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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이 28일 오후 10시 30분쯤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이 28일 오후 10시 30분쯤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 '재오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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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29일 저녁 8시 50분]

이재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려도 뽑히지 않아"

자신의 말대로 "308일 만에" 은평구 구산동 자택에 들어선 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은 만감이 교차한 듯한 표정이었다. 자신이 심었다는 마당의 홍매도 새롭게 보이는 듯 꽃잎을 어루만지기도 했다.

29일 저녁 7시 자택 응접실에서 기자들과 마주한 이 전 의원은 "당분간 현실정치를 떠나 있겠다"는 말을 거듭 되풀이했다. 정치적인 발언도 되도록 삼갔다.

"당분간 현실정치 떠나 있겠다... 연구·집필에 매진"

이 전 의원은 '나무가 가만히 있고 싶어도 바람이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고,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뿌리가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려도 뽑히지 않는다"는 말로 맞받아쳤다.

그는 귀국 후 계획에 대해선 현재 집필 중인 <나의 꿈 조국의 꿈>(가제) 탈고와 '통일 한국이 동북아에 미치는 영향과 위상'에 대한 연구, 한국의 미래를 주제로 한 강연 등에 매진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실정치는 현역 의원도 있고 하니 그분들이 잘하실 것", "나는 당분간 현실 정치를 떠나 있을 테니" 등의 말을 덧붙였다.

이 전 의원은 대선후보 경선과 18대 총선 공천을 겪으면서 극도로 심화된 박근혜계와의 갈등에 대해서는 "사람이 지난날 얘기하면 밑도 끝도 없다. (이젠) 다 털고 잊어야 한다"며 화합을 강조했다.

이 전 의원은 또 "오직 미래에 도전할 생각을 해야지 과거에 집착해서 이건 어떻고, 저것이 서운하다고 하면 미래가 없다"며 "지난날을 되돌아보는 사람은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자신도 정쟁을 유발시킬만한 언행은 않겠지만, 박근혜계도 과거의 갈등은 잊고 협조해야 한다는 뜻으로 들렸다.

자신에게 박힌 '전투적인 이미지'를 두고 이 전 의원은 과거의 반독재투쟁, 야당 10년, 대선 등을 거론하며 "그런 걸 다 갈등이고 분열로 해석하면 정확한 것이 아니다"라며 "한 사람이 시대와 역사를 어떻게 살았는지를 조명해서 봐야 한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과거는 털고 잊어야"... 정치적인 발언은 삼가

정치적인 현안에 대한 질문은 즉답을 피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 이후 힘든 일이 많았는데 소회가 어떤가'란 물음에는 "그간 밖에 있었으니... 이제 들어와서 잘 살펴봐야겠다"는 말로, '4대강 정비사업에 대해서는 귀국 전이나 후나 같은 생각이냐'는 질문에도 "좀 검토를 해봐야겠다. 나라 형편을 좀 살펴봐야겠다"는 말로 에둘러 답했다.

10월 재·보선 출마설에 대해서는 "아직 봄이다. 10월이 되려면 세월이 많이 남았다. 그때 가서 생각해봐야 할 일"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이명박 정부의 '개국공신'으로 꼽히는 그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아직 귀국인사를 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나갈 때 인사했듯 들어올 때도 인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조만간 회동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대통령께 귀국인사 해야 하지 않겠나"... 조만간 '회동' 시사

이 전 의원은 이날 "당분간 현실 정치를 떠나 있겠다"고 밝혔지만, 자신의 표현대로 그것은 '당분간'이다. 그는 '당분간이 지난 다음에는 어떻게 움직일 것이냐'는 질문에 "그건 당분간이 지나봐야 알겠다. 당분간이란 게 오래 갈 수도 있는 거고"라면서도 "당분간이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끝나고 현실정치를 해야 할 여건이 온다면 나라가 어렵고 할 일 많으니 (역할을) 해야지"라는 말로 '정치 복귀'를 예고했다.

이날 자택에 들어선 이 전 의원은 "내 마음이 편안해서 그런지 동네도 편안하게 보인다. 아무래도 열 달 수양을 했으니까"라며 웃었다. 10개월 만에 보는 부인 추영례(60)씨를 포옹하면서는 "고생했다"며 등을 두드렸다. 지난 25일이 돌이었던 외손주에게는 입맞춤으로 돌잔치에 가지 못한 미안함을 전했다.

이날 이 전 의원의 자택에는 측근인 진수희 의원과 당협 관계자, 취재진 등 40여 명이 몰려 북적였다.

[1신 : 29일 오전 11시 54분]

이재오 귀국 "원했던 대로 조용히 들어와서 다행"

"원했던 대로 조용히 들어와서 다행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적 파트너이자 '개국공신'인 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28일 '조용히' 귀국했다. 이 전 의원은 귀국 뒤 측근인 진수희 한나라당 의원에게 전화로 도착 사실을 알리며 이같이 말했다.

이재오, 조용한 귀국... 전 수행비서만이 반겨

이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일본 하네다 공항을 출발해 밤 10시 30분쯤 KE2710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떨어지고 미국으로 떠난 지 10개월 만이다. 도착 뒤엔 곧장 경북 영양에 있는 부친의 선영으로 향했다.

측근 가운데는 전직 수행비서만이 공항에 나와 그를 반겼다. 귀국 전 국내에 전한 자신의 바람대로였다. 이 전 의원은 자신과 가까운 의원들이나 팬클럽에도 철저히 귀국 일정을 숨겼다. 공항에서 그의 모습을 잡은 언론도 없었다.

이 전 의원의 핵심측근인 진수희 의원은 29일 오전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어젯밤 11시쯤 이 전 의원이 '잘 들어왔다'고 전화를 해와 귀국하신 줄 알았다"며 "우리에게도 일정을 말하지 않아 공항에 나가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공항에 그 누구도 나오지 말아 달라"는 이 전 의원의 요청에 따라 그의 팬클럽인 '재오사랑'도 지난 27일 회원들에게 "귀국에 즈음한 공항 출입 금지령에 협조 바란다"는 문자메시지를 돌렸다.

이 전 의원은 이날 저녁 6시쯤 은평구의 자택으로 돌아와 언론을 통해 귀국인사를 할 예정이다.

귀국 후 역할에 주목... 입각설 나돌기도

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해 5월 2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은 흔드는 모습. 배웅나온 부인 추영례(오른쪽)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해 5월 2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은 흔드는 모습. 배웅나온 부인 추영례(오른쪽)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연합뉴스 이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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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는 귀국 후 그의 역할이다.

당분간은 지역구에 머물며 '정중동'의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인 오해를 피하고자 측근들의 공항 인사까지 물리친 데서 그의 의중을 읽을 수 있다. 오는 30일로 예정된 한나라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도 불참할 전망이다.

진 의원은 "오랜만에 들어오셨으니 가족들과도 시간을 보내고 지역 어른들에게도 인사를 드려야 하지 않겠느냐"며 "당 연석회의 행사에도 못 가실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가 갖는 정치적인 위상이 그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을 것 같다. 당내 주류 사이에서는 그의 귀국을 기점으로 재결집해 단합을 도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치적인 구심이 흐릿한 까닭이다.

입각설도 무성하다. 한 때 귀국 후 그의 역할을 두고 통일부 장관이나 특임장관설이 나돌기도 했다. 친이직계인 한 의원은 "(이 전 의원의 위상으로 볼 때) 분야를 막론해 장관을 맡을 수 있는 인물"이라며 "부처에서도 실세 정치인이 와주길 바라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진행 중인 재판 결과에 따라서는, 오는 10월 재·보선에 출마할 가능성도 높다.

정치권은 들썩일듯... 박근혜계도 그의 행보 '주시'

해묵은 앙숙 관계인 박근혜계와 오해를 털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지난해 '공천 파동' 때 박근혜계는 이 전 의원을 '보복공천 3인방'으로 못박았다. 앞서 지난 대선 전 박 전 대표가 그를 향해 "오만의 극치"라고 쏘아붙인 일은 정치권에서 유명하다.

오는 '친이 대 친박'간 대결구도로 비화된 당협위원장 교체 문제에 대해 그가 어떤 태도를 취할지 주목되는 건 그래서다. 현 당협위원장의 임기는 오는 4월 말로 끝난다.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임기 연장'을 주장하고 있으나, 같은 지역구의 '복당 친박' 의원들은 '현역 우선론'으로 맞서고 있다. 이런 탓에 박근혜계는 이 전 의원의 귀국 전부터 그의 언행을 주시하고 있는 터다.

이런 탓에 측근 의원들은 "원하든 원치 않든 (박근혜계와) 정쟁에 휘말릴 수 있다"고 우려하며 이 전 의원의 신중한 행보를 당부하기도 한다. 박 전 대표와 갈등을 빚기만 하면 대개 그가 정치적으로 손해를 보기 십상이었던 전례 때문이다.

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의 팬클럽에 걸린 귀국 환영 메시지
 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의 팬클럽에 걸린 귀국 환영 메시지
ⓒ '재오사랑'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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