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이영 상임의장이 <오마이뉴스>에 게재된 황대권씨의 "24년 피해자가 졸지에 가해자로... 조순덕 어머니를 굳이 구속해야 합니까"를 읽고 이 글을 보내와 게재합니다. [편집자말] |
요즘, 밤잠을 쉽게 이루지 못하는 날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거리에서 함께 섰던 친구이자 동지인 조순덕 어머니가 구속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조순덕 어머니는 15년 전 대학을 다니던 아들로 인해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회원이 되었습니다. 민가협 회원이 되어서는 양심수 석방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소외받는 소수자들의 권익을 위해서도 항상 따뜻한 마음으로 적극적인 활동을 해왔습니다.
민가협 어머니 중에서도 유난히 포근한 분이어서 재야시민단체 인사들과 활동가들 사이에 친근하기로 유명한 분입니다. 민가협 어머니들은 일 년에 한 번 선거를 통해 회장을 선출하는데 조순덕 어머니는 2002년부터 2005년까지 4년 동안이나 회장으로 선출될 정도로 어머니들의 지지를 크게 받는 분이기도 합니다. 그런 조순덕 어머니가 구속되어 구치소에 있으니 민가협 어머니들이 속상한 것은 표현하기조차 어렵습니다.
사건이 있던 날 조순덕 어머니는 시민사회 대표들과 함께 정세균 민주당 대표를 면담하러 국회를 방문했었습니다. 면담을 기다리고 있다가 일어난 소란에 순간적으로 휘말린 것이어서 대수롭지 않기 때문에 순순히 경찰소환에 응했고 성실하게 조사도 받았습니다. 우리 민가협 어머니들 또한 큰 걱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법원은 조순덕 어머니를 구속했습니다.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를 들어 구속한 공안당국의 행태에 분통이 터집니다.
지난 세월 민가협 어머니들의 활동은 부당한 공권력에 맨몸으로 맞서는 것이었습니다. 양심수가 1500여명이 넘던 암울했던 시절, 민가협 어머니들은 200명씩, 300명씩 모여서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안기부로 경찰서로 자식의 행방을 찾아 돌아다녔습니다. 민주주의를 외치다가 최루탄에 질식하고, 백골단의 방패에 찍히고, 군홧발에 밟혀 실신하고, 갈비뼈가 부러지고, 닭장차에 실려 차도 다니지 않는 곳에 버려지고, 입에 담지 못할 온갖 욕설과 폭력에 시달렸습니다.
무엇보다도 걱정은 조순덕 어머님의 건강입니다. 다리가 아파서 1년 반 정도 활동을 쉬고 치료에 전념해서 조금 나아지자 다시 민가협 활동을 시작하셨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어처구니없는 이번 일이 터진 것입니다. 민가협 어머니들은 조순덕 어머니의 빠른 석방을 촉구하며 3월 30일부터 재판이 열릴 남부지원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다정하고 밝은 성품으로 어머니들과 주위분들에게 늘 즐거움을 주던 조순덕 어머니가 빨리 석방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