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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경희대 홍보할거야, 그전에 스티커 붙여야 하니 서울여대로 와!"

 

지난 2월,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홍보단 'C4'팀 일원으로 선정된 후 첫 미션이다. 서울여대 학생 4명과 연세대 재학중인 내가 합친 우리팀의 첫 대학 홍보지가 바로 경희대다. 주로 우리팀은 서울 북동쪽에 위치한 학교 위주로 홍보하기로 했다. 서울여대 이후 경희대가 두번째다. 그렇지만 나에게는 첫 홍보인 셈이다.

 

서울여대에서 경희대로 이동하려면 202번 버스를 탄다. 그래서 홍보에 참여하는 모든 팀원은 서울여대에서 모여야 했다. 나를 포함해 서울여대 학생 2명이 홍보하기로 결정했다. 첫 홍보계획 장소가 서울여대라니. 서울여대는 두 번째로 간다. 예전에 서울여대 학생인 친구와 같이 학교를 통과해 안심했다. 그러나 이번에 상황이 달랐다. 혼자서 여대 건물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었다.

 

주위는 온통 여학생인데 남학생인 내가 들어가면 눈치가 보일까봐 걱정했다. 부담과 두려움이 거의 백배. 그러나 팀원은 계속해서 문자로 안심해가며 홍보에 매진하자고 격려했다.

 

"괜찮아 아직 학교 수업중이니까 사람들 많이 없어. 안심하고 와!"

 

수백개의 홍보물품들, 언제 나눠주지?

 

이렇게 해서 만남 예정지인 서울여대 제2과학관에 도착했다. 두려움 때문인지 예정보다 20분 지각. 팀원들에게 미안했다. 벌써부터 팀원들은 홍보물품인 스넥바에 여성영화제 스티커를 붙이고 기다리고 있었다. 

 

거의 백개 정도로 보였다. 언제 이 물품을 나눠줄 지 막막했다. 생각보다 양이 많았다. 원래 예정은 나와 동갑내기 서울여대 팀원이 경희대에서 홍보하기로 했다. 그러나 홍보양이 많아지자, 고맙게도 팀원 중 누나 한명이 우리를 위해 구원투수로 나섰다. 이제 경희대로 출발하기 직전이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공식 후원물품을 어떻게 전달할까 고민해야 한다. 홍보팀에서는 독특한 방향으로 홍보하라고 지시했는데 아직 독특한 홍보방식을 고려해보지 못한 우리팀.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하나? 그래도 물품에 대한 최종점검을 다시하며 모두 화이팅을 외쳤다.

 

시내버스 202번을 타고 20여분을 달렸다. 20분을 달린 후 도착한 경희대는 때마침 수업이 종료된 시각. 홍보하기 좋은 시간대다. 그러나 문제는 단순한 홍보가 아닌 특별한 홍보방안을 결정못했다는 것. 하는수 없었다. 적극적인 홍보와 특이한 장소로 찾아가 나눠주는 것 밖에 없었다.

 

그렇게 해서 결정한 곳 중 첫번째로 청운관 여학생휴게실이다. 이름이 '여성영화제'인 만큼 여성들의 휴식공간에서 홍보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 여자 2명과 남자 한명이 홍보하기엔 무리다. 여학생휴게실은 여학생들만의 고유공간이기 때문. 여자 2명만 들어가서 홍보를 한 결과, 별 소득이 없었다. 많은 학생들이 있지 않았다.

 

그래도 심혈을 기울여서 소수 인원에게 홍보했다. '여학생휴게실'에서 '여성영화제'에 대한 연관성을 짓기 위해서다. 또 다른 아이디어, 밥을 먹고 있는 학생들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인원수는 많지 않았지만, 효율적인 홍보를 위해서 우리는 뛰고 또 뛰었다. 홍보팀으로부터 인증 사진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난 다른 팀원의 홍보 모습도 찍는데 열중했다. 물론 홍보물품을 나눠주면서. 

 

교직원, 대학생, 고등학생... 대학교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

 

대학교 홍보를 하면서 꼭 대학생만 홍보하라는 법이 없다. 매점에서 일하는 직원이나 건물관리아저씨 등도 홍보 전략이 될 수 있다. 이들은 앉아있는 시간이 많다. 그럴수록 일상이 지겨울 가능성이 있다. 이런분들에게 조금 힘이 되고자 물품홍보를 하는게 좋다고 생각했다. 딸기맛 스넥바 홍보물품을 맛보면서 동시에 여성영화제에 대한 관심을 부추기기 위해서다.

 

결과는 성공, 대다수 직원들은 우리의 홍보를 말리지 않았다. 과묵해보이는 수위아저씨도 우리의 마음을 알아주기에 성공했다. 이에 용기를 얻은 우리는, 경희대학교 내에 통학하는 고등학생과 외국인에게도 홍보물품을 나눠줬다. 이런 방식은 거의 단순한 홍보였다. 그러나 우리는 조금 더 의미있게 다양한 연령대를 위한 홍보를 생각했다.

 

하루 전 있었던 홍보에 대한 피로가 가시기 전에, <대학내일>에서 우리 홍보단 팀원과 인터뷰를 한다는 소식을 받았다.

 

"<대학내일>에서 우리 영화제 홍보를 위한 인터뷰 요청을 했는데 됐네! 31일 아침 10시에 보자!"

 

이 인터뷰는 우리팀의 책임자인 동갑내기 팀원이 계획했다. 대학생들이 잘 읽는 언론매체를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단순홍보보다는 인터뷰를 통해 인간미를 살리면서 여성영화제를 홍보하자는 것이다. 이 계기 덕분에 생애 첫 인터뷰이 역할에 하게 됐다. 그동안 난 취재기자 역할을 하면서 인터뷰를 할 때 기자 입장에서 상대방을 대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한 담당자와 일반인의 입장이 됐다. 인터뷰이가 되고 싶다는 소망도 이뤄졌다. <대학내일> 기자는 나와 같은 학생리포터였다. 아직 전문기자는 아니지만, 대학생의 대표 언론에서 취재 온다는 소식에 기뻤다. 그래서 평상시 입지 않는 흰식 정장까지 입고 인터뷰에 나섰다. 

 

 

31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 모 카페에서 행해진 인터뷰는 주로 우리 활동에 대해서 물어봤다. 질문리스트는 10개 정도 뽑았다는 신이화 <대학내일> 리포터, 그녀는 조금 순진하고 차분한 말투로 우리의 긴장을 없애기 위한 노력을 했다. 취재원과 기자의 만남이지만 서로 같은 대학생이기 때문이다. 신 리포터는 때론 겸손했다. 취재기자의 기본인 녹음기와 디지털 카메라를 준비한 그녀, 인터뷰를 몇 번 해온 나로서 이 리포터가 기본이 갖춰졌구나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자신의 기계가 늘 부끄러웠나 보다.

 

"저기 조재환씨 카메라 좋죠? 그걸로 한번 찍어볼까요? 제 것이 400만 화소 밖에 안되서..."

 

사실 DSLR 유저인 나, 그러나 가장 보급형인 400d를 쓰고 있다. 하지만 리포터의 눈에는 자신의 카메라가 부끄러웠나 보다. 이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기자가 겸손해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럴수록 상대방 간의 거리감이 좁아지고 좋은 아이템이 나왔다. 좋은 리포터를 만났다는 마음에 난 그녀의 취재를 돕기 위한 멘트를 많이 했다. 주로 여성영화제가 남성에게 부담이 안되는 행사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 또 여성영화제를 접한 계기등도 솔직하게 답변했다. 취재기자가 취재기자의 아이템에 대한 열정을 알기 때문에 갈음없이 성심성의껏 대답해줬다.

 

이제는 대형 포스터 도착... 쉴틈없어

 

이제 1시간여의 인터뷰는 끝났다. 다음주 월요일(6일) 발행될 <대학내일>이 너무나 기다려진다. 인터뷰가 끝난 것으로 우리의 활동이 끝나지 않았다. 이제 대형 포스터가 도착해 각 학교 게시판마다 부착해야 한다. 심지어 또다른 학교에서 새로운 홍보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거의 쉴틈이 없다.

 

취재를 하면서 홍보를 하는일, 심지어 여성영화제 일지 취재도 막힘없이 해야 하는 우리...다음에는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취재기자로서 그리고 홍보단 일원으로서 기대하는 것이 수백가지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네이버 블로그, SBSU포터, 캠퍼스라이프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서울국제여성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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