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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여, 능산리 고분군의 백제 왕릉원.
부여, 능산리 고분군의 백제 왕릉원. ⓒ 임현철

"우리네 산야가 '묘' 천지가 되어 가네, 그려!"

산과 들에 늘어만 가는 묘를 보고 한 마디씩 내뱉는 소립니다. 사실 볼상 사납지요. '무덤' 천국이 따로 없으니까요. 그래 요즘에는 화장하는 사람들이 꽤 늘었다고 하죠?

그런데 엄청 큰 왕들 묘에 대해선 별 말 없습니다. 평범한 묘가 아닌 역사 유적이기 때문이지요. 사람은 죽어서까지 귀천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각설하고, 이번에는 부여 능산리 고분군인 '백제 왕릉원'을 돌아보겠습니다.

 옆에서 본 백제 왕릉원.
옆에서 본 백제 왕릉원. ⓒ 임현철

 의자왕(우)과 태자 융을 추모하는 단.
의자왕(우)과 태자 융을 추모하는 단. ⓒ 임현철

백제 사비시대 왕릉 묘역 '능산리 고분군'

'능산리 고분군(사적 제14호)'은 사비시대(538-660) 백제 왕릉 묘역입니다. 백제 왕릉원은 앞 뒤 2줄로 3기씩 있고, 제일 높은 곳에 1기 등 모두 7기로 이루어졌습니다. 겉은 원형봉 토분이고, 내부는 굴식돌방무덤으로, 백제 후기 묘제를 살필 수 있는 자료입니다. 이는 위치와 규모로 보아 왕과 왕족, 상류층 분묘로 추정된다 합니다.

이곳에선 금속공예 진수를 말해주는 '백제금동대향로(국보 제287호)'와 '백제창왕명석조사리감(국보 제288)' 등이 출토되어 백제 문화 우수성을 전하고 있습니다.

'백제금동대향로'는 "높이 61.8㎝, 무게 11.8㎏ 대형 향로로 받침, 몸체, 뚜껑으로 구분됩니다. 뚜껑에는 악기를 연주하는 5인 악사와 무인상, 기마수렵상 등 17인 인물상과 봉황, 용, 호랑이, 사슴 등 동물"들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뚜껑은 "봉황이 목과 부리로 여의주를 끼고, 날개를 편 채 힘 있게 서" 있습니다. "길게 치켜 올라간 꼬리의 부드러움이 백제 예술 특징"이라 더군요.

능산리 고분군에서 발견된 '능산리동하총'은 벽화로 유명한 고분입니다. 현재 보존을 위해 동하총은 폐쇄하고 실물 크기의 모형을 만들어 복원 전시하고 있습니다. 이 고분은 "화강석과 편마암을 곱게 다듬어 장방형으로 축조한 횡혈식석실(굴식돌방무덤)분으로 벽화는 청룡, 백호, 주작, 현무의 사신도"가 그러져 있습니다.

또한 왕실 고분군 옆으로는 부여군이 "멸망한 백제 의자왕과 태자 융, 그리고 문무백관을 비롯, 백성 12,895명이 당나라에 끌려간 치욕적 사실을 기초로, 의자왕 묘 찾기 사업을 진행해, 의자왕 묘역으로 추정되는 묘지석 복제품을 모셔와, 2000년 이곳 선왕 능원에 의자왕과 부여융 영혼을 위로하고 단을 마련하였다."고 합니다.

 '능산리동하총’은 벽화.
'능산리동하총’은 벽화. ⓒ 임현철

신라유물은 관리가 잘 되는데, 백제유물은?

백제 왕릉원은 경주 신라 왕릉과 비교가 됩니다. 36기가 있는 신라 왕릉이 웅장함과 화려함을 자랑한다면, 규모가 작은 백제 왕릉들은 소박하고 차분한 느낌입니다.

이에 대한 평은 경주와 부여 왕릉을 둘러본, 초등 5학년 딸이 느끼는 유물 관리에 대한 시각을 잠시 빌려보겠습니다.

"같은 나라인데도 신라 유물은 관리나 계승이 잘 되고 있는데, 백제 유물은 관리나 계승이 잘되지 않고 방치된 느낌이 든다. (이로 보면) 백제와 신라가 같은 우리 선조고 뿌리인데, 정말 같은 우리나라가 맞나 싶다. 신라가 너무 싫게 느껴진다."

현장에서 이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아이들 눈에도 이런 게 보이나 봅니다. 물론 문화재 관리에 있어 지역 차별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역사 유물 관리 보존에서 '역사 속 승자와 패자만큼 차이가 난다.'란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요?

 위에서 본 백제 왕릉원.
위에서 본 백제 왕릉원. ⓒ 임현철

 신라 성덕왕릉.
신라 성덕왕릉. ⓒ 김환대

덧붙이는 글 | 다음 블로거뉴스와 SBS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백제 왕릉원#부여#의자왕#문화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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