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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DJ 윌슨을 아는가? 그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가상존재다. 그러나 그가 공중파 라디오 채널에서 진행을 맡고 있다.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사이버 DJ 윌슨은 KBS 쿨FM <올댓차트>(02:00 - 03:00)의 진행자다. 주로 가요와 팝송이 접목된 프로그램이다. 윌슨은 과연 누굴까? 바로 눈,코,입이 그려진 배구공이자 기계음이 덮혀져 있다. 이런 '신기한' 프로그램의 프로듀서는 누굴까?

 

주인공은 바로 윤성현 PD, 국내 최초로 기계음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의 총책임자다. 대본, 음악을 맡은 작가가 없다. 모든 작업을 다 윤성현 PD가 책임진다. 이렇게 신기하게 라디오 프로그램을 만드는 그, 가수 유희열이 진행하는 <라디오천국>의 프로듀서를 맡고 있어 그 어느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예비 라디오 피디들, "윤PD님을 기다리며.." 

 

 

이렇게 윌슨의 모든 것을 책임지고 있는 그가 신촌에서 강연을 가졌다. 다음카페 '라디오피디가 되고싶은 사람들'은, 20일 오후 7시 신촌 토즈비즈센터에서 '꿈을 찾아서'라는 강연행사를 열었다. 카페 회원 대상으로 참가자를 모집해 50여명이 참석했다.

 

여성이 남성보다 많이 참석한 이번 강연은 시작전에 라디오프로그램 오프닝 시그널로 분위기를 달궜다. 하지만 분위기 전환하기엔 역부족. 이러한 분위기를 없애기 위해 운영자 '크림소다'는 "배철수 아저씨가 당장 달려올 것 같은 오프닝 시그널같다"는 농담으로 참석자들의 긴장을 풀어줬다.

 

오늘 강연은 한 카페의 정모같은 분위기로 시작됐다. 이 카페의 운영자는 "자신도 라디오PD를 공부하는 수험생"이라고 말하며 "윤성현PD님을 섭외하는데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주최측과 참석자측의 거리감이 멀지 않다는 점을 인식시켜주는 대목이다.

 

일목요연한 윤PD, 유머능력까지 갖춰 

 

 

50여명 정도 모인 강연의 초반은 유쾌하게 시작됐다. TV 의 오프닝 테마와 함께 윤성현 PD는 "카페의 위력이 대단하다"는 칭찬과 함께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인적사항을 말하는 대신, 주로 예비 라디오 PD들이 궁금하는 내용 위주로 강연을 이어갔다. 라디오 PD 시험준비과정부터, 자신의 예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이러한 모든 것들을 끊김없이 25분 내에 마무리하자 자신도 놀란 듯 시계를 보면서 의외의 몸짓을 취하기도 했다. 이 모습을 본 참석자들은 윤PD의 재치에 웃음으로 호응했다.

 

 이러한 유머감각은 단순한 몸짓에만 치우치지 않았다. 그에게 라디오 PD가 되는 특별한 비법을 한 학생이 묻자 자신의 외모가 먹힌듯하다는 답변으로 마무리했다. 그리고 자신이 원치 않는 질문은 과감히 포기하되 다른 이야기로 화제전환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경쟁의식 있냐?", "PD로서의 덕목은 무엇일까?" 다양한 질문 나와

 

 

 일목요연하면서도 유머감각을 지닌 PD 윤성현, 과연 카페 회원 중 강연 참석자는 그에게 어떤 질문을 던졌을까? 핵심 질문을 골라봤다.

 

 Q : 지금 DJ말고 다른 연예인을 자기 프로그램 DJ로 삼고 싶은가?

A : 윤상과 같이 DJ를 하고 싶다. 좋은 음악프로그램을 맡고 싶은 욕구다. 자신의 음악적인 히어로가 토이와 윤상이다.

 

Q : 공채 심사위원이 되면 지원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 뻔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노코멘트

 

Q : 윌슨이라는 아이디어, 어디서 얻었고 프로그램 구성을 위한 본인만의 아이디어는?

A : 자신이 인정받고 있는가?(웃음) 다 일상생활이다. 다만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달리했고 다양한 문화적 체험을 통해 영혼을 살찌웠다.

 

Q : <푸른밤>과 <스위트뮤직박스>에 대한 경쟁의식은?

A : 모니터를 자주 한다. 그러나 우리 <라디오천국>이 이들보다 뒤쳐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모니터를 통해 경쟁의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상대 라디오프로그램에 대해 부러운 점은 없다. 우리 라디오프로그램이 최고라는 생각이 PD들에게 중요하다.

 

Q : PD로서 갖춰야 할 덕목은 무엇일까?

A : '귀'다. 단순한 '귀'가 아니라 남의 말을 잘 들을 수 있는 '귀'다. 남의 말을 잘 들어야 소규모 조직으로 운영되는 한 프로그램 팀 내 갈등을 없앨수 있다. 소규모 조직 내 갈등이 생기면 큰일난다.

 

계속해서 변함없는 사랑 보여주셨으면...

 

 

강연이 끝나고 따로 만난 그는, 재미있었고 부담이 없는 편안한 분위기라 좋았다고 말했다.

 

"단순히 라디오 자체만 관심있는 사람이 아닌, PD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 모인 거라 편안했어요. 이런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죠. 제가 참석자들 같은 입장이었을 때 정보성 부족으로 답답함을 느낀 적이 많았죠. 이런 답답함을 참석자들이 더 이상 나누지 않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강연에 대한 소감을 간단히 말한 그는 <올댓차트> 사이버 DJ 윌슨의 인기비결에 대해 "차별성이 관건이었다"고 말했다.

 

"새벽 2시부터 진행되는 <올댓차트>의 경쟁 프로그램은 다 아나운서들이 진행하죠. 우리는 좀 더 차별적인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만든 것이죠. 이 사이버 DJ 시스템이 청취자들의 필요와 수요를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이 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청취자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남겼다.

 

"바라는 것은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올댓차트>는 윌슨이 DJ지만 주인은 청취자입니다. 청취자들과 함께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 충분히 사랑을 느껴 바라는 것은 없습니다. 변함없이 사랑해주세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SBS U포터, 네이버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윤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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