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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활동 하는 대학생사람연대 라는 단체에서 지난 2006년부터 인;연맺기학교 라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것은 발달장애청소년과 대학생이 사회, 문화적 프로그램을 함께 하는 활동이다.

 

활동을 하면 발달장애청소년의 집에 자주 방문하게 된다. 처음에 장애인의 아들, 딸을 두고 있으면 가정 사정이 매우 어려울 것이 라는 편견이 있었다. 하지만 직접 장애청소년의 집을 방문해 보면 가난한 가정도 있는 반면에 경제적 사정이 어렵지 않은 가정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경제적 사정이 어렵지 않는 장애청소년 가정은 근처에 있는 사회, 문화적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굳이 비전문적인 대학생들이 활동하는 단체에 찾아 올 필요가 없지 않을 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장애청소년의 부모님들에게 물어보았다. 그 때 마다 듣는 대답은 학교에 가려고 해도 입학을 거부당하는 사례가 빈번 하고, 사회, 문화적 프로그램은 돈을 낸다고 해도 등록을 못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단지 장애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대한민국 사회를 살아가는 국민이라면 당연히 받아야 하는 교육에서의 차별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하지만 국가인권위 축소

 

장애인의 차별이 이렇게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장애인들은 차별에 있어 구제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지난 4월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이하 장차법)이라는 법이 제정 되었다. 이제 내가 자주 보았던 발달장애청소년 뿐만 아니라 장애인들의 차별이 사회적으로 구제 가능 한 세상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2009년 초 이명박 정부는 장차법을 담당하고 있는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 인원을 감축 시키고 지역 사무소를 폐쇄 하겠다는 발표를 하였다. 장애인들의 차별 신고 사례는 증가하고, 접수 된 사건들도 아직 인권위에서 해결하지 못한 사건이 많은데 말이다.

 

"강연을 하러 부산에 내려와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3월 27일 부산대 사회대학교에서 사람연대, 부산대사회대학생회, 특수교육학과 학생회 주최로 열린네트워크 변경택 대표의 "장애인차별금지법" 강연회가 열렸다.

 

먼저 변 대표는 "과연 오늘 강연을 해야 하는가? 내가 이 강연을 위해서 부산에 내려가야 하는가? 한 사람만이라도 내 강연을 듣고 이것을 알릴 수 있고 이 상황을 이해하고 정말 이 상황 자체를 확실히 받아들일 수 있다면 저는 그 또한 운동의 한 축이라고 생각하면서 내려왔습니다."

 

변 대표는 정부에서 이달 말에 국가인권위원회 축소를 강행하려는 결정에 반대하여 서울 행정안부에서 노숙투쟁 중 이었다. 정부에서 강행하는 움직임을 막기 위해 서울에 있어야 하나 아니면 학생들에게 이 상황을 알려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던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효율의 가치관에서 장애인은 가치 없는 인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 달 31일 국무회의를 통해서 정부는 인권위 축소를 강행하려고 합니다. 작년부터 우리는 끊임없이 정부의 결정에 반대하는 행동을 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50% 감축에서 30% 감축으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21% 감축 안을 내놓았습니다. 이것은 국민의 기본권인 인권을 장사 노름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다고 생각합니다."

 

장차법의 제정의 행동은 부산에서 시작되었다

 

 

이어 변 대표는 장차법 제정의 역사를 언급하면서 법의 제정이 처음 시작된 곳은 부산이라고 했다.

 

"여러분들은 정말 자랑스럽고 정말 자랑해야 하고 뿌듯하게 느껴야 할 이유를 한 가지만 이야기하겠습니다. 장애인 차별 금지법 시작과 이 법은 이 땅에 뿌리박고 이 땅에 최초로 불씨를 태운 그 곳이 바로 부산입니다."

 

"부산에서 건설 된 열린네트워크는 7년 전 장차법 오로지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위해 2000년 여름에 결성된 민간 엔지오 단체입니다. 처음 장차법을 만든다고 했을 때 저는 반대했습니다. 지금까지 제정 된 수많은 장애인과 관련 된 법 중에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해주는 법은 없었습니다. 오로지 행정의 편의대로 제정되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 땅의 차별받고 소외받는 모든 장애인 당사자들의 염원을 담은 그런 장차법을 만들겠다는 희망 하나로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장차법은 제정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하지만 이 법은 값진 것이었다.

 

장차법이 2008년 4월에 제정 되었다. 변 대표는 장차법 제정이 장애인들의 요구를 100분의 1도 들어가지 않는 법이라고 했다. 하지만 장차법에서 매우 값진 성과가 하나 있다고 했다.

 

"이 법의 가장 중요한 의의와 중요성은 바로 권리 부재 등에 관한 법이라는 점에 주목을 해야 합니다. 여태까지 장애인과 관련된 다섯 개의 법은 보면 전부 차별에 대한 선언적 조항밖에 없었습니다. 차별이 일어났을 때도 권리를 구제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장차법 통해 차별 받았을 때 법적으로 빠른 시일 내에 구제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다시 역사의 수례바퀴를 돌리려 한다.

 

"또 다시 돌아옵니다. 지금 정부가 무엇을 행하고 있습니까. 이명박 정부는 또 다시 인권의 역사적 수례바퀴를 되돌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인권은 장사치들이 파는 상품이 아닙니다. 인권은 우리의 마음에, 우리 양심에 우리의 사회적 양심과 너와 나의 눈빛과 가슴 속에 인권은 존재합니다."

 

마지막으로 변 대표는 "여러분, 장차법의 법 조항은 집에 가서 한 번만 읽어보면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읽으면 뭐합니까? 우리의 가슴 속에는 그 썩어빠진 그 찹찹한 물질만이 가득차 있습니다. 무엇을 위하여 우리는 살아가야 하겠습니까? 물질이 아니라 여러분들의 마음과 여러분들의 사랑과 여러분들과 호흡을 같이 하고 싶어 하는 사회적 약자, 한번만 돌아봐주십시오. 손잡고 같이 가자고 하십시오. 그것이 바로 여러분들에게 원하는 장차법의 가장 기본적인 요구라고 생각합니다. 오랜 시간, 감사합니다."

 

변경택 대표의 강연은 2시간으로 끝이 났다. 하지만 현재 이명박 정부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사실상 무력화 하고 효용이라는 말로 인권을 탄압하고 있다. 이 강연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이 상황을 알고 이것을 바꾸어 나가기 위한 행동으로 이어졌으면 한다. 그것이야 말로 행정안부에서 노숙투쟁을 잠시 중단하고 부산행을 결정했던 변경택 대표의 바람이 아닐까?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필자의 블로그와 다음 블로그 뉴스와 프로메테우스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장애인, #장애인차별금지법, #국가인권위원회,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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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부산본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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