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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가 지난 2006년 4월 '교수 감금 사태'로 출교 조치했다가 2년 동안 천막농성을 벌인 뒤 법원 판결로 복학해서 일부는 졸업까지 한 학생 7명(졸업생 3명)에게 최근 징계위원회를 열어 무기정학을 결정한 것에 대해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이하 민교협)가 6일 '고려대는 제발 교육기관의 본분을 지켜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비판했다.

 

복학해서 일부는 졸업까지 한 학생 7명(졸업생 3명)에게 무기정학을 결정한 것에 대해 김지윤 등 고려대 학생들은 지난 3일  '출교, 퇴학... 이제는 무기정학, 비상식적 부당징계 철회하라'는 기자회견을 고려대 교정에서 연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2006년 고려대에서 '출교'를 당했다가 지난 해 3월 복학해 졸업을 1년 앞두고 있는 김지윤씨는 "출교를 당한 6명 중 3명은 이미 졸업한 상태다. 상벌위원회는 2006년 4월부터 2008년 3월까지 출교와 퇴학 조치로 학교를 다니지 못한 2년을 무기정학으로 처리하기로 결정하겠다고 한다"며 "이미 3년이나 지난 일로 출교가 안 되면 퇴학, 그것도 안 되면 무기정학으로 바꿔서라도 끝까지 징계하겠다는 태도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이건 학생들에게 끝까지 낙인을 찍는 일"이라며 학교를 비판했다.

 

'민교협'은 성명서에서 "고려대의 행태는 기껏해야 '악질 스토커'를 연상시킬 뿐이다. 고려대가 과연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인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고려대는 잘못된 제제조치를 즉각 철회하고 교육기관의 본분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어 "고려대에서는 지난 몇 년 동안 계속 납득하기 어려운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다. 삼성재벌의 이건희 회장에게 명예철학박사학위를 수여한 것, 이에 대한 학생들의 정당한 저항에 대해 과도한 제재조치를 취한 것, 사실상 고교등급제를 실시해서 사회적으로 엄청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 등을 들며 "7명의 학생들에 대한 잘못된 제재조치는 이러한 여러 사건들 중에서도 최악에 속하는 것"이라며 "고려대는 하루빨리 올바른 교육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갱신조치를 취해야 할 것"을 요구하였다.

 

다음은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가 발표한 성명서, '고려대는 제발 교육기관의 본분을 지켜라' 전문이다.

 

                                '고려대는 제발 교육기관의 본분을 지켜라'

 

 고려대가 상식적으로는 물론이고 법적으로도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제재조치를 강행해서 일부 학생들을 괴롭히고 있다. 고려대는 이 학생들을 희생양으로 삼아서 모든 학생들의 입을 막으려는 것 같다. 그러나 고려대의 행태는 기껏해야 '악질 스토커'를 연상시킬 뿐이다.

 고려대의 행태는 그저 놀라울 뿐이다. 이 나라를 대표하는 사학에서 이렇듯 잘못된 제재조치를 강행할 수 있다니, 고려대가 과연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인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고려대는 잘못된 제제조치를 즉각 철회하고 교육기관의 본분을 지켜야 할 것이다.

 

 문제는 지금으로부터 만 3년 전인 2006년 4월에 시작되었다. 당시 고려대 재단은 학교의 운영과 관련해서 고려대의 본관을 점거하고 농성을 한 7명의 학생들에 대해 농성 과정에서 보직 교수들을 감금했다며 '출교' 조치를 결정했다. '출교' 조치는 재입학의 여지를 봉쇄하는 '사형' 선거와도 같은 것이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소송을 제기했고, 2007년 10월에 법원은 '출교' 조치를 무효로 판결했다. 이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 되었어야 옳았다. 그러나 고려대는 다시 '퇴학' 조치를 결정했고, 이에 대해 학생들은 다시 소송을 제기하여 2009년 1월에 법원은 '퇴학' 조치도 무효로 판결했다. 고려대의 잘못이 법원에서 명백히 입증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고려대는 다시 2009년 3월에 상벌위원회를 열어서 이번에는 '무기정학' 조치를 결정했다. 그 동안 7명의 학생들 중에서 3명은 졸업해서 대학원에 진학했거나 취업하려 하고 있는 상태이다.

 

 고려대는 잘못된 제재조치로 말미암아 크게 고생한 7명의 학생들에게 보상을 해야 옳을 것이다. 그러나 고려대는 보상은커녕 오히려 7명의 학생들에게 어떻게든 큰 '피해'를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의 행태는 도저히 교육기관의 정상적인 행태로 보기 어려운 것이다. 무려 3년 전의 사건에 대해 다시 상벌위원회를 열어 '무기정학' 조치를 내리겠다는 것도 너무나 이상한 일이고, 이미 졸업한 3명의 학생들에게 '무기정학' 조치를 내리겠다는 것도 참으로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7명의 학생들과 가족들은 고려대의 잘못된 제재조치로 말미암아 이미 커다란 고통을 당했다. 아니, 고려대의 잘못된 제재조치는 다른 많은 학생들과 가족들에게도 큰 고통을 안겨주는 것이었다. 고려대는 한시바삐 이성을 되찾고 교육기관의 본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고려대에서는 지난 몇 년 동안 계속 납득하기 어려운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다. 삼성재벌의 이건희 회장에게 명예철학박사학위를 수여한 것, 이에 대한 학생들의 정당한 저항에 대해 과도한 제재조치를 취한 것, 사실상 고교등급제를 실시해서 사회적으로 엄청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 등은 그 몇 가지 예이다. 7명의 학생들에 대한 잘못된 제재조치는 이러한 여러 사건들 중에서도 최악에 속하는 것이다. 고려대는 하루빨리 올바른 교육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갱신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7명의 학생들에 대해 잘못된 제재조치를 철회하는 것은 그 출발점이 될 것이다. 7명의 학생들에 대한 잘못된 제재조치를 강행하는 것은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이다. 고려대는 깊이 반성해야 한다. 

                                     

                                                 2009년 4월 6일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태그:#민교협, #고려대, #무기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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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운영위원장,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가짜뉴스체크센터 상임공동대표, 5.18영화제 집행위원장이며, NCCK언론위원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방송통신위원회 보편적시청권확대보장위원, 한신대 외래교수,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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