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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의 조세피난처 블랙리스트 발표는 보도하는 영국 BBC 홈페이지
 OECD의 조세피난처 블랙리스트 발표는 보도하는 영국 BB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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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그동안 예고했던 대로 '조세피난처(tax haven) 블랙리스트'를 발표했다.

로이터, BBC 등 주요 외신들은 한국시간으로 3일 'OECD가 조세피난처 블랙리스트를 발표했으며, 영국 런던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20개국(G20) 금융정상회의에서 이들을 규제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OECD는 조세와 관련된 국제 기준을 잘 준수하고 있는 국가, 아직은 국제 기준을 준수하고 있지 않지만 앞으로 개선하겠다고 약속한 국가, 국제 기준을 준수하고 있지 않은 국가로 나누어 발표했다.

한국은 미국, 영국, 프랑스 등과 함께 국제 기준을 잘 준수하고 있는 나라로 분류된 반면에, 국제 기준을 준수하지 않는(non-cooperative) 블랙리스트에는 우루과이, 코스타리카,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총 4개국이 이름을 올려 불명예를 안았다.

또한 스위스, 오스트리아, 벨기에, 리히텐슈타인 등 38개국은 아직 국제 기준을 준수하고 있지 않지만 앞으로 이를 잘 준수하겠다고 약속한(agreed to improve) 국가들로서 '회색리스트'로 분류됐다.

이들은 은행 고객 정보의 철저한 비밀주의와 낮은 세금을 앞세워 외국 자본의 비밀 금고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다른 나라들이 이들에 대해 '탈세를 부추기고 있다'며 자국 고객들의 정보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미국은 이같은 이유를 들어 스위스 최대 은행 UBS를 상대로 막대한 벌금을 부과했고 OECD 역시 조만간 조세피난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강력한 규제에 나설 것이라며 압박해왔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은 "(조세피난처) 규제를 통해 국제 금융 시스템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은행의 비밀주의 시대는 끝났다"고 밝혔다.

블랙-회색리스트, 강한 불만...'우리가 왜?'

하지만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국가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우루과이의 타바레 바스케스 대통령은 즉각 성명을 통해 "우리는 조세피난처가 아니다"며 "우루과이는 수도원도 아니고 카지노도 아니다"고 항의했다.

말레이시아의 라지브 라자크 총리 역시 "우리는 OECD의 요구사항을 준수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명단에서 빠졌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불만을 터뜨린 것은 회색리스트 국가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룩셈부르크의 장-클로드 융커 총리는 "일부 국가들에 대한 대우는 이해할 수 없다(incomprehensible)"며 반발했고, 스위스 재무부의 한스-루돌프 메르츠 장관 역시 "이번 절차에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들 국가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표적인 조세피난처로 분류되어왔지만 최근 다른 나라들과 OECD의 압박을 받으면서 결국 은행 비밀주의 관련 법률을 폐지하거나 완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이번 명단은 OECD가 명확하고 구체적인 분류 기준을 함께 발표하지 않았고 당초 회색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였던 홍콩, 마카오가 중국의 강력한 반발로 빠지게 되면서 형평성에서도 지적을 받고 있다.


태그:#조세피난처, #OE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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