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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에 소재한 지역아동센터 아동들과 가족들이 안면도 국제 꽃박람회(꽃박)에 초대된다.

입장권을 포함해 꽃박 관람에 소요되는 식대와 차량임차비용 등은 충청남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충남공동모금회)가 전액 지원한다. 단 자격조건이 있다. 지역아동센터 아동들과 그 가족들은 '저소득 가정'임을 서류로 증명해야 하며 인원도 한정되어 있다.

충남공동모금회, 지역아동센터 꽃박 관람 지원
안면도 국제 꽃박람회 조감도 모습.
 안면도 국제 꽃박람회 조감도 모습.
ⓒ 윤평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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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4일부터 5월 20일까지 한달여간 충청남도 태안군 안면읍 승언리 꽃지수목원 일원에서는 '2009 안면도 국제 꽃박람회'가 열린다. 충남공동모금회는 지역아동센터 아동들과 가족 약 6300여명의 꽃박 관람을 지원하는 사업을 시행한다.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지역아동센터란 지역사회 아동의 보호와 교육, 건전한 놀이와 오락을 제공하며 보호자와 지역사회의 연계 등 아동의 건전육성을 위해 종합적인 아동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을 뜻한다. 작년 말 기준해 충남 16개 시.군에 1백45개소의 지역아동센터가 산재한다.

충남공동모금회의 지역아동센터 꽃박 관람 지원사업은 입장권 제공과 관람에 수반되는 각종 비용의 지원으로 이뤄진다. 입장권은 관공서나 기업 등에서 꽃박 입장권을 구입해 충남공동모금회에 기부한 물량이 사용된다.

충남공동모금회는 꽃박 입장권을 각 지역아동센터에 무료로 제공할 뿐만 아니라 중식비, 간식비, 보험료, 오가는 차량의 임대료 등 관람의 제반 경비까지 지원한다. 입장권 제공을 포함해 지역아동센터 꽃박 관람 지원사업의 예산으로 총 2억1000만원이 책정됐다.

충남공동모금회 관계자는 "당초에는 입장권 제공만 계획했다"며 "입장권만 제공시 경비 부담으로 가족여행이 어려울 것 같아 관람 경비까지 지원하기로 계획을 바꿨다"고 말했다.

꽃박 관람, 지역아동센터 저소득가정에 한정

지역아동센터는 꽃박 관람 지원사업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평소 가족여행 기회가 드문 지역아동센터 아동들과 가정에 추억을 선사할 것이라는 기대도 안고 있다. 불만의 목소리도 있다. 불만은 지원사업 신청 자격으로 요구하는 저소득가정 증명과 인원 제한 규정에서 불거진다.

지역아동센터 아동들과 가족들이 꽃박 관람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저소득층임을 몇가지 서류로 증명해야 한다. 수급자 가정은 수급자 증명서를, 2009년 최저생계비의 1백50% 이하 저소득 가정은 건강보험료 납입 증명서나 납입영수증을 제출해야 한다.

천안의 읍 지역에 소재한 한 지역아동센터 운영자는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아동 중에는 서류상 입증은 되지 않아도 실질적으로 저소득층인 아동들도 있다"며 "충남공동모금회의 선정기준에 따르면 이들 아동과 가족들은 꽃박 관람 지원에서 제외된다"고 말했다.

이 운영자는 "동일한 지역아동센터에서 누구는 가고, 누구는 못 가게 됐을 때 못 가는 아이들이 상처입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낙후된 주택가가 밀집한 천안의 도심권에 위치한 또 다른 지역아동센터의 실무자는 저소득가정 증빙 서류 제출의 고충을 전했다.

실무자는 "경제사정 탓에 저소득가정의 부모들은 늦게까지 일하는 경우가 많다"며 "부모들과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도 있고 저소득가정 증빙 서류 제출을 요구하면 부담을 느끼거나 번거로워 하신다"고 말했다.

김미경 충남공동모금회 팀장은 "지역아동센터 꽃박 관람 지원 사업은 저소득가정의 아동과 부모가 가족여행을 통해 가족단결과 아동의 체험 학습기회를 얻는 것이 취지"라며 "비저소득층 아동과 가정이 지원을 받으면 불필요한 논란이 야기될 수 있어 증빙서류 제출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지역아동센터당 꽃박 관람인원 45명으로 제한

지역아동센터 꽃박 관람 지원사업은 인원 규정을 놓고도 이견이 제기된다.

충남공동모금회는 지역아동센터당 꽃박 관람 인원을 아동과 가족 모두 포함해 45명으로 제한했다. 센터당 인원을 한정하지 않으면 신청자가 많을 경우 지역아동센터가 적은 지역이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형평성에서 불이익이 예상돼 센터별로 균등하게 인원을 제한했다는 설명. 충남공동모금회는 신청 인원이 45명을 밑돌면 다른 지역아동센터와 연합해 인원 규정을 충족하면 된다고 밝혔다.

문제는 인원이 초과했을 경우다. 신청자가 45명을 초과하면 인원제한 규정 탓에 지역아동센터는 자체적으로 인원을 줄이거나 초과 인원의 관람 경비를 지역아동센터가 떠 안아야 한다. 지역아동센터의 열악한 운영여건을 감안할 때 쉽지 않은 결정이다.

정경모 천안지역아동센터연합회장은 "평일은 가족을 동반해 박람회를 다녀오기가 쉽지 않고 주말은 전국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박람회장을 찾아 제대로 관람이 어려울 것 같다"며 "인원제한 규정까지 맞물려 꽃박 관람 지원 사업을 아예 포기하는 지역아동센터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공동모금회는 지난 8일 천안시청 중회의실에서 지역아동센터 꽃박 관람 지원 사업 설명회를 가졌다. 지원사업 교부신청은 13일까지 접수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천안지역 주간신무인 천안신문 522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지역아동센터, #안면도국제꽃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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