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국민들의 과음을 막기 위해 주류 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영국 BBC는 한국시간으로 17일 '영국 정부의 최고 의학책임자(chief medical officer) 리암 도널드슨이 음주 실태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주류 최저가격을 1유닛당 50펜스(약 1010원) 이상으로 인상하는 제안을 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슨은 영국 국민들의 과음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 이에 따른 사회적 피해 비용을 줄이고 경각심을 높이기 불러일으키기 위해서 이 같은 대책을 내놓았다.
만약 영국 정부가 이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와인의 최저 소비자가격은 한 병당 4.5파운드, 보드카는 20파운드로 지금보다 2배 이상 오르게 되고 캔맥주는 1파운드로 무려 4배 이상 오르게 된다.
영국에서는 남성의 40%, 여성의 30%가 정기적으로 과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국민건강보험(NHS)에 따르면 과음과 관련된 질병을 치료하는 데에만 해마다 27억 파운드(약 5조 4,500억 원)의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의 보건단체들 역시 "가격 인상이야 말로 주류 소비를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도널드슨의 제안을 지지했다.
'경제도 어려운데…'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아
그러나 주류 가격 인상을 반대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아 영국 정부는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영국 보건부는 "일괄적인 가격 인상은 아니더라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류의 가격 인상은 고려해볼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일부 국민들의 과음 때문에 대다수의 국민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도널드슨의 제안대로 주류 가격이 지금보다 대폭 인상된다면 가뜩이나 경제위기로 주머니가 가벼워진 저소득층 노동자들은 물론이고 과음을 하지 않고 적절한 음주를 하는 국민들까지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BBC 기사를 읽은 영국 네티즌은 '(주류 가격 인상은) 목적도 바람직하고 효과도 크겠지만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가라앉기 전까지는 서두르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