, 제작진도 모르게 둘만의 데이트를 즐기고 행복해하던 모습을 보고 '아~ 우리가 정말 저분들에게 도움이 되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헤어지는 순간에 제작진의 손을 잡고 '우리가 만약 다시 싸우게 되는 순간이 생기면, 촬영기간 만났던 피디의 이름을 외치기로 약속했다'는 말은 아직도 제작진들 사이에 회자되는 감동의 순간이기도 하다. 촬영이 끝난 후에도 가끔씩 전화로 '어제 남편이 편지를 써줬어요', '이번에 가족 여행을 가기로 했어요'하면서 좋은 소식을 전해주기도 하는데, 이는 밤샘 촬영으로 지친 제작진들에게 가장 좋은 피로회복제이기도 하다.(웃음)"

'이혼숙려기간'인 4주, '변화씨앗' 뿌리내리긴 충분

<4주후愛> 제보란.
 <4주후愛> 제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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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람 있는 경우도 있었겠지만 모두 다 좋을 순 없을 것 같다. 만약 캠프에 입소한 뒤에도 여전히 좋지 않은 결과를 보일 때는 어떻게 하나.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장르를 선택했기 때문에 언제나 좋은 결과를 얻을 수만은 없다. 결정은 결국 부부의 몫이니까 당연한 일이다. 부부의 희망사항과 관계 개선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지만 이혼을 선택하더라도 캠프를 통해 상대방에게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을 거라 믿는다.

물론 다시 사랑을 찾는 것이 우리 제작진의 가장 큰 목적이다. 하지만 무조건 이혼하지 않고 함께 사는 것이 행복의 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최선을 다해 서로 이해하고 노력한 후, 헤어지는 것이 바른 결정이라면, 아름답게 헤어지도록 도와주는 것 역시 우리가 도울 부분이다."

- 3월 18일부터 정규프로그램으로 간다. 현재 포맷으로 갈 예정인가, 수정할 예정인가.
"파일럿에서는 캠프에 입소한 두 부부의 사연을 함께 보여주었지만 3월 18일 정규방송부터는 캠프에는 두 부부가 함께 입소하고, 방송에서는 한 부부가 단독 주인공이 되어 한 회를 풀어나간다. 아마 시청자들도 부부의 사연에 더욱 집중하고 솔루션 해법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 왜 하필 4주인가?
"당초 이 프로그램은 이혼숙려프로젝트로 기획된 것이었다. 그러다 중간에 '이혼 조장' 오해를 살 것 같다는 제작진의 우려로 '사랑프로젝트'로 바뀌게 되었다. 이혼을 하기 전 4주라는 숙려기간, 그 기간을 위기의 부부들의 관계 개선을 위한 집중 솔루션 기간으로 정한 것이다. 4주는 부부들의 전반적인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짧은 기간이지만, 그 변화의 씨앗이 뿌리내리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태그:#사주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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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픈 것은 삶이 우리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도스또엡스키(1821-1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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