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를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이인규)가 9일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인 천신일 세중나모 여행사 회장을 출국금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SBS <8뉴스>는 이날 검찰 관계자의 말을 빌어 "천 회장의 범죄 혐의가 드러나진 않았지만 수사 필요성 때문에 (천 회장을)출국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현 고려대 교우회장인 천 회장은 이 대통령과 대학 동기 사이로 깊은 인연을 자랑한다. 지난 2007년 대선 때 한나라당 특별당비로 낸 30억 원도 천 회장이 빌려준 돈이다. 이와 함께 천 회장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도 같은 고향 출신으로 형님 동생하는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천 회장은 그동안 이 같은 위치로 인해 박 회장과 현 여권 핵심부의 '연결통로'라는 의심을 받아 왔다.
특히 천 회장은 국세청의 태광실업 세무조사가 실시되기 직전 이종찬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박 회장의 사돈 김정복 서울 중부국세청장 등과 '박연차 구명 대책회의'를 열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검찰의 계좌 추적 결과, 지난 2008년 7월 박 회장으로부터 10억 원을 받았다는 사실까지 드러났다.
그러나 검찰은 이 같은 의혹에도 상대적으로 천 회장에 대한 수사에 미적거려왔다. 이로 인해 민주당 등으로부터 '표적 수사'라는 맹렬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동안 "의혹이 있는 점은 우리도 보고 있다"(3월 30일), "이렇게 의혹이 제기됐는데 확인 안 하겠느냐, 수사 전문가에게 맡겨 달라"(4월 6일)고 말했던 검찰이 천 회장을 어떻게 수사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검찰은 박 회장에게서 2억 원과 함께 국세청의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추부길 전 청와대 비서관을 오는 10일 기소한다. 검찰은 추 전 비서관을 기소하면서 그가 이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과 다른 여권 실세 의원 등에 '박연차 구명'을 청탁했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내용을 밝힐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