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유럽연합(EU) 사이의 자유무역협정(FTA) 최종 타결이 진통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이혜민 외교통상부 FTA 교섭대표는 6일 EU쪽에서 5월 중에 관세환급 문제에 대한 방침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연 한-EU FTA 통상장관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하고, EU와의 추후 협상시기와 타결 전망에 대해선 여전히 말을 아꼈다.
이 대표는 "아직 (EU쪽과) 추가협상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대신 다음번 통상장관회담이 개최되면 (관세환급 문제에 대해) 양측이 의견 절충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관세환급 문제, EU에서 5월 중 결론낼 것"
관세환급 허용 문제는 그동안 양쪽간 협상 과정에서 첨예한 의견 차이를 가져왔던 사안이다. 정부는 협상 초기부터 주장했던 대로, 관세환급을 허용해야 한다는 태도다. 반면 EU쪽은 FTA 협정으로 관세가 없어지는 마당에, 관세 환급까지 이뤄질 경우 이중 혜택이라는 태도다. 한마디로 관세환급은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관세환급은 한국 수출업자가 원자재나 부품 등을 다른 나라로부터 수입할 때 내는 관세에 대해서, 이를 가공해서 만든 제품을 수출할 때 다시 돌려받는 제도다. 한국처럼 가공수출이 많은 나라 처지에선 포기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 대표도 "우리로서는 관세환급 금지가 FTA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관세철폐 효과를 훼손시킬 수 있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EU 측에서 여러 가지 옵션을 제시했지만 모두 수용가능한 안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부에서 제기한 '5~7년간 관세환급제도 유지 후 철폐 방안 검토'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이 대표는 "한-EU FTA에서 우리가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상품 쪽이며, 특히 공산품 관세와 관련된 사항"이라며 "이 분야에 대한 관세환급은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분명한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한미FTA만큼 방대하고 포괄적인 협정... 고통이 따를 수밖에"
또 EU쪽이 관세환급 문제를 결정하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그는 "EU 측에서 볼 때는 (관세환급이) 전체적으로 원칙의 문제와 관련돼 있다"면서 "하지만 EU가 (한국과) FTA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과 관세환급(허용)을 비교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최종 협정 타결 시기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 대표는 지난달 8차 협상이 시작되기 전에는 "한미FTA보다 먼저 협정이 발효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안 국회 비준 동의 절차를 거쳐 빠르면 내년 초에 협정이 발효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 대표는 "한-EU FTA 내용도 한미FTA와 거의 유사한 수준으로 방대하며 포괄적인 협정"이라며 "27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EU와 협상의 마무리 작업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협상 완전 타결이 가까워질수록 양측 간의 이견과 대립이 격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포괄적인 협정을 마무리하는데, 일부 고통이 따르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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