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는 11일 '4·11 민주항쟁 49주년 김주열 열사 추모 기념식'을 연다. 사진은 마산 부두에 있는 김주열 열사 시신 인양 표지석.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는 11일 '4·11 민주항쟁 49주년 김주열 열사 추모 기념식'을 연다. 사진은 마산 부두에 있는 김주열 열사 시신 인양 표지석. ⓒ 윤성효

"마산상고 합격자 김주열이/경찰에게 타살된 3월/타살되어/아무도 몰래 물에 던져진 뒤/그 주검/가라앉았다가/그 주검에 매단 돌 풀어져/떠오른 뒤/거기서 4월혁명은 시작되었다//하나의 죽음이/혁명의 꼭지에 솟아올랐다/뜨거운 날들이 이어졌다 목이 탔다//이제 마산은 전국 방방곡곡이었다"(고은의 시 "김주열" 일부).

마산 앞바다에서 김주열(1943~1960년) 열사의 시신이 떠오른 날은 1960년 4월 11일. 이날은 4월 혁명의 직접적인 도화선이 된 날이다. 전북 남원 출신인 김주열 열사는 마산상고(현 용마고)에 합격한 뒤 1960년 3월 3·15 부정선거 규탄시위에 참가했다가 실종되었는데, 이날 최루탄이 눈에 박힌 채 마산 앞바다에서 떠오른 것이다.

4월 11일을 '국민 기념일'로 제정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마산)(대표 백남해)는 '4·11일 민주항쟁 49주년 김주열 열사 추모 기념행사'를 열면서 이같이 제안하고 나섰다.

김영만 전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 대표는 '김주열 열사 추모 기념행사' 홍보물에 실린 "제안합니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전 대표는 김주열 열사와 같은 해 마산상고에 입학한 동기라는 인연을 갖고 있다. 현재 경남도기념일인 '3·15의거'를 국가기념일로 하자는 움직임이 있는 속에, 4·11을 '국민기념일'로 하자고 제안한 것이어서 더 관심을 끈다.

김 전 대표는 "살아서는 호남(남원)의 아들, 죽어서는 영남(마산)의 아들, 4월 혁명을 통해 국민의 아들로 부활한 김주열, 이제 그는 동서화합의 희망이며, 그 이름은 지역주의를 무장해제시키는 신비함을 가진 단어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김주열이 27일만에 오른쪽 눈에 최루탄이 박힌 참혹한 주검으로 떠오른 순간, 그는 4월 혁명의 찬란한 횃불로 부활한 것이었다"면서 "이로서 3·15의거 이후 독재권력으로부터 빨갱이와 폭도로 몰려 죽음과 공포의 도시가 된 마산은 민주성지가 되었고, 마산시민은 4월 혁명의 주인공이 되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 전 대표는 "동서갈등과 지역주의는 남북분단과 사회 양극화 문제와 함께 우리 사회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국가적 과제"라며 "그러나 국민화합 또는 통합이라는 말이 정치적 구호로 이용될 때 불신과 분열의 골은 더욱 깊어질 뿐이며 일회성 행사 역시 전혀 실효성이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향토예비군의날과 법의날 등 국가기념일이 있는데, 그에 비해 국민기념일이라는 말은 우리 사회에서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단어이기는 하지만, '국민가수' '국민여동생' '국민배우'처럼 국민들이 인정하고 불러주면 그렇게 통용되듯이 4·11의 역사와 의미를 국민들이 공감하고 국민기념일로 불러주고 기념하면 국민들 사이에서 공인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기념일은 관으로부터 행사에 지원을 받기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지만 그 대신 행사의 본래 취지와 정신은 외부의 힘에 의해 훼손당할 우려가 적다는 것을 큰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며 "국민기념일은 말 그대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날이 되어 나중에 정부가 이를 인지하고 공감하면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국가기념일이 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4월 11일은 역사가 이미 정해 준 '국민화합의 날'이다"며 "2010년 4월 11일 국민의 힘으로 '4·11 국민화합의 날'을 국민기념일로 선포할 것"을 제안했다.

11일 마산서 기념식-학술토론회 마련

4·11 민주항쟁 49주년을 맞아 김주열 열사 추모 행사가 다양하게 열린다. 11일 오전 10시30분 김주열 열사의 시신 인양 장소인 마산중앙부두에서는 기념식이 열린다.

이날 오후 1시30분 마산시청에서는 '김주열 학술토론회'가 열린다. 이날 토론회는 "김주열, 4월 혁명의 횃불에서 동서화합의 희망으로"라는 제목으로, 안승욱 경남대 교수의 사회로 열린다.

이만열 숙명여대 교수가 "4·19혁명의 역사적 의의"에 대해 기조발제하고, 홍충조 경남지역사포럼 대표(김주열의 죽음과 그 역사적 의의)와 남재우 창원대 교수(김주열, 독재타도에서 동서화합으로)가 발제하며 남두현(시민사회)·송순호(마산시의원)·복효근(남원 금지중 교사)씨가 토론한다.

"김주열과 함께 하는 꽃담축제"가 오는 18~19일 사이 용남고에 있는 김주열 열사 흉상 앞에서 열린다. 전야제 공연행사가 첫날 저녁 풍물단 길놀이, 추억의 주먹밥 잔치, 대북공연, 가요 등의 내용으로 열리고, '청소년 독립군가 경연대회'가 둘쨋날 용마고 운동장 특설무대에서 열린다. 또 '디카사진 촬영대회'도 열린다.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는 1999년 3월 창립했으며, 2년 전 남원~마산 구간에 걸쳐 횃불을 들고 이어달리는 '소통과 화합을 위한 김주열 대장정'을 열기도 했다.

백남해 회장은 "오해에 의해 또는 사사로운 감정 때문에 곡해된 사실을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모두 털어버리시길 바란다"면서 "김주열 열사는 남원의 아들로 태어나 마산의거의 상징이 되었으며, 대한민국의 민주열사가 되신 분"이라고 밝혔다.


#김주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