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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동영 민주당 탈당, 무소속 출마 기자회견
ⓒ 김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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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0일 오후 3시 10분]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이 1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3층 기자회견장에서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정 고문은 이날 "오늘 잠시 민주당의 옷을 벗지만, 다시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10일 오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탈당 및 무소속 출마 선언을 하며 눈을 지그시 감고 있다.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10일 오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탈당 및 무소속 출마 선언을 하며 눈을 지그시 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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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고문은 당 지도부에 대한 아쉬움과 원망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백지장도 맞들면 가볍다고, 함께 가자고 손을 내밀었는데 설마 뿌리치기야 하겠느냐 했던 것이 솔직한 마음이었다"며 "설마가 현실이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지금 내민 손이 부끄럽고 민망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정 고문은 "원망하지 않기로 했다, 정치를 하면서 제가 지은 업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기자회견 내내 아쉬움을 감추지는 못했다. 기자회견문을 읽어내려가던 그는 중간중간 목이 메인 듯 말을 잇지 못했다. 한참 숨을 고르고, 물을 한잔 마시고 나서야 말을 이어나갔다.

정 고문은 "지난 날이 영화필름처럼 지나간다"며 새정치국민회의 입당과 정풍운동, 탄핵 정국 등 13년 정치인생의 굴곡을 일일이 거론했다. 그는 "시기마다 제각기 당의 이름은 달랐지만, 정치인생 13년 동안 제 삶은 온전히 민주당 당원으로서의 삶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저는 지금 옷을 벗고 나와 바람부는 벌판으로 들어서고 있다"며 "홀로 바람을 마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거듭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또 "비판과 아픈 지적은 달게 받겠다, 정동영의 종아리를 때려달라, 그 아픔을 참아내는 것도 저의 몫"이라고 말하며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무소속 출마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지지자들의 동반 탈당 가능성에는 우려를 나타냈다. 당선 뒤 복당하겠다는 의지도 강했다. 정 고문은 "당원과 지지자들은 민주당을 지켜달라"고 말했다. 또 '회자정리'(만남이 있으면 반드시 헤어짐이 있다)라는 말로 마지막을 정리하며 "반드시 돌아와 민주당을 살려내겠다"고 끝을 맺었다.

기자회견을 마친 정 고문은 짧은 질의응답을 마친 뒤 20여분 만에 지지자들의 환호와 박수 속에 당사를 떠났다. 당 지도부나 당원들과는 만나지도 않고 곧바로 전주로 출발했다.

정 고문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도 짧게 답해 최대한 말을 아꼈다. "왜 굳이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했느냐"는 질문에 정 고문은 "잠시라도 당사를 밟아보고 싶어서 왔다"고 답했다. 그는 이날 민주당에 탈당계를 제출했고, 무소속 후보 등록에 필요한 '탈당확인서'를 수령했다.

"잠시라도 당사를 밟아보고 싶었다"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10일 오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탈당 및 무소속 출마 선언을 한 뒤 떠나고 있다.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10일 오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탈당 및 무소속 출마 선언을 한 뒤 떠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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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정 고문과의 일문일답.      

- 탈당 이후 전주 덕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완산갑 무소속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은.
"오늘은 괴로운 심정으로 말씀드리고 있다. 그런 문제를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

- 지난 4일 동안 어디서 무엇을 했나. 왜 굳이 서울에서 탈당을 선언했나.
"민주당은 제 정치인생을 시작한 곳이다. 왜 고민이 없을 수 있겠나. 많이 번민하고 생각했다. 무엇이 진정 크게 민주당을 위할 수 있는 길인가를 생각하고 결정했다. 이 곳에 온 이유는 잠시라도 당사를 밟아보고 싶어서 왔다."

- 오늘 정세균 대표가 차기 총선 호남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정 고문에게 공천을 주게되면 다른 지역 당원들의 사기가 떨어진다고 정면 비판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오늘 이 시점에 왜 그런 발표를 했는지, 저로서는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

- 기자회견에서 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을 하지 않았다.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에 서운한 생각은 없나.
"민주당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렇다. 당에 상처가 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지금 이 시간은 제대로 된 야당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다. 그것이 중요하다."

- 출마 선언 이후 후회한 적은 없나.
"많이 고민했다."

-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돈을 받았다는 보도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불행한 일이다."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10일 오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탈당 및 무소속 출마 선언을 한 뒤 지지자들과 악수하며 당사를 떠나고 있다.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10일 오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탈당 및 무소속 출마 선언을 한 뒤 지지자들과 악수하며 당사를 떠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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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정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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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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