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희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지난 해 총선 이후 1년의 침묵을 깨고 본격적인 정치행보를 시작했다.
강 최고위원은 29일 오후 한나라당 대전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는 그 동안 자신의 30년 정치활동을 에세이로 묶은 책 '열정의 시대' 출간에 따른 것.
하지만 총선 낙선 이후 공식적인 정치 행사에 좀처럼 얼굴을 드러내지 않던 강 최고위원이 기자간담회와 출판기념회를 여는 것은 공식적인 정치 재개 행보로 해석된다.
그는 이날 "총선 이후 처음 이런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며 "그 동안 '정치방학 시기에 책을 써보라'는 선배의 말을 듣고, 30년간 정치활동을 정리하는 '정치에세이'를 쓰면서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 동안은 대전 중구당협위원장이라는 당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공식적인 회의 자리나 당 행사에 가능한 한 참석을 하지 않았다"며 "오는 4월 1일 식목행사 등에도 참석하고, 주어진 직책과 임무에 충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식 정치 재개 선언으로 봐도 되느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그러자 강 전 최고위원은 "정치는 계속 하고 있었는데, 새삼 무슨 '재개'냐"며 의미 부여를 경계했다.
그러나 '내년 대전시장 선거에서 자유선진당 권선택 의원이 출마할 경우, 대전 중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문제는 그 때 가서 생각할 일"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그는 또 '정치방학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제 방학이 끝난 것이냐'는 질문에 "(총선 낙선으로)원외에 있는데 끝났다고 할 수 있겠느냐, 지금도 방학"이라고 말했다. 이는 보궐선거 또는 19대 총선 출마 의사가 있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최고위원을 지냈고, 박근혜계 핵심 인물이었던 그는 당 내 자신의 역할과 위치에 대해서도 불만이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한나라당의 충청권 홀대가 심각한데, 충청권 출신 중진인사로서 역할이 필요한 것 같다'는 질문에 "내가 무슨 자격으로, 또 어떤 위치에 있는데 뭐라 말할 수 있겠느냐"며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소통을 해야 하는데… 내가 무슨 자격으로 소통을 하겠느냐"며 "그렇지 않아도 먹히지 않는데, 두 번씩이나 떨어진 사람이 (지도부에) 가서 뭐라고 하겠느냐"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다만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 "역할이 주어지면 그 역할에 따라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해, 앞으로 적극적인 정치 행보에 나설 것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한편, 강 전 최고위원은 자신의 책 '열정의 시대'에서 "차떼기의 원조는 '국민회의'였다"고 폭로했다.
그는 자신의 책에서 'DJP연대의 탄생'을 회고하며 "국민회의 측 모 인사가 대낮에 자신의 집에 차를 대고, 여러 개의 더블 백에 현금 10억 원을 넣어 승용차 트렁크에 실어주는데, 차가 거의 주저앉을 정도로 무게가 나갔다"고 밝혔다.
그는 오는 4월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출판기념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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