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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27일 오전 11시 50분]
 

MBC <뉴스데스크>가 26일 KBS의 '장자연 문건' 입수 과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경찰은 27일 오전 브리핑에서 "KBS의 입수 과정에 특별한 의문점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KBS <뉴스9>는 지난 18일 "(기자들이) 13일 오후 5시 30분쯤 서울 오금동 유장호씨의 사무실을 찾았다가 문 앞에 놓여 있던 쓰레기봉투에서 불에 타다 남은 문서를 발견했고, 이날 오후 9시 뉴스가 방송될 즈음 현장을 다시 찾아 찢겨진 문서도 찾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MBC에 따르면, 문건이 유출된 13일 CCTV를 분석한 결과, KBS 기자들은 당일 오후 5시 59분 유씨의 사무실을 방문했고 6시 12분에 빠져나왔다. KBS의 설명보다 유씨의 사무실을 찾은 시간이 30분가량 늦었고, 불에 타다 남은 문건을 찾는 데 걸린 시간은 13분에 불과했다.

 

KBS는 당일 저녁 8시에 <뉴스 9>에서 문건 내용을 보도할 것이라는 예고까지 내보냈다.

 

KBS가 문제의 문건을 단독으로 입수했고 문건이 일으킬 파장을 감안하면, KBS의 이날 보도는 아주 신속히 이뤄진 셈이다.

 

KBS 기자가 사무실을 방문할 당시 유씨의 행적도 짚어볼 만하다. 유씨는 KBS 기자가 방문하기 58분 전 사무실에 들어갔다가(오후 5시 1분) 기자들이 나온 지 47분만에(오후 6시 59분) 사무실을 빠져나온 것이 확인됐다.

 

유씨가 당일 저녁뉴스에 보도될 문건을 사무실 앞 쓰레기통에 버리고 기자들이 가져갈 동안 사무실 안에 머물고 있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문건을 처음 입수한 KBS 임종빈 기자는 27일 <오마이뉴스> 통화에서 "유씨 사무실에 처음 들어간 시간은 CCTV 기록이 맞는 것 같다"며 "불에 탄 문건이 쓰레기봉투의 맨 위에 있어서 비교적 짧은 시간에 문건을 찾아낼 수 있었다. 9시 뉴스에 한 줄이라도 내용을 빨리 반영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사무실을 나섰다"고 설명했다.

 

임 기자는 "내가 밖에서 초인종을 누르며 '유 대표가 언제 오냐'고 물어도 내부 직원들은 '지금 없고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고 답하더라"며 "나는 유 대표가 사무실 안에 있는 줄 몰랐다"고 밝혔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KBS가 명예훼손 논란을 촉발시킬 수 있는 문건을 자료 입수 3시간여만에 신속하게 보도한 데 대해 여러 가지 억측이 나오고 있다.

 

MBC 보도국의 한 기자는 "KBS가 마치 준비하고 있었다는 듯이 문건을 입수한 당일 뉴스를 재빨리 내보낸 게 의아스럽다. KBS와 유씨 사이에 모종의 '교감'이 있었던 게 아닐까"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영현 KBS 사건팀 기자는 16일 <미디어오늘> 인터뷰에서 "문건 내용을 보고 변호사 자문도 구했다"며 "'고인의 명예'와 '공익적 알 권리' 중 어떤 게 가치가 크냐를 두고 많은 토론이 있었는데 결국 '이것은 범죄사실인데, 알고 있음에도 가만히 있으면 언론이 아니다'라고 판단해 보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일단 KBS의 해명에 무게를 실어주는 분위기다.

 

이명균 경기경찰청 강력계장은 27일 브리핑에서 "KBS가 문건을 입수하기 전에 기자와 유씨 사이에 전화 통화한 내역이 없었고, 유씨는 '너무나 많은 기자들이 사무실 문을 두드렸기 때문에 KBS 기자가 온 것을 애써 무시했다'는 취지로 말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경찰이 (KBS 보도경위에 의혹을 제기했던 일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은 다 이유가 있었으니 이 부분은 더 이상 궁금해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MBC는 "경찰이 유씨의 휴대전화를 분석한 결과, 유씨가 다른 문자메시지는 놔둔 채 지난달 26일부터 1주일 동안 장씨가 자신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8건을 모두 삭제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전했다. 유씨에게 문건의 작성 배경 및 사용 과정에서 외부에 공개돼서는 곤란한 뭔가가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것이 MBC의 추정이다.

 

또 이날 MBC 뉴스데스크에는 장씨와 절친했던 익명의 신인 여배우가 등장해  "(고인과) 거의 항상 같이 다녔으니까, 술접대에 자주 같이 갔다. 접대 장소는 강남 청담동·삼성동 7~8군데 고급 노래 주점이었다"고 말했다.


태그:#장자연, #유장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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