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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 김시연

대한항공(KAL)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인수를 추진하는 가운데, 노동계가 반대하고 나섰다. 한국노총 소속 한국항공우주산업노동조합(위원장 박한배)은 "적자기업이 흑자기업을 인수해 또 다시 부실에 빠뜨리려고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1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회의에 참석해 KAI 지분 인수 의사를 밝혔다. 당시 조 회장은 "두산 측과 만날 의사가 있고, 어느 누구의 지분도 상관없다"고 밝혔다. 또 보도에 따르면, 박용현 두산건설 회장도 이날 "KAI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2006년에도 두산이 보유한 KAI 지분 인수를 추진했던 적이 있다. 경남 사천에 본사를 두고 있는 KAI는 산업은행(30.54%)과 현대자동차(20.54%)·삼성테크윈(20.54%)·두산인프라코어(20.54%) 등의 지분으로 되어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노동조합은 26일 오후 사천 공장에서 '대한항공 KAI 인수 저지를 위한 조합원 보고대회'를 연다. 노조는 "대한항공은 2003년과 2006년에 이어 기회만 되면 한국항공을 흔들고 있다"며 "비장한 각오로 인수 저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25일 소식지 <하늘동지>를 통해 '결사 반대'를 천명했다. 노조는 "대한항공은 KAI의 지분인수를 추진하면서 여객·화물 운송 서비스를 하는 대한항공이 항공기 제작까지 하면 큰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한다"면서 "그러나 세계 주요 항공사 가운데 여객·화물운송과 완제 항공기 제작 사업을 동시에 하는 곳은 없다"고 밝혔다.

또 노조는 "대한항공은 1999년 항공 3사 통합 시 독자 생존하겠다며 외면했던 업체로, 이제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며 KAI가 흑자경영으로 돌아서자 또 다시 KAI를 인수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는 "사업의 규모, 매출, 기술력, 인적자원, 사업인프라, 사업의 영역 등 어느 한 곳도 우위에 있지 않은 대한항공이 모든 것이 우위에 있는 KAI의 지분을 인수하고 경영권을 장악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것"이라며 "어떤 경우라도 대한항공이 KAI의 지분을 인수하는 일은 반드시 저지하고 말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천지역에서는 '대한항공 인수 반대 대책위'와 '항공산업 발전을 위반 범시민 대책위' 구성을 논의하고 있다. 또 사천지역에서는 강기갑 의원(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KAI를 '국민기업'으로 입법화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사천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대책위 구성이 논의되고 있으며, 앞으로 대한항공에 지분을 매각하는 주주사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항공측은 KAI 노조 주장에 대해 "대한항공은 이전에 헬기와 군용기 등을 설계·제작했던 실적이 있는 등 완제기 설계·제작 능력을 갖추고 있는데, 마치 전례가 없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대한항공#한국항공우주산업#KAI#항공기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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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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