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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 가는 길. 커다란 떡갈나무가 웅장함을 자랑한다.
 선암사 가는 길. 커다란 떡갈나무가 웅장함을 자랑한다.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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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 가는 길

상사호 푸른 물을 옆으로 끼고 구불거리며 달려간다. 아스팔트는 오래 전에 포장되었는지 검은 빛을 잃었다. 벚나무가 물이 바짝 올랐다. 비탈로 가지를 늘어뜨린 오리나무 꽃은 연한 초록빛으로 막 터질 것처럼 부풀어 올랐다.

상사호를 반 바퀴 돌아 선암사 가는 길로 들어선다. 입구에는 할머니들이 곶감이며, 산나물을 벌려놓고 관광객을 상대로 물건을 팔고 있다. 하나 사주지 못 하는 게 미안하다. 매표를 하고 들어서니 건장한 떡갈나무들이 울퉁불퉁한 근육질 몸매를 자랑한다.

선암사로 걸어서 들어간다. 산사로 가는 넓은 길은 마음을 편하게 한다. 계곡 물소리가 싱그럽다. 바위 사이로 작은 폭포를 만들며 하얗게 흘러내린다. 여유로운 길이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절로 흥에 취한다. 얼굴들이 밝다.

야생차 체험관 가는 길
 야생차 체험관 가는 길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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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차체험관에 들렀다 갈까?

부도전 옆으로 야생차체험관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머뭇거린다. 우리도 마찬가지. 아버지에게 차 한 잔 마시고 가자고 하니 흔쾌히 승낙하신다. 목적지가 운수암인데 샛길로 빠졌다.

곧게 뻗은 편백나무 사이로 옴짝달싹 못하고 한곳만 지키고 있는 부도들이 힘이 없어 보인다. 가파른 언덕을 조금 올라서니 대궐 같은 기와집들이 나온다. 입구 마당에는 애들과 함께 온 관광객들이 투호와 굴렁쇠 놀이를 즐기고 있다. 우리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지.

큰 대궐같은 야생차 체험관. 차 체험은 물론 잠잘곳도 제공해준다. 사용료 필수.
 큰 대궐같은 야생차 체험관. 차 체험은 물론 잠잘곳도 제공해준다. 사용료 필수.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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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렁쇠 굴리기. 쉽지 않다.
 굴렁쇠 굴리기. 쉽지 않다.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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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애들이 굴렁쇠를 굴리지만 쉽지 않다. "내가 시범을 보여야 쓰겠네." 한 번에 잘 굴린다. 아내는 비법이 뭐냐고 묻는다. "그냥 넘어지기 전에 빨리 달리면 돼." 아내는 그것도 비법이라고 알려 주냐는 듯 불만이다.

문 앞에 노란 복수초가 피었다. 자연 상태로 핀 게 아니라 심은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다. 설마 산에서 파다가 심은 건 아니겠지?

차에 대한 궁금증은 전시관에서 해결

전시관으로 들어서서 둘러본다. 차의 제조과정과 종류 등 차에 대해 궁금증을 모두 해소시킬 만큼 자세하게 설명해 놓았다.

전시관 전시물. 차 만드는 과정을 설명해준다.
 전시관 전시물. 차 만드는 과정을 설명해준다.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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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즐긴 분들의 글과 시를 걸어 놓은 전시물
 차를 즐긴 분들의 글과 시를 걸어 놓은 전시물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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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순천 야생차를 소개하는 내용이 있어 소개해 본다. 허균은 "작설차는 순천 산(産)이 제일 좋고 다음이 변산이다."라고 했을 정도로 순천야생차의 명성은 널리 알려져 있다고 한다. 순천 조계산 일대는 야생차 성장에 알맞은 천혜의 기후와 풍토 때문에 수백년 전부터 야생 차밭이 조성되어 내려왔으며,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차는 전통기법을 이용해 수작업으로 만든 전통덖음차라고 소개하고 있다.
"차 하면 보성인줄 알았는데."

체험관 풍경. 봄날의 따사로운 햇살이 여유롭다.
 체험관 풍경. 봄날의 따사로운 햇살이 여유롭다.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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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체험관에서 다도를 배우다

"차를 어디서 마신다냐?" 사무실에서 차시음체험권을 1명당 2,000원을 주고 산 후 체험실로 올라갔다. 체험실에서는 개량한복을 예쁘게 차려입은 아주머니께서 반갑게 맞아준다. 방도 있지만 밖이 내려다보이는 마루에 앉았다.

체험은 작은애가 하기로 하였다. 처음 해보는 다도체험에 무척 쑥스러워 한다. 먼저 따뜻한 물로 찻잔을 데운다. 그리고 차를 넣고, 물이 적당히 식으면 붇고, 차는 양손으로 모아서 상대편 자리에 놓는 등 참으로 번거롭고 어렵다.

전망이 좋은 마루에 앉아 다도 체험중
 전망이 좋은 마루에 앉아 다도 체험중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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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도 체험중. 찻잔 데운 물을 비우고 있다.
 다도 체험중. 찻잔 데운 물을 비우고 있다.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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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 대한 예절과 차를 마시는 사람의 예절까지도 갖춰야 하는 게 차에 대한 예의라고 한다. 그래서 다도라고 했나보다.

"근데 이 체험관 운영은 누가 하는 거예요?"
"시에서 운영하는 데 오늘 자원봉사 나왔어요."
"너무 친절하시다."
"사실 오늘 나오기 싫은데 어쩔 수 없어요. 시내에서 찻집을 운영하고 있는데, 차에 대해 아는 사람이 자원봉사 해야 되지 않겠어요? 두 개조로 나눠서 토요일과 일요일 돌아가면서 하고 있어요."
"그럼 무보수로?"
"시에서 7천원인가 준다고 하데요. 차비와 밥값? 계산하면 무보수지."

이야기를 하면서도 너무나 즐거워하신다. 마음이 편하다. 차 맛보다는 아주머니의 웃음이 더 정겹다. "찬찬히 즐기다 가세요"하면서 자리를 일어선다. 작은애는 계속 다도 체험 중…. 난간에 기대 오고가는 관광객들도 구경하면서 몇 잔을 더 마신 후에 일어섰다.

운수암으로 가는 또 다른 길

체험관을 나오니 고개로 넘어가는 길이 있다. 옆에서 일하시는 분에게 길을 물었다. 선암사로 넘어갈 수 있어요? 넘어가란다. 모퉁이를 돌아서니 반듯한 삼나무 숲이 운치 있게 양편으로 길을 내어준다.

야생차체험관에서 선암사로 넘어가는 길. 삼나무 숲길이 아름답다.
 야생차체험관에서 선암사로 넘어가는 길. 삼나무 숲길이 아름답다.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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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도 넘어가는 길이 있구나. 넘어오는 사람들과 넘어가는 사람들 모두가 즐겁다. 추억을 담으려는 연인들은 서로 사진을 찍어주면서 즐거워한다. 삼나무 숲길을 돌아서 올라서면 고개가 나오고, 고개를 넘으니 선암사 반대편으로 나온다. 계곡을 건너는 다리 이름이 영선교(迎仙橋)다. 다리를 건너고 운수암 가는 길로 들어선다.

덧붙이는 글 | 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은 여러 가지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2천원으로 아주 분위기 있는 찻집에서 다도를 배우며 차를 여러 잔 마실 수 있는 곳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참조(http://www.scwtea.com)



태그:#야생차 체험관, #선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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