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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간의 울산 북구 4.29 재선거 후보 단일화 협상이 26일 결렬된 가운데 양당 후보들이 27일 각각 협상 결렬 이유를 설명하면서 "단일화 협상이 아직 끝나지 았았다"고 강조해 여운을 남겼다.

 

하지만 조승수 진보신당 후보가 "민주노동당이 비정규직 여론 수렴 비율을 낮게 잡은 것이 결렬 원인"이라고 밝힌 데 반해 김창현 후보는 "협상 결렬의 핵심적인 이유는 진보신당이 조합원 총투표에 참가하지 않은 것"이라는, 서로 상반된 입장을 밝혀 단일화 전망을 어둡게 했다.

 

이에 앞서 후보 단일화를 전제로 조합원 총투표로 지지 후보를 결정하려던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협상이 결렬되자 총투표 후보 등록 마감시한을 한 시간 앞둔 26일 밤 11시경 김주철 본부장이 김창현 후보와 조승수 후보와 함께 긴급 3자 회동을 갖고 '선 후보등록, 후 단일화합의'를 유도했으나 실패했다.  

 

조승수 "민주노총 비정규직 비율 동등하게"

 

 

27일 먼저 포문을 연 측은 진보신당 조승수 예비후보. 그는 27일 오후 2시 30분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협상 결렬에 대해 죄송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협상 결렬 이유를 설명했다. 조승수 후보의 설명요지는 "진보신당은 민주노총 조합원, 비정규직 노동자, 북구주민 세 주체 비율 30:30:40 입장에서 양보해 북구 주민여론조사 비율을 30%로 낮춰 35:35:30 비율을 제시하는 한편 (이 전제에서) 민주노동당이 제안한 민주노총 조합원 총투표도 조건 없이 수용한다고 제안했다"는 것.

 

즉, 여론조사에서 유리한 조승수 후보지만 기득권을 양보해 주민 여론조사 비율을 민주노총 조합원과 비정규직 조합원에 배분시켰다는 것이다.

 

조승수 후보는 "민주노동당은 56:24:20로 비정규직 비율을 아주 낮게 책정해 협상이 결렬됐다"며 "진보신당은 비정규직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태도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고 협상 결렬 이유를 밝혔다.

 

그는 "민주노동당이 제시한 56:24(민주노총:비정규직)는 전체 조직노동자보다 열악한 조건에 처해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정리해고 되거나 정리해고 될 비정규직 노동자가 901명에 달하는 등 비정규직의 희생이 계속되고 있는 데도 민주노총 총투표만을 밀어붙이는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히려 민주노총이 자신의 이익보다 더 많이 양보할 자세가 되어 있을 때 비정규직 노동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며 "진보신당이 설정한 '정규직, 비정규직 동등 비율'의 원칙은 후보단일화 협상에 있어 물러설 수 없는 원칙"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민주노동당의 전향적인 태도전환을 기대한다"며 "비정규직에 대한 협상태도는 한나라당을 꺾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당선돼서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제위기를 맞아 가장 어려운 비정규직 노동자를 먼저 고려하자는 설명이다.

 

하지만 조승수 후보는 "아직 협상이 끝난 것이 아니며 비정규직에 대한 태도만 결정된다면 민주노총 조합원 총투표를 포함한 모든 협상이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김창현 후보를 압박했다.

 

김창현 "핵심은 민주노총 총투표 여부"

 

민주노동당 김창현 후보도 오후 4시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4.29재선거에서 단일화를 이루어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기를 요구하는 주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열린 진보신당 조승수 후보의 기자회견 내용이 잘못 알려지고 있다며 "자성하고 협상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사실과 다른 주장이 사실인 것처럼 잘못 알려지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힐난했다.

 

김창현 후보는 "비정규직 문제는 협상 결렬의 핵심원인이 아니었다"며 "조승수 후보측이 비정규직 비율만을 거론하며 다른 사안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에 임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맞받아쳤다.

 

이어 "협상이 타결되지 못한 것은 시한이 눈앞에 닥쳐왔음에도 조승수 후보측이 조합원총투표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라며 "협상 결렬의 핵심적인 이유는 조합원총투표 참가 문제였다"고 밝혔다.

 

또한 김창현 후보는 "마감전에 총투표 후보 등록을 해서 협상을 결렬시키지 말고 비율 등 문제를 계속 협의하자고 제안했지만 조승수 후보는 끝내 후보등록을 거부, 협상을 실제로 결렬시켰다"고 지적했다.

 

김창현 후보는 이어 여론 수렴 방식에 대해서도 진보신당측과 다른 입장을 밝혔다. 그는 "비정규직이 울산시 전체노동자에서 차지하는 비율 29%에 근거했고, 그래서 비정규직에 30%를 할당하자는 객관적인 안을 제시했다"며 "하지만 조승수 후보측은 35%라는 주관적인 수치를 고집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조승수 후보측이 비정규직 의사를 여론조사방식으로 묻자고 하는데, 이것은 현실성이 희박한 방안"이라며 "응답자가 비정규직인지 아닌지를 전화상의 질문으로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비정규직임을 밝히기를 꺼려하는 잘못된 사회분위기가 있는대도 이를 요구하는 것은 인권침해의 소지도 있다"고도 했다.

 

앞서 조승수 후보가 "민주노동당이 비정규직에 형편없이 낮은 반영비율을 제시했다"고 한 데 대해 "조 후보 안은 35:35:30이며 김창현 후보 제시 안은 56:24:20으로 양측의 비정규직 비율의 차이는 11%였다"며 "이것이 어떻게 비정규직을 무시하는 것처럼 비난받아야 하는지, 단일화 협상을 결렬시킬만큼의 엄청난 차이가 되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비정규직 여론 수렴안에 대해 "울산 전체인구의 15%인 비정규직의 유효답변수를 얻기 위해서는 하루 이틀만에 최소한 6만개가 넘는 조사를 해야만 한다"며 "여론조사 방식은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무산될 위험성이 높다"고 선거인단 모집방식의 모바일투표 제안사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렬된 협상을 되살리는데 필요한 것은 조승수 후보가 민주노총 조합원 총투표에 응하는 것"이라고 못박고 "비록 마감시한이 지나 어려움이 있지만, 민주노총이 조합원 총투표 절차를 재개하는데 협조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김창현 후보는 "앞으로도 단일화 협상이 성사되는데 필요하다면 모든 문제에 대해 열린 자세로 대할 것"이라며 일말의 협상 가능성을 남겼다.

 

한편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27일 성명을 내고 "후보단일화를 위한 조합원 총투표에 후보 등록하고 31일까지 단일화 방안 도출을 위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자는 제안을 진보신당이 거부함으로써 조합원총투표가 무산되었다"며 "선거 후보단일화에 실패한 것에 대해 4만 5천 조합원과 국민께 사과드리며 내부논의를 통해 향후 입장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울산 북구 재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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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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