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도시 기업과 농어촌 마을이 맺는 '1사1촌 자매결연'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 도시민에게 휴양과 체험기회를, 농업인들에겐 농산물 직거래를 통해 소득을 보장해 주면서 서로 도움을 받기 때문이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전라남도 영암군 영암읍 망호정마을. 대동계가 마을의 크고 작은 일을 이끌어가는 경주 이씨 집성촌으로 75가구, 170여명이 살고 있는 이 마을은 지난 2005년 8월 서울 여의도에 본사를 두고 있는 현대증권과 1사1촌 자매결연을 맺었다.

현대증권은 결연 이후 지금까지 마을회관에 에어컨, 냉장고, 안마기 등을 기증하고 마을에서 생산된 쌀 20㎏들이 1만여 포대를 사갔다. 현대증권 그룹웨어와 영암농협 쇼핑몰과의 연계 프로그램을 개발, 농산물 직거래도 하고 있다. 마을출신 인재의 현대증권 취직도 알선했다.

이에 보답하기 위해 마을주민들은 친환경 농법을 도입,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해 현대증권에 공급하고 있다. 회사 임직원들을 초청해 볍씨 파종, 모판 흙 담기 등 농사와 전통음식 만들기 체험축제도 가졌다. 주민들은 또 방치돼 있던 옛 서당을 복원하고 방학을 이용해 임직원 자녀를 초청, 농촌체험학습과 예절교육도 시키고 있다.

1사1촌 자매결연이 마을에서 생산된 농산물의 판로를 넓혀 농가소득에 도움을 주면서 주민들이 희망을 찾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이윤창출과 사회적 책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명분을 주고 있다.

큰사진보기
▲  현대증권과 자매결연을 맺은 전남 영암 망호정마을 주민들이 직접 생산한 친환경쌀을 보내면서 자매결연 업체에 보내면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1사1촌 자매결연의 대표적인 성공 모델이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이 사업이 도시와 농촌의 교류를 활성화시키면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윈-윈 사업으로 자리를 잡자 전남도가 공개 '중매'에 나섰다. 전남도내 전원마을 50곳을 선정하고 1사1촌 자매결연을 할 기업체와 기관을 공개적으로 물색하고 나선 것이다. 전남도는 이를 위해 최근 76쪽 분량의 〈도농교류 활성화를 위한 1사1촌 자매결연 희망마을 안내〉책자를 펴내 전국 대기업과 유망 중소기업, 유관기관단체 등에 보냈다.

전라남도가 자매결연을 맺어주기 위해 선정한 마을은 행복마을 18곳과 녹색농촌체험마을 12곳, 어촌체험마을 23곳 등이다.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한옥 민박을 갖춘 곳이 많아 1사1촌 결연의 최적지라는 게 전남도의 설명이다.

행복마을 가운데 한곳인 고흥군 금산면 명천마을은 해송이 어우러지고 조약돌 깔린 해변산책로를 보유한 바닷가마을. 유자가 많이 생산되고 바다낚시와 갯벌체험 등을 해볼 수 있다. 미역양식 체험도 가능하다. 한옥민박 10동이 갖춰져 있으며 김일 선수 전시관도 있다.

친환경 쌀과 버섯류를 많이 생산하고 있는 장흥군 장평면 우산마을은 지렁이 생태와 농경, 원두막, 메주 만들기 체험 등을 해볼 수 있는 곳이다. 한옥민박 15동을 짓고 있다. 담양군 대덕면 무월마을은 단감수확과 도자기 만들기·야생화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오는 9월까지 한옥 민박 21개동도 지어진다.

녹색농촌체험마을 가운데 순천시 월등면 외동마을은 매실 집단 재배지역으로 매실주스와 매실짱아찌, 고사리 등이 특산품이다. 매실수확과 매실엑기스·장아찌 담기 체험 등을 해볼 수 있다. 다목적체험관도 갖추고 있다.

무안군 해제면 신등마을은 쌀, 마늘, 양파, 배 등 친환경 유기농산물 유통과정을 체험해 볼 수 있다. 배·감 수확과 고구마 캐기, 양파김치 담그기, 손두부 만들기, 이엉 엮기 등 체험거리도 푸짐하다. 친환경농업 체험교육관을 갖추고 황토흙집과 황토방을 짓고 있다.

어촌체험마을 중에선 여수반도 야경과 어우러진 경관이 아름다운 여수시 경호동 외동마을, 공룡알 화석이 집단으로 발견돼 자연생태학습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보성군 득량면 선소마을, 조수를 이용한 재래어구법인 독살과 갯벌·도자기 체험이 가능한 강진군 대구면 하저마을, 개매기와 조개잡이 후리그물 체험이 가능한 해남군 송지면 사구마을과 진도군 진도읍 청용마을 등이 자매결연을 바라고 있다.

이승옥 전남도 행복마을과장은 "전남도가 추천한 이 마을들은 빼어난 자연풍광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도시민들에게 휴양과 함께 여러 종류의 체험 기회를 제공하면서 저렴한 가격에 특산물을 직거래하는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마을들"이라며 도시와 농어촌이 같이 살 수 있는 1사1촌 자매결연에 많은 관심과 함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큰사진보기
▲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지정된 전남 무안 신등마을. 이 마을에서는 쌀과 배 등 친환경 유기농산물 수확체험과 함께 양파김치 담그기, 손두부 만들기, 이엉 엮기 등을 체험해 볼 수 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자매결연을 희망하는 전남도내 마을은 행복마을의 경우 담양 대덕 무월, 담양 수북 황덕, 구례 마산 상사, 구례 토지 오미, 고흥 금산 명천, 보성 조성 삼정, 장흥 장평 우산, 장흥 유치 신덕, 해남 삼산 매정, 영암 군서 동계, 영암 시종 갈곡, 무안 몽탄 약실, 무안 일로 복용촌, 무안 현경 석북, 무안 운남 학례, 함평 해보 상모, 함평 해보 오두, 진도 조도 신전 등이다.

녹색농촌체험마을로는 순천 월등 외동, 순천 낙안 금산, 담양 수북 황덕, 화순 도암 도장, 강진 군동 신기, 해남 삼산 매정, 해남 계곡 법곡, 영암 덕진 영보, 무안 몽탄 배뫼, 무안 해제 신등, 함평 해보 오두, 신안 지도 내양 등이 있다.

어촌체험마을은 여수 경호 외동, 여수 남 안도, 여수 화정 적금, 순천 해룡 와온, 고흥 금산 금장, 고흥 두원 풍류, 고흥 대서 안남, 보성 득량 선소, 보성 벌교 진석, 장흥 대덕 신리, 장흥 안양 수문, 장흥 관산 사금, 강진 대구 하저, 강진 마량 서중, 강진 대구 백사, 해남 송지 사구, 해남 북평 오산, 진도 임회 죽림, 진도 진도 청용, 신안 압해 수락, 신안 흑산 읍동, 신안 암태 추포, 신안 자은 둔장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