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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성취도평가 성적 조작 파문으로 인해 교육과학기술부가 3월 10일 전국적으로 치르려던 진단평가를 31일로 연기하며 0.5%만 표집 실시하고 시도교육청 자율로 맡긴다고 밝혔지만, 인천에서는 일제고사 형식으로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일제고사 방식으로 치러지는 진단평가를 집단 거부하고 체험학습 진행 등으로 반대 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3월 12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지난 3월 4일자로 인천지역 전 초등학교에 교과학습 진단평가 실시일이 3월 31일로 변경됐고 표집학교(3개교)와 희망하는 학교에 한해 4~6학년을 대상으로 국어ㆍ수학ㆍ사회ㆍ과학ㆍ영어 진단평가를 실시한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 상으로는 희망학교에 한한다고 했으나, 실질적으로는 이날 체험학습이 있는 학교를 제외하고는 모든 학교에서 실시하는 전수(全數)평가의 형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시교육청 초등교육과 담당 장학사는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내려온 공문은 날짜가 31일로 변경됐다는 내용밖에 없다"며 "진단평가와 관련해 결정된 사항은 아직 없고, 교과부에서 열리는 13일 담당 장학사 회의에 참가해봐야 어떻게 시험을 볼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의 명의로 표집학교와 희망학교에 한해 진단평가를 실시한다는 공문을 각 학교에 발송했으면서도 당당 장학사가 다른 이야기를 해 의문이 제기된다.

 

또한 시교육청은 이번 중학교 진단평가를 담당하는 동부교육청에 표집학교와 희망학교에 한해 실시한다는 내용은 빼고, 중학교 1~3학년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진단평가의 시행일자가 3월 31일로 변경됐다는 내용의 공문을 3월 4일자로 발송했다. 동부교육청은 이 공문을 바탕으로 인천지역 전 중학교에 같은 내용의 공문을 3월 5일자로 발송했다.

 

공문 상으로는 날짜 변경 내용밖에 없으나, 중학교도 초등학교와 마찬가지로 인천 전체에서 전수평가 형식으로 진단평가가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동부교육청 중등교육과 담당 장학사는 "지난 3월 6일 부산에서 열린 초․중등교육 과장회의에서 전국적으로 전수평가를 실시하는 것으로 결정했고, 이는 교과부의 지침에 준하기 때문에 학교에 희망 신청을 받고 있긴 하지만 당일 체험학습이 있는 학교를 제외하곤 모든 학교에서 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시교육청 중등교육과장은 다른 말을 했다. 중등교육과장은 "초ㆍ중등교육 과장회의에서 그런 것을 결정한 적이 없으며, 결정할 수 있는 회의도 아니었다"며 "시교육청에서 중학교마다 표집학교와 희망학교에 한해 시험을 본다는 공문을 발송했기 때문에 희망학교에 한할 것이고, 전수평가로 실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교육청 중등교육과 담당 장학사는 중등교육과장과는 또 다른 말을 했다. 담당 장학사는 "부산 회의에는 동부교육청 중등교육과장이 참가해 시교육청 중등교육과장에게 보고했을 것이고, 시교육청에선 동부교육청에 날짜 변경에 관한 공문만을 발송하고 학교별로 어떻게 공문을 보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교육청 중등교육과장이 업무가 많다보니 각 학교에 어떤 공문을 발송했는지까지는 잘 모를 수 있어 그렇게 답변한 것 같다"며 "전수평가에 대한 지침을 내린 적은 없지만, 다 시험을 보는데 어느 학교는 안 볼 수 없기에 균등한 시험 기회 제공 차원에서라도 당일 체험학습 같은 일정이 없는 학교는 다 시험을 치를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진단평가 시행에 대해 시ㆍ도교육청의 자율에 맡긴다고 해 책임을 떠넘겼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인천시교육청도 전수평가 실시가 뻔히 예상됨에도 희망학교에 한해 실시한다며 학교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시교육청은 31일 진단평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담당자끼리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만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11일 오전 11시 인천시교육청에서 열린 '3ㆍ31 일제고사 반대 인천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은 "인천시교육청이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단평가를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굽히고 있지 않다"며 "일제고사 방식으로 진단평가가 진행될 시 집단 거부와 체험학습 실시를 진행하고, 학생ㆍ학부모ㆍ교사와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직접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3월 12일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경상남도교육청과 부산시교육청은 31일 치러질 진단평가를 전수평가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린 내용입니다.


태그:#일제고사, #진단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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