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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의 그늘이 깊어지면서 미국에서는 최근 '텐트촌(tent city)'들이 늘어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시간으로 26일 '경제 위기로 직장과 집을 잃은 빈민층들이 텐트나 판잣집에서 모여 살며 조그마한 촌락을 이루고 있다'며 '1930년대 경제대공황 때 생겨났던 빈민가 후버빌(Hooverville)을 연상시킨다'고 보도했다.

 

인구 50만 명의 캘리포니아주 프레즈노에서는 지난 2007년부터 텐트 거주자들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2000명 가까이 늘어났다.

 

이들은 평범한 이웃들처럼 서로 어려운 일을 도와주고, 애완동물에게 먹이를 주고, 모닥불을 피워놓고 담소를 나누는 등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대부분 끼니를 잇기도 힘든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재활용품을 모아 하루에 5~10달러를 벌고 있으며 이곳에서는 밤이 되면 마약 거래, 매춘, 폭력 등이 난무하면서 치안을 어지럽히고 있다. 

 

프레즈노의 노숙인 정책을 담당하는 그레고리 바필드는 "마약거래와 매춘은 이곳 지하경제(underground economy)의 일부분"이라며 "살아남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는 현재 프레즈노를 비롯해 테네시주 내슈빌, 워싱턴주 올림피아,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 등 10여 개 남짓한 텐트촌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노숙인연합의 마이클 스툽스 위원장은 "현대판 후버빌 사람들은 점차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지면서 결국 대부분은 문맹, 알코올중독, 정신병, 마약중독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역시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 같은 부자 나라에서 어린 아이와 가족들이 지붕 없는 곳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not acceptable)"며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아놀드 슈왈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 역시 "텐트촌 주민 125명을 좀 더 나은 주거환경으로 옮길 것"이라고 약속했다.


태그:#미국 경제위기, #텐트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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