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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7일, 그저께부터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 진달래, 그저께부터 꽃망울을 열기 시작한 진달래, 오늘 마침내 연분홍꽃잎을 활짝 펼쳤다. 소담하다. 그저나저제나 필까싶어 마음을 조렸는데, 희끄무레한 날씨에도 붉은빛이 강한 자주색 꽃무리를 달았다.

 

진달래는 전체수형이 2∼3m 정도 자라나 교정의 진달래는 채 무릎 정도의 키자람이다. 재작년에 부임한 기념으로 학교 뒷산에서 옮겨다 심어놓은 것이다. 볕이 잘 드는 산자락에서 자란 탓이였을까? 옮겨온 첫해에는 몇 장 꽃잎을 달지 못했다. 아마 아이들의 당찬 함성에 놀랐기 때문이리라.

 

 

근데 오늘 만난 진달래는 사뭇 다르다. 교정에 봄 전령을 자처하고 나선 게 목련과 홍매실을 제외하고는 아직 꽃잎을 열려고 꿈쩍도 하지 않는데, 달랑 한 포기 진달래가 서둘러 계절을 앞질러 버렸다! 교정 자체가 정남향이고 볕이 잘 들어 언제나 따뜻한 바람을 모아주기 때문이다.

 

점심시간, 아침나절 잔뜩 찌푸렸던 하늘도 말갛게 개었다. 다시 찾아본 진달래는 붉은빛을 강하게 띠고, 자주색 꽃잎을 하늘거리며 도드라져보였다. 한참이나 그러쥐고 들여다보았다. 뒷산 어디에도 아직은 진달래가 꽃망울을 터뜨리지 않고 있는데, 교정의 활짝 핀 진달래 여간 반가운 손님이 아니다. 혼자 보기 아까워서 퍼담아 놓았다. 많지도 않은 진달래 꽃잎으로 허접스럽게 생색을 내는 것 같아 뭣하지만.

 

 

작년 진달래는 창원 천주산에서 처음 맞았다. 벌써 진달래 화전이 먹고프다.


태그:#진달래, #화전, #봄의 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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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기자는 2000년 <경남작가>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한국작가회의회원, 수필가, 칼럼니스트로, 수필집 <제 빛깔 제 모습으로>과 <하심>을 펴냈으며, 다음블로그 '박종국의 일상이야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김해 진영중앙초등학교 교감으로, 아이들과 함께하고 생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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