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쟁 6주년을 맞아 미 대사관 앞에서 반전·평화단체들이 모여 기자회견을 열었다. 11시 30분, 이라크인의 고통이 끝나기를 바라는 내용의 퍼포먼스로 시작되었다.
검은 천을 쓰고 국화꽃을 든 채 원을 그리며 돌다가 검은 천을 벗고 국화꽃을 참가자들에게 건넸다. 검은 천은 전쟁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를, 원을 돈 것은 전쟁으로 인한 끊임없는 죽음과 고통의 굴레를 표현한다. 그리고 그 원에서 벗어나 꽃을 참가자들에게 전하는 것은 굴레를 뚫고 평화를 원하는 마음을 함께 나누자는 의미였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평화재향군인회 표명렬 상임대표는 "젊은 시절 베트남전쟁에 참여한 적이 있다. 정말로 끔찍한 경험이었다. 다시는 이 세상에 전쟁이 일어나면 안된다"며 전쟁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평화재향군인회는 반전평화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칠 것을 표방하는 단체다.
앞서, 첫 번째 발언에 나선 최광은 사회당대표는 "미군이 철수한다고 하지만, 5만 명의 병력이 아직 남아있다"며 "전투병이든 비전투병이든 그것이 점령군이라는 점에서 모두 같다"고 말하고 이라크에서의 군 철수를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였는데, 지난 6년간 이라크에서 언론에 발표된 사망자만 9만5000명이 넘고 점령으로 사망한 숫자가 20만이 넘는다고 한다. 전쟁뿐만 아니라, 이라크의 민중들은 콜레라 등의 각종질병과 빈곤, 실업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이라크에서의 점령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오바마 정권이 5만 명을 남겨놓은 철수계획은 장기적인 이라크 점령을 위한 기만책이라고 비판하면서 이라크민중 스스로 자치정부를 세울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을 주장하였다. 아울러 오바마의 1만7천명의 아프카니스탄 증파계획을 전쟁을 확대하려는 기도라며 비판하고 이명박 정부가 미국의 파병요구를 거절할 것을 주장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4월 4일을 한국에서의 국제반전행동의 날로 정하고 준비에 들어간다고 선언했다. 한국의 반전 평화 단체들은 지난 1월 27일~2월 1일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제9차 세계사회포럼에서 호소한 3월 28일∼4월 4일 '자본주의 반대와 전쟁 반대 국제행동 주간' 중 4월 4일 유럽(나토 60주년 반대 시위), 미국(평화정의연합UFPJ 전국반전집회)과 함께 국제반전공동행동을 개최키로 결정한 바 있다.
한편, 기자회견에 앞서 기자회견에 참가하기 위해 미 대사관 주변을 걸어가던 대학생사람연대 소속 대학생이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경찰은 피켓을 들고 대사관 주변을 돌아다니는 것이 집시법 위반이라고 이야기하며 앞을 가로막았다. 집시법 몇 조에 그런 내용이 있느냐? 라는 대학생의 항의에 집시법 5조라고 이야기했다가 물러나는 해프닝을 벌였다.
덧붙이는 글 | 개인블로그에도 올렸습니다. 박정훈기자는 대학생사람연대대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